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팩트 투자의 대표주자, 최태원 SK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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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하는 김동연 부총리-최태원 회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본사에서 혁신성장 현장소통 간담회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지자체별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서울 성수동 일대를 중심으로 ‘소셜 벤처 허브’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한 연장선상으로 1200억 원 규모의 임팩트 투자 펀드 조성도 약속했다.
좋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혁신적인 소셜 벤처가 제대로 대접받는 환경을 만들어 작은 기업에서도 지속적으로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게 하겠다는 의도다. 정부의 이 같은 정책에 민간 대기업인 SK그룹, 현대차그룹, LG전자·화학도 함께 뜻을 모으고 움직이고 있다.
특히 SK는 그간 임팩트 투자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여온 기업 사례로 꼽힌다. 최태원(58) SK 회장이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 포럼) ‘임팩트 투자’ 세션에 기업 대표로 참석해 "사회적기업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임팩트 투자’가 활성화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일반 대중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투자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을 정도로 이미 수년 전부터 관련 사업에 힘쓰고 있다.
SK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10여 년 전부터 사회적 기업을 통한 사회 문제 해법을 모색해 왔다. 2009년 행복나눔재단을 설립하고 많은 이들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데 앞장섰으며, 수감 중이던 지난 2014년에는 자신의 경영철학을 담은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이라는 책도 펴냈다. 당시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측정·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때 제시한 개념인 SPC(Social Progress Credit)는 지난 2015년부터 SK가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들을 대상으로 운영됐으며, 최근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시 등도 이 측정 방식을 도입·적용하기로 했다.
이달부터는 SK그룹이 사회적 기업 성장을 위해 만든 ‘민간펀드’도 첫발을 내딛는다. ‘사회적 기업 전문 사모투자신탁 1호’ 펀드는 ‘사회적기업육성법’에 따라 인증을 받은 사회적 기업이나 예비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고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투자자들에게 제공한다. 한국성장금융이 60억 원, SK행복나눔재단과 KEB하나은행이 각각 40억 원과 10억 원을 투자했다. IBK투자증권이 운용을 맡아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SK 수펙스 추구협의회가 투자 대상 기업의 사회적 가치 측정을 담당한다.
이미 ‘소셜 펀드’와 ‘소셜 캠퍼스’를 운영하며 사회적 기업가를 지원해온 LG전자와 LG화학은 ‘친환경’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앞장선다. 오는 2021년까지 40억 원을 투입해 LG소셜 캠퍼스를 운영하며 친환경 소셜 벤처가 성장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금융과 컨설팅, 사무공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정몽구재단을 통해 사회적 기업을 지원해온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2년부터 운영 중인 ‘H-온드림 사회적 기업 창업 오디션’을 계속 이어간다. 2022년까지 5년간 총 340억 원을 투자해 사회적기업 성장 단계별 지원, 일자리 창출형 사회적기업 육성, 재취업 일자리 창출 치원, 소상공인 창업 지원 등을 통해 신규 일자리 3000개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 소셜 벤처 지원하는 젊은 사업가
소셜 벤처와 임팩트 투자에 눈을 돌린 것은 대기업뿐만이 아니다. 1세대 벤처 사업가로 일컬어지는 인물들을 비롯해 국내 대기업 창업주의 3·4세들도 임팩트 투자에 일찍이 발을 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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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주인 이재웅 쏘카 대표. (사진=연합) |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설립한 이재웅(50) 창업자는 임팩트 투자계의 ‘큰손’이다. 2007년 다음을 떠난 그는 2008년 소셜 벤처 전문 투자 기관인 ‘소풍(sopoong)’을 설립했고 이듬해엔 또 다른 벤처투자사 ‘에스오큐알아이(SOQRI)’를 설립했다. 소풍과 에스오큐알아이의 투자를 받은 차량 공유 업체 ‘쏘카’는 크게 성공을 거뒀고, 지난 4월 이재웅 창업주는 쏘카의 대표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2014년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해진 네이버 대표 등 벤처 1세대들과 함께 기금을 모아 벤처 자선기업 C프로그램을 만들었다. 2017년 8월 서울 혜화동의 샘터 사옥을 C프로그램이 매입해 ‘공공그라운드’로 탈바꿈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2015년엔 서울 성수동에 소셜벤처 코워킹 스페이스 ‘카우앤독’을 오픈했고, 이듬해엔 임팩트 투자회사 ‘옐로우독’도 설립했다. 이재웅 대표의 손에서 만들어진 소풍과 에스오큐알아이, 옐로우독, C프로그램은 모두 서울 성수동 카우앤독에 입주해 있다.
서울 성수동을 소셜벤처밸리로 바꾼 데 일조한 사람은 또 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아들인 정경선(32) 대표다. 그는 2012년 7월 ‘루트임팩트’라는 비영리단체를 설립하고 펀드를 조성해 공동주거공간 디웰과 공유오피스 헤이그라운드를 서울 성수동에 지었다. 그가 2014년 설립한 임팩트 투자사 에이치지이니셔티브(HGI)도 현재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해 있다.
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의 창업자인 김정주(50) NXC 대표는 지난 1월 사회공헌 활동을 전담할 조직인 ‘넥슨재단’을 설립했다. ‘넥슨 공짜 주식’ 사건과 관련해 무죄를 확정받은 김 대표는 지난달 29일 "저와 제 가족이 가진 재산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새로운 미래에 기여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겠다"며 "청년들의 벤처창업 투자 지원 등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들로 기부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범수(52) 카카오 의장도 지난 4월 재단법인 ‘카카오 임팩트’를 설립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전담 자회사 그라운드X와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 김 의장의 목표다. 그라운드X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소셜 임팩트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UN 글로벌 펄스 출신 빅데이터 전문가 이종건 박사를 디렉터로 영입했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풀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이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진 ‘임팩트 투자’는 정부의 바람대로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가치 확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또 이들의 움직임이 우리 사회에 어떤 ‘임팩트’를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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