기자 이미지

강현창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강현창 기자 입니다.
  • 자본시장부
  • khc@ekn.kr

전체기사

장현국의 ‘수상한 투자’…액션스퀘어 주주들에 ‘폭탄’ 되나

위메이드 대표를 지낸 장현국 부회장의 액션스퀘어 투자에 대해 금융투자업계가 경고등을 켜고 있다. 액션스퀘어 일반 주주들에게 심각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부회장은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진행된 초고금리 전환사채(CB) 발행과 우회적 지분 확보 시도는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액션스퀘어는 지난 11일 200억원 규모의 CB 발행과 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는 장 부회장이 직접 참여하며, CB는 에스티45호신기술투자조합이 인수하게 된다. 발행되는 CB의 만기는 2030년 1월 8일이다. 이번 자금조달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CB의 비정상적인 고금리 구조다. CB의 표면금리는 0%지만 만기상환 시 원금의 146.9328%를 상환해야 한다. 이는 최근 1년간 코스닥 기업들의 평균 회사채 발행금리인 4~5% 수준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더구나 발행 3년 후부터는 3개월마다 조기상환을 요구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도 연복리 8%의 이자가 가산된다. 일반적인 CB 발행에서는 발행사가 일정 시점 이후 채권을 조기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하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이번 CB에는 이러한 조항이 없어 향후 시장금리가 하락하거나 회사의 신용도가 개선되어도 더 낮은 금리로 차환할 수 있는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됐다. 자금사용의 불투명성도 심각한 우려사항이다. CB 200억원 중 100억원은 타법인 증권 취득 목적이나 구체적 대상이 공시되지 않았다. 나머지 100억원은 '급여외 개발비'로만 명시되어 있어 실제 사용처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액션스퀘어의 자본조달은 향후 지배구조 변경 가능성이 큰 작업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일반 주주들의 주식가치가 크게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문제다. 장 부회장은 유상증자로 553만7099주(약 10%)를 취득하고, 현 최대주주인 링크드와는 541만590주(9.42%) 지분에 대한 매수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12개월 후부터 18개월 사이에 행사할 수 있어, 향후 경영권 변동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CB 전환 시 발행주식 총수의 38.21%에 달하는 대규모 희석이 예상되며, 전환가액도 1008원에서 706원까지 하향 조정될 수 있다. 특히 전환가액이 현재 주가 2000원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CB 투자자들은 언제든 큰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상황이다. CB를 인수하는 에스티45호신기술투자조합의 실체도 의문이다. 이 투자조합은 2024년에 설립된 신생 조합으로, 출자자 수는 20명에 불과하다. 최대출자자는 (주)제모피아로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업무집행조합원으로는 펙투스컴퍼니(주)가 참여하고 있다. 한편 장 부회장은 지난 3월 위메이드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9월에는 위메이드맥스 대표직까지 사임했다. 그의 갑작스러운 퇴임은 위믹스 유통량 조작 의혹과 관련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이뤄졌다. 검찰은 장 부회장이 지난 2022년 1월 위믹스 유통 중단을 허위로 발표하고 약 3000억원 규모의 위믹스를 은밀히 현금화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으며,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가 회사와 일반 주주의 이익보다는 특정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구조로 설계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통상 유망한 신사업 계획이 있는 기업의 경우 투자자들의 경쟁으로 인해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초고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수익성이 보장된 사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경영인이 초고금리 CB 발행과 우회적 지분 확보를 시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금융당국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탄핵’ 격랑 속 그나마 돌파구 찾은 한국 경제

헌정 사상 세 번째이자 계엄령 선포 11일 만에 이뤄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한국 정치사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 재적의원 300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통과된 이번 탄핵안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대한 국회의 강력한 견제로, 민주주의 수호와 헌정 질서 회복을 위한 의미 있는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탄핵안 가결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조선, 철강 등 국내 주력 수출 산업의 노조 파업 우려가 해소되면서 기업들이 안도하는 모습이다. 계엄 사태 이후 중단됐던 주요 경제 정책들의 재개 가능성도 높아져, 산업계는 이번 결정이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5일 재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번 탄핵 결정으로 계엄령 선포 이후 11일간 이어진 정치적 혼란이 수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산업계 입장에서는 그동안 계엄 정국으로 극대화됐던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 먼저, 내년 1월 예정된 미국과의 통상협상을 앞두고 정부의 협상력이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탄핵 가결 이후 정국이 안정을 찾으면 계엄 사태 이후 중단된 한미 고위급 경제안보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에 따른 통상 압력에 대한 대응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경우, 미국의 관세 부과 위협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어 반도체 산업 지원책과 배터리 산업 육성 정책 등 주요 산업 정책이 정상 추진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또 원화 가치 하락과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등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재계에서는 반도체특별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 가능성을 기대하는 중이다. 이 법안은 반도체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를 담고 있어, 글로벌 경쟁에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 자동차, 조선, 철강 등 국내 주력 수출 산업의 노조 파업 우려가 크게 해소된 점도 재계의 우려를 씻는 부분이다. 최근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는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조건으로 한 무기한 총파업에 나서는 중이었다. 이번 탄핵안 가결로 현대차, 기아, 한국GM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차질 우려가 크게 줄어들었다. 앞서 금속노조의 부분파업으로 현대차는 약 5000대, GM은 1000대 안팎의 생산 차질을 겪은 바 있다. 조선업계에서도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노조의 공동 파업 가능성이 낮아졌으며, 철강업계 역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의 파업 우려가 해소되었다. 한편 탄핵안 가결에 대해 불확실은 줄어들었지만 국정 공백 상황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까지 최장 180일이 소요될 수 있어 주요 산업 정책의 추진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단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주요국들이 산업 육성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국정 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국가 경쟁력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재계에서는 탄핵안 가결 이후 여야 간 이견이 없는 이른바 '무쟁점 법안'부터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10월 건의한 경제 분야 입법 과제 23개 중 여야 모두가 공통으로 법안을 발의했으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은 총 12개다. 그중 대표적인 법안이 반도체 특별법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반도체 관련 인센티브 규모는 세액공제를 포함해도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일본의 10분의 1, 미국의 5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각국이 반도체 산업 패권을 놓고 첨예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여야도 22대 국회 들어 나란히 반도체 특별법을 발의하며 반도체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데에 뜻을 모은 바 있다. 재계는 인공지능(AI) 기본법, 첨단전략산업 기금법안,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 등의 통과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법안은 AI 산업 육성, 첨단산업 투자지원 강화, 전력 수요 대응 등을 위한 것으로, 산업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인 요소들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연일 정치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경제와 민생에 중단은 없어야 한다"며 “여야 간 무쟁점 법안이라도 시급히 통과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마이크론엔 61억달러 지원… 탄핵 정국에 삼성·SK는 속탄다

미국 정부가 마이크론에 61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보조금 지원을 최종 확정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정치 불안으로 인한 대미 협상력 약화와 함께, 경쟁사의 대규모 보조금 확보로 인한 시장 경쟁력 약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상황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 기업들의 미국 보조금 수혜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1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마이크론에 61억6500만달러(약 8조8300억원)의 직접 보조금과 40억달러의 대출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에 따른 최대 규모의 지원이다. 마이크론은 이 자금을 활용해 뉴욕 주에 1400에이커(5.7㎢) 규모의 메가 캠퍼스를 구축하고 아이다호 주의 기존 시설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로 마이크론은 9000개 이상의 직접 일자리와 4만개 이상의 건설 및 공급업체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뉴욕 공장에서는 AI, 자동차, 산업용 장비에 필수적인 DRAM을 생산하며, 버지니아 공장은 현대화를 통해 국방산업과 자동차 산업용 장기 수명주기 칩 생산을 강화할 예정이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미국 정부와 각각 64억달러, 4억5000만달러 규모의 예비 양해각서를 체결했음에도 아직 최종 확정을 받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 170억달러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패키징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보조금 확보는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설비투자 보조금 30% 지원 시 생산 원가가 최대 10% 절감되며, 3나노 공정의 경우 웨이퍼 1장당 감가상각비가 5271달러에서 3690달러로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최근 반도체 공급 증가의 주요 요인이 기술발전(47%)보다 설비증설(53%)에 더 크게 의존하고 있어, 보조금을 통한 설비투자 확대가 시장 점유율 확대의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마이크론은 DRAM 시장 점유율도 21.5%로 상위 3사 중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애플 아이폰15 시리즈에 LPDDR5X 메모리를 공급하며 기술력을 입증했고, 엔비디아향 HBM 공급에서도 삼성전자를 제치는 데 성공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지원은 기대하기 힘들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계엄령 선포 이후 한국 정부는 심각한 정치적 혼란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통령 탄핵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국방부장관은 구속됐고, 핵심 참모진과 국무위원들도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여당 대표와 총리마저도 “대통령의 질서있는 조기 사임"을 언급할 정도로 정국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미국과의 반도체 보조금 협상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반도체 업계가 더 우려하는 것은 한국 정부의 직접 보조금 지원 체계 부재다. 미국(390억달러), 일본(18조원), EU(64조원), 중국(4조원)이 대규모 직접 보조금을 지원하는 반면, 한국은 세액공제와 대출 중심의 간접 지원에 머물러 있다. 특히 세액공제는 투자 후 사후 지원이라 적기 투자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현재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메모리 칩 수출의 70% 이상이 중국과 홍콩 향이며, 원자재의 75%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는 대만(10% 미만)이나 일본(30%)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높은 중국 의존도는 추가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한국의 10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 생산 점유율이 2032년까지 9%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대규모 보조금을 투입하는 중국은 같은 기간 전체 반도체 시장의 21%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며 “이어 정치적 안정을 통한 대외 협상력 회복이 시급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SK하이닉스, 내년 1월 성과급 지급 검토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설 전 성과급 지급을 추진한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11일 경기도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함께하는 더 소통행사'에서 “내년 1월 내 초과이익성과급(PS) 지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23조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는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8년 기록한 20조8438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최근 1개월 내 10개 증권사가 전망한 4분기 실적은 매출 19조801억원, 영업이익 7조8786억원이다.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은 PS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PS는 연간 실적과 연계해 연봉의 최대 50%(기본급 1000%)까지 지급하는 인센티브 제도로, 2021년부터 전년도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삼아 개인별 성과와 연계하여 지급했다. 이와 별도로 PS 지급 기준을 넘어서는 실적 달성 시에는 특별성과급이 지급되는데, 2021년의 경우 기본급의 300% 수준으로 지급된 바 있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성과급 규모도 최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곽 사장은 “4분기 실적 확정 후 특별보너스 지급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AI 업계 선도와 경쟁사 대비 우위 확보 등 정성적 성과를 고려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소통행사는 국내 전 사업장에 생중계됐으며, 송현종 코퍼레이트 센터 사장, 안현 개발총괄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HBM3E 8단을 엔비디아에 공급했으며, 지난달엔 세계 최초로 12단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 내년 상반기엔 16단 제품을, 하반기엔 HBM4 12단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2025년 산업 전망, AI·반도체 ‘맑음’·자동차·철강 ‘흐림’

글로벌 AI산업 성장과 트럼프 집권 가능성이 우리 산업계를 가르는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최근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와 함께 실시한 '2025년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도체·디스플레이·조선·바이오·기계는 '대체로 맑음', 자동차·이차전지·섬유패션·철강·석유화학·건설은 '흐림'으로 예보됐다고 밝혔다. 반도체산업은 데이터센터와 서버 등 AI산업 인프라 지속투자, AI기기 시장출시로 고부가가치 반도체의 견고한 상승 흐름이 기대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올해 수출은 당초 예상치를 상회하며 전년대비 41% 증가한 1390억달러 내외가 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소폭(-2.9%) 감소한 1350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종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략기획실장은 “내년 글로벌 반도체 설비투자는 주요국들의 반도체 지원책에 힘입어 올해대비 7.9% 증가한 1872억달러로 전망된다"며 “한국 또한 용인반도체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산업도 스마트폰 AI기능 적용 본격화와 프리미엄 OLED IT·TV 출하량 증가로 '대체로 맑음'이 예상된다. 특히 내년 출시될 아이폰17 전 모델에 LTPO(저전력 디스플레이) 패널이 적용될 예정으로, 이전 모델에서 공급경험이 있는 국내 기업의 수혜가 기대된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2025년 수출이 올해 대비 4% 가량 증가한 194억8000만달러로 예상된다"며 “다만 트럼프발 미·중 무역분쟁 심화에 따른 국내 패널기업 고객사의 중국 내 점유율 감소 우려는 큰 하방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조선업계는 트럼프의 화석연료 부흥책으로 에너지 운반선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또 건조·수리·선박수출 분야에서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 기대감을 호재요인으로 꼽았다. 2025년 선박류 수출액은 올해 대비 9.1% 증가한 267억6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하방요인으로 온실가스 배출 저감 대응 약화로 인한 친환경선박 교체 수요 감소 가능성과 美 관세정책에 따른 국제교역 감소 우려 등을 꼽았다. 바이오산업은 트럼프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기조, EU·미국의 교체 처방 장려 등으로 바이오시밀러 분야 국내기업의 글로벌 진출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외에도 미국·유럽·아시아 등 글로벌 소재 제약기업과의 지속적인 위탁생산(CMO) 수주 계약 체결, 남아프리카 중심으로 발발 중인 콜레라 등의 백신 수요 급증으로 수출 증가세가 예상된다. 자동차업종은 트럼프 당선에 따른 통상환경 악화와 중국 자동차산업 팽창을 위협요인으로 봤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는 내년 수출이 올해 대비 3.1% 감소한 270만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협회는 “한-필리핀 FTA 발효에 따른 5% 관세 철폐, 하이브리드카의 수출 증가세 등 호재요인에도 불구, 대미흑자 비중이 가장 높은 자동차·자동차부품의 추가관세 도입 가능성과 코로나 이후 대기수요 소진으로 인한 주요국의 재고량 증가, 보호무역 정책에 따른 현지화 비중 증가 등 불확실성 요인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철강산업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부과 및 수입쿼터 축소 가능성 우려와 자동차·건설 등 수요산업 부진, 중국의 공급과잉에 따른 원가 이하 수출공세 등으로 인해 '흐림'으로 전망됐다. 조규언 철강협회 계장은 “하방리스크가 큰 상황이지만, 철강기업들의 신시장 창출 등 수출확대 노력으로 내년 수출은 올해 대비 1.6%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차전지는 중국의 저가제품 유럽시장 공세가 우려됐다.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한 중국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중국 제외)은 2021년 18.2%에서 2024년 상반기 38%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김승태 한국배터리협회 정책지원실장은 “美 IRA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30D) 폐지 우려, 전기차 의무화 정책 후퇴 등 위기요인을 최소화하는 한편 미국의 탈중국 디커플링 기조 강화에 따른 반사이익, EU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강화로 인한 유럽 완성차 업체의 EV용 배터리 수요 확대 등 기회요인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업계와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한층 격화될 미중 무역갈등과 중국의 저가공세에 더해 국내 정치혼란에 따른 불확실성 지속이 업종 전반의 성장세 하락을 부추기지 않을까 업계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정부의 실리적 외교 노력은 물론, 첨단산업 인프라 구축 지원 등 시급한 경제법안들의 국회 처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AI 격전지’ CES 2025에 총출동하는 한국 기업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를 앞두고 한국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며 글로벌 기술 리더십 강화에 나선다. 내년 1월 7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서 한국 기업들은 역대 최대 규모의 혁신을 선보일 예정이다. 11일 가전·전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지 CES 2025 행사장에 부스를 마련하고 개막 하루 전인 1월 6일 오후 2시(현지시간)에 '모두를 위한 AI: 경험과 혁신의 확장(AI for All: Everyday, Everywhere)'을 주제로 프레스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인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대표 연사로 나서 삼성전자의 홈 AI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영상디스플레이 16개, 생활가전 4개, 모바일 5개, 반도체 3개, 하만 1개 등 총 29개의 혁신상을 받으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를 위해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중앙홀에 3000㎡ 규모의 대형 전시관을 마련하고, 스마트싱스(SmartThings)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AI 홈 솔루션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형 마이크로 LED TV와 8K Neo QLED TV, QD-OLED TV 등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라인업을 대거 공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공감지능과 함께하는 일상의 라이프스 굿'을 주제로 'LG 월드 프리미어'를 진행한다. 조주완 CEO가 대표 연사로 나서 AI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한 미래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무선 오디오 브랜드 'LG 엑스붐'의 새로운 제품을 공개하며, 세계적인 뮤지션 윌아이엠과 협업한 AI 기반 라디오 앱 'RAiDiO.FYI' 기능도 선보일 계획이다. LG전자도 행사장 LVCC 중앙홀에 2800㎡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하고, 투명 OLED 디스플레이와 마이크로 LED TV, 웹OS 플랫폼 기반의 스마트홈 솔루션을 전시한다. 특히 이번에는 AI 기반의 가전제품 라인업을 대거 선보이며, LG 씽큐(ThinQ) 플랫폼을 통한 통합 스마트홈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SK그룹은 AI를 전시 주제로 정하고,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참가한다. SK텔레콤은 AI 기반 모바일 금융사기 탐지·방지 기술 '스캠뱅가드'로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SK하이닉스는 HBM3E 등 AI 반도체 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SK그룹은 LVCC 웨스트홀에 통합 전시관을 마련하고, AI 반도체와 배터리, 통신 기술을 아우르는 종합 전시를 준비 중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4 개발 로드맵을 최초로 공개하며, SK온은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은 이미 CES 2025 혁신상 수상을 통해 입증됐다. 전 세계 수상기업 292개 중 한국 기업이 129개사를 차지하며 최다 수상국에 올랐다. 특히 디지털헬스, AI, 지속가능성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기업수 기준으로는 전체의 44.2%, 혁신상수 기준으로는 46.1%를 차지했다. 분야별로는 디지털헬스케어 47개사, 모빌리티·운송 31개사, 스마트홈 28개사, 지속가능솔루션 23개사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정부 지원도 함께다. 코트라는 403개 한국 기업을 위한 통합한국관을 운영하며, CES 혁신상 수상기업들을 위한 지원 사업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현장에서 붐업코리아, 인베스트코리아서밋 등 대표 연례 행사와 연계해 혁신상 기업을 위한 전시관과 상담관을 연중 조성할 예정이다. 코트라는 이번 CES에서 스타트업 피칭 데이를 개최하고, 글로벌 바이어 매칭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현지 벤처캐피털과의 네트워킹 세션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CES 2025는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8년 만에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생성형 AI와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며, 유키 구수미 파나소닉홀딩스 CEO는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스웨덴 볼보그룹의 마르틴 룬드스테트 CEO는 자율주행 기술의 미래를 제시할 예정이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CEO와 제니퍼 위츠 시리우스XM CEO도 무대에 오르며 테크 산업을 넘어선 융합의 장이 될 전망이다. 한편 자동차·중공업 분야의 한국 기업들은 이번 CES에 참가를 하지 않는 분위기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그룹 수석부회장, 두산그룹의 박정원 회장과 박지원 부회장은 불참할 예정이다. 대신 이들 기업은 각각 모빌리티와 건설기계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 전시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CES 2025는 AI 기술이 주도하는 새로운 디지털 혁신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며 “특히 한국 기업들의 AI 기술력과 혁신 역량이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받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LG전자 김병훈 CTO, 해동기술상 수상…R&D 총괄 공로 인정

글로벌 기술 혁신을 이끌어온 LG전자의 수장급 인사가 국내 전자·정보·통신 분야의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하게 됐다. 11일 LG전자는 김병훈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이 대한전자공학회가 수여하는 제34회 해동기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13일 열린다. 해동기술상은 해동과학문화재단 설립자인 고(故) 김정식 대덕전자 회장이 제정한 상으로, 전자공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인재들에게 수여된다. 김 부사장은 R&D 혁신을 통한 국가 기술 경쟁력 향상과 세계적 수준의 지식재산권 확보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지난 30여년간 ICT 기술 분야를 연구해온 김 부사장은 GCT세미컨덕터, 퀄컴 등에서 반도체 기술 개발 전문가로 일했다. 2008년 LG전자 합류 후에는 반도체 기술 개발과 통신, IoT 분야의 선행 기술 연구를 주도했으며, 2021년부터는 CTO로서 회사의 R&D를 총괄하고 있다. 현재 그는 5G/6G 통신, 인공지능(AI), 로봇, SoC, SW플랫폼, 모빌리티, 차세대 컴퓨팅 등 미래 기술의 연구개발과 표준화를 이끌고 있다. 김 부사장은 개인적으로도 3000여 건의 핵심 통신표준 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이런 공로로 지난 5월 제59회 발명의 날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으며, 2020년에는 국제전기공학회(IEEE)에서 0.1% 최상위 전문가에게만 주어지는 펠로우로 선정됐다. 한편 LG전자는 이런 특허 경쟁력을 바탕으로 생활가전과 TV 사업에서 혁신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자동차부품 사업에서 차량용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기술로 지난 11월 특허청이 주관한 '2024 특허기술상'에서 대상인 세종대왕상을 받기도 했다. 이 밖에도 차량용 통신모듈인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재계 운명 쥔 ‘상법 개정’ 칼날, 탄핵정국서 더 매서워질까

계엄령 선포와 탄핵 정국이 상법 개정을 둘러싼 정치·경제계 역학관계를 크게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4일로 예정됐던 상법 개정 토론회를 전면 취소하고 대통령 탄핵 추진에 당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일시적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법 개정 논의가 오히려 더 강력한 형태로 재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5일 재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이전까지 민주당은 상법과 자본시장법 동시 개정을 통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강력히 추진해왔다. 특히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 전체로 확대하고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핵심으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상태였다. 여기에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사외이사제도 개편 등 기업 지배구조 전반에 걸친 개혁안도 포함되어 있었다. 민주당이 추진해온 상법 개정안의 핵심은 대기업 총수일가의 전횡을 막고 소액주주의 권리를 강화하는 데 있다. 이사회가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도록 하는 충실의무 조항 신설이 가장 큰 쟁점이었다. 이는 그동안 총수일가의 이익을 우선시하던 관행에 제동을 걸 수 있는 핵심 조항으로 평가받아왔다. 재계는 이에 대해 강력히 반발해왔다. 대한상의와 한경련 등 주요 경제단체들은 해외 투기자본의 경영권 공격과 소송 남발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을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가 기업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저해하고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을 펼쳐왔다. 정부와 여당은 이러한 재계의 반발을 의식해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한 제한적 개선을 추진했다. 적용 대상을 2400여개 상장법인으로 한정하고 합병과 분할 등 4가지 행위에만 규제를 두는 방안이었다. 이는 100만개 이상 법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법 개정에 비해 매우 제한적인 접근이었다. 그러나 이번 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적 후폭풍으로 상법 개정의 동력은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이 차기 정권을 잡을 경우 그동안 재계가 우려해온 강도 높은 상법 개정이 최우선 과제로 추진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계엄 사태로 인한 현 정부와 여당의 리더십 약화는 상법 개정을 반대해 온 재계의 입지도 함께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는 특히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상법 개정이 당초 안보다 더 강력한 형태로 추진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계엄 사태로 인해 정부와 재계의 영향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시민단체와 소액주주들이 요구해온 수준의 개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일부에서는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를 넘어 기업집단 전반의 지배구조 개편까지 논의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민주당은 그동안 정부와 여당이 추진해온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대해 “재계 눈치보기의 결과물"이라며 비판해왔다. 적용 대상을 상장법인으로 한정하고 합병과 분할 등 4가지 행위에만 규제를 두는 방안으로는 주주 보호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현재 여야 모두 계엄 사태 수습과 탄핵 논의에 집중하면서 법 개정 논의는 중단된 상태다. 단기적으로는 재계가 시간을 벌었지만 이번 사태가 일단락되면 오히려 기업 지배구조 개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후 민주당이 차기 정권을 잡을 경우, 상법 개정은 재계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라는 분석이다. 이에 상법 개정을 반대해온 재계와 이들을 대변하는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적 변화가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기업지배구조 개혁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탄핵으로 정치적 아젠다가 옮겨가는 과정에서 1500만 개인투자자의 목소리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하룻밤 계엄’ 쇼크…韓 산업계 ‘멍든 신뢰도’

윤석열 대통령의 전격적인 계엄령 선포와 철회 사태로 한국 산업계가 돌발 위기에 직면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성, SK, LG 등 주요 기업들은 4일 아침부터 잇따라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SK그룹은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재로 주요 경영진 회의를 열어 향후 그룹 경영 활동에 미칠 영향을 논의했다. 삼성은 각 계열사별로 밤새 대책을 세우고 오전에 긴급 회의에 돌입했으며, 특히 해외 거래선 대상 설명 방안을 논의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HD현대는 오전 7시 30분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했으며, 권오갑 회장은 “국내외 상황이 긴박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각사 사장들은 비상경영상황에 준하는 인식을 가져야 하며, 특히 환율 등 재무리스크를 집중 점검해 줄 것"을 주문했다. 여의도에 사옥이 있는 LG는 이날 새벽 직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비상계엄 관련 여의도 상황이 좋지 않아 트윈(사옥) 동관, 서관 모두 재택근무를 권고한다"고 공지했다. LG는 이날 오전 계열사별로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해 금융 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해외 고객 문의에 대한 대응 등을 논의했다. 특히 반도체·배터리 업계의 타격이 우려된다. 반도체 업계는 달러 결제에 따른 일시적 수익 개선이 가능하지만, 웨이퍼 등 핵심 원자재 구매 비용 증가로 실질적 이익 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환율이 급등할 경우 북미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배터리 업계는 투자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 항공업계도 우려가 깊다. 한국에 대한 불안감 확산으로 인한 항공 수요 침체가 걱정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환율 불안정에 따라 재무 측면에 미칠 영향을 살펴보고 있으며, 인바운드 수요의 변동 상황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도 비상계엄령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경제가 불안하면 아파트를 사겠느냐"며 “영업이나 마케팅 활동에 영향이 없을지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중간재 수출이 많아 계엄령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기 둔화가 확대될 수 있고 반도체 칩, 중장비 등 공급망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글로벌 경기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단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지만 비상계엄이 선포 직후 해제됐고 이 과정에서 환율, 야간 선물시장 등 낙폭이 축소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융시장 충격 강도는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은 점차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더욱이 내년 1월 트럼프 정부 2기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정쟁 악화 등 정치권에서 내홍이 겉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경우 글로벌 사업 불확실성도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반도체·배터리·자동차 등 국가핵심산업에서의 민관 협동이 절실한 상황에서 정치외교 동력이 힘을 잃게 된 점이 우려된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안덕근 장관 주재로 1급 이상 간부들이 참석하는 긴급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경제산업 상황, 에너지 수급 등을 점검·논의했고,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산업, 무역, 에너지 등 상황을 세밀히 관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