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0일(토)
에너지경제 포토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박성준 기자기자 기사모음




'코로나 봉쇄·바이든 당선' 가능성에…"증시 불확실성 내년까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10.29 14:48

▲(사진=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본격화되면서 각국이 봉쇄조치 강화에 나서자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경기회복을 위한 미 의회의 추가 부양책 타결이 장기간동안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이 재봉쇄 조치를 부르자 회복기에 접어든 세계 경제가 다시 침체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대선에 승리해도 추가부양책은 내년 이후에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현지시간) 글로벌 증시는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과 각국의 봉쇄 조치 강화에 대한 공포로 급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3.43% 급락하는 등 지난 6월 11일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각각 3.53%, 3.73% 하락했다.

다우지수와 S&P500 지수의 경우 이번 주 들어 5% 이상 하락했는데, 현 추세대로 이번주를 마무리하면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지난 3월 이후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시장 또한 증시와 마찬가지로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5%(2.18달러) 떨어진 37.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6월 이후 4개월 만에 최저가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12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4.73%(1.97달러) 폭락한 39.64달러를 기록하면서 배럴당 40달러선이 무너졌다.

불안감에 휩싸인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인 미 달러화에 쏠린 탓에 금값도 1.7%(32.70달러) 하락한 1879.20달러에 장을 마감해 온스당 1900달러선이 붕괴됐다.


◇ '부양책 없는 봉쇄'로 위축된 투자심리


이처럼 글로벌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환자 급증에 따른 재봉쇄 조치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했던 지난 3월에 시행됐던 글로벌 봉쇄조치가 세계 경제를 침체기로 이끈 핵심요인이기 때문이다.

미 존스홉킨스대 등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주 일평균 신규 감염자는 7만 1832명으로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고, 30개 이상의 주(州)에서 코로나19 입원자가 5% 이상으로 치솟았다.

유럽 코로나19 2차 유행 진앙으로 떠오르고 있는 프랑스에서는 지난 한 주 동안 확진자는 하루 평균 3만 8238명씩 늘어났다. 같은 기간 신규 입원자는 하루 평균 60% 이상 증가하자 병실도 부족해지는 상황이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인구 10만명당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는 벨기에에서는 지난 한 주 동안 일일 신규 확진자가 40% 가까이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일리노이주는 시카고의 식당 실내 식사를 금지했고 독일과 프랑스 등 핵심 국가들도 이날 전국적인 차원의 봉쇄 조치를 발표했다. 식당과 술집 등이 다시 문을 닫으며, 모임 규모도 제한될 예정이다. 두 국가의 봉쇄 조치는 약 한 달간 유지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앞으로 진정되지 못한다면 봉쇄를 강화하는 지역이나 국가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 경제매체 CNBC방송의 짐 크래머는 "시카고에서 보여진 것과 비슷한 봉쇄조치 요구가 앞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스톤엑스의 유세프 애바시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를 저소비 모드로 되돌릴 수 있는 엄격한 조치나 전반적 봉쇄조치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희망이 도전에 직면했다"며 "이런 엄격한 조치를 피한다는 게 강세장 이론의 핵심 요인이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기부양책 협상이 교착 상태에서 계속 벗어나지 못하는 점 또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크래머는 "미국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부양책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매수를 꺼려하고 있다"며 "부양책 없는 봉쇄조치가 현재 우리가 마주한 상황과 같은 결과를 불러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크래머는 "지금까지 추가 부양책이 안나온 점에 매우 안타깝다"며 "기업 실적은 제법 좋게 발표돼 시장은 이부분에 초점을 맞출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MS)의 3분기 실적은 클라우드 사업에 힘입어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이날 주가는 5% 가량 하락했다.


◇ 바이든 당선돼도 연내 부양책 타결 어려워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사진=AP/연합)


문제는 추가 부양책이 연말까지 나오지 않을 것이란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나오고 있는데 이부분이 오히려 부양책 협상 가능성을 더 꼬이게 만든다는 분석이다. CNBC는 "바이든이 승리할 가능성은 시장이 우선시하는 경기부양책 협상 과정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했을 때 레임덕 기간 동안 부양책 타결에 힘을 쓸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시장은 물론 경제마저 내년초까지 불편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클라이언트퍼스트 스트래터지의 밋첼 골드버그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할 경우 차기 행정부에 업적으로 남을 수 있는 경기부양책 타결에 힘을 쓰지 않을 수 있다"며 "차기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 시장은 약 5∼10% 조정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물론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했을 때 민주당은 대통령 취임식 이후 대규모 경기부양책 처리에 본격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코로나19 재확산 추세가 강해지고 있는 만큼 시장이 기다릴 수 없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CNBC는 "평소 같으면 2∼3개월은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지만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시간은 시장의 적으로 변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