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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북서부 르망에 위치한 푸조(Peugeot) 공장에서 한 기술자가 급속충전기 차데모(CHAdeMO)를 이용해 푸조의 전기차량을 충전하고 있다. (사진=AFP/연합) |
내연기관 시대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전기차가 지난 100년 이상 교통수단의 주류였던 내연기관차를 대체하는 티핑포인트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
"올해는 전기차 시장이 본격 개화하는 원년(元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사실 동어반복에 가까울 정도로 매년 쏟아진 말이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새해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 등 일부 업체의 ‘그들만의 리그’를 넘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운명을 좌우할 격전장으로 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차 업체는 경쟁적인 전기차 출시 로드맵을 발표하고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나서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친환경차 전문가인 세바스티앙 블랑코는 "올해도 전기차 업계에 막대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테슬라의 사업구상부터 전통 자동차기업들의 전기차 모델 확대 움직임까지 2018년에 주목해야 할 5가지 이슈를 짚었다.
(1) 누군가에겐 너무 먼 미래, 누군가에겐 일상
전기차 핵심부품인 리튬배터리의 가격은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지고 있고, 전기차 주행거리는 늘어나고 충전시간은 짧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으로 충분치 않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전기차 시장이 세계를 전복하기 위해선 몇 가지 요소들이 더 필요하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전기모터와 부품을 제조하는 비용은 더 낮아져야 하고, 코발트·리튬 등 전기차를 만드는 데 필요한 원자재는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한다. 많은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하더라도, 전기차 충전인프라는 더 많이 구축돼야 하며 충전 속도는 더 단축돼야 한다.
NYT 기사에 따르면 전기차 시대까지 가로막힌 장벽이 너무 높다는 게 주 내용이다. 그러나 이 글의 핵심은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구체적인 필수요소를 짚는 데 있지 않다.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전기차는 낯선 개념이라는 점이 글의 골자다.
블랑코 전문가는 "많은 언론이 장벽을 지적하는 것은 오히려 전기차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반증한다"고 지적하며, "실제로 전기차 확산을 위해 해결해야 할 많은 난제들이 있지만, 오늘날 수십만 대의 전기차가 도로 위를 주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충전소는 부족하고 주행거리는 휘발유차보다 짧지만 수많은 전기차 운전자들은 오늘도 주유소에 가는 대신 충전기에 차량을 연결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전기차 미래가 아직 다가오지 않았다고 말하면 아마 코웃음을 칠 것이다"고 강조했다.
(2) 전기차 스타트업들 ‘우후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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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SUV X5의 충전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BMW) |
지난 10년 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한 업체 단 하나를 꼽는다면 단연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Tesla Inc)일 것이다. 그러나 전통 자동차업계와 비교하면, 시장 내 소규모 스타트업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 Aptera와 Bright Automotive부터 장기간 동안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Arma Automotive와 Arcimoto까지, 전기차 업체는 테슬라만 있지 않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음지에서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며 전기차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새해에는 더 많은 전기차 스타트업들이 생겨나며 헤드라인을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할 업체는 전기차 분야의 새로운 플레이어로 떠오른 중국의 바이톤(Byton)이다. 바이톤은 BMW와 닛산 출신 전 임원들이 운영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바이톤은 오는 9일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 2018에서 첫 번째 작품을 선보인다.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까지 베일에 싸여있지만 공개된 티저 이미지에서 3개로 이루어진 작은 LED 헤드 라이트 부분과 프론트 그릴에 연결된 데이라이트 디자인은 인상적이다는 평이다. 업계는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크로스오버 차량(CUV)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테슬라와 애플 직원들을 고용한 바이톤은 미국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2019년 중국에서 자동차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미 카르텔을 쥐고 있는 OEM 기업들은 바이톤의 도전을 무시하는 듯 하지만, 올해 자동차 업계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것은 바이톤이 될 전망이다.
스타트업 외에 전통 자동차기업들이 아직 인지하지 못하는 위협요소가 한 가지 더 있다. 전기차 시장은 단지 제품을 얼마나 많이 생산하고, 잘 홍보하는 지에 제품 성공여부가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기차는 전통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리, 투자자들에게 잠재적 가치를 얼마나 잘 설득할 수 있는 지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테슬라가 모델 3를 배송하는 데 상당한 차질을 빚었음에도 주가가 사상최고치로 폭등한 이유다.
바이톤 외에 주목할 기업으로는 니콜라(Nikola)가 있다. 니콜라는 향후 수년 안에 전기-수소 세미 트럭을 출시할 예정으로, 테슬라의 전기트럭 세미(Semi)와 경쟁을 펼칠 것으로 관측됐다. 니콜라는 2018년 더 많은 차량에 대한 시험운행에 나서는 동시에, 수소 충전 네트워크 관련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다.
(3) 올해 테슬라의 사업 구상은? …머스크 한마디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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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2018년 전기차 산업을 움직일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다. 누구나 할 수 있는 하나마나 한 이야기가 아니냐는 지적에도, 전기차를 말할 때 테슬라를 빼놓을 수 없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기차 업계의 헤드라인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트위터 하나하나에 움직일 전망이다. 시장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프리몬트에 위치한 테슬라 공장이나 팔로알토의 본사의 구체적인 사업 진척상황을 살피기보단 머스크의 말 한마디에 좌우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해에도 "픽업 트럭(지난달 공개한 전기트럭 세미)을 위한 핵심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요소를 거의 5년 동안 가지고 있었다. 만들고 싶어 죽을 지경"이라거나 "우리(테슬라)는 생산지옥에 빠졌다"는 머스크의 트윗 하나에 전기차 관련 주 전체가 휘청거리기도 했다.
그렇다면 올해 테슬라의 주가는 어떻게 움직일까. 일단 월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는 테슬라와 머스크에게 가장 거대한 시련이 될 것"이라며 "대중모델 차량인 ‘모델3’를 어떻게 공급할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진짜 위기가 닥칠 수 있다" 경고했다.
지난 몇 달 동안 머스크 CEO는 새로운 전기 스포츠카, 전기 세미트럭 및 픽업트럭을 선보이며 장밋빛 미래를 약속했지만 정작 테슬라의 생사가 걸린 보급형 전기차 ‘모델3’는 제때 공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WSJ은 "머스크 CEO가 모델3을 원활히 공급하는 데 실패한다면 테슬라의 자금 조달 환경은 이전보다 덜 우호적으로 바뀔 것"이라며 "이는 충성스러웠던 테슬라 주주들은 잇따른 증자로 타격이 불가피해진다는 얘기"라고 우려했다.
지금까지는 테슬라 주주들이 테슬라의 생산 차질 문제를 눈감아줬다. 모델3의 생산이 지연되고 있음에도 지난해 테슬라의 주가는 47% 뛰었다. 덕분에 시가총액은 전통 자동차업체인 포드 및 제너럴모터스와 어깨를 견주게 됐다.
하지만 WSJ은 "화려한 주가는 문제투성이인 현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테슬라는 지난해 3분기 모델3을 고작 220대 생산하는 데 그쳤다. 이는 당초 전망치 1500대를 한참 밑도는 수치다.
그러나 블랑코 전문가는 WSJ의 분석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테슬라 주가는 실적보다 전기차에 대한 열정에 의해 움직인다"며 "앞으로 몇 년간은 테슬라가 수익창출에 대한 압박 없이 제품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초고속 자기부상열차인 ‘하이퍼루프’나 지하터널 ‘보링 컴퍼니’ 등 당장 돈이 안되는 사업에 집중해도 주주들이 눈 감아주는 이유다. 이는 BMW 등 전통자동차기업의 CEO들이 전기차에 집중하며 차량을 차질없이 생산해내면서도 투자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는 것과 대비된다.
(4) 결국 미래는 전기차
전기차가 인기를 얻자, 전기차의 미래를 두고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전기차가 미래를 크게 바꿀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라면, 테슬라가 실패할 것이라거나 전기차가 일시적인 유행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부분, 남과 다른 전망을 제시해 명성을 얻기 위한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탄소배출 제로’로 알려진 전기차 테슬라S가 생애주기로 따져보면 소형차인 미쓰비시 미라지보다 더 탄소배출이 많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생산에서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따지면 대형 전기차가 소형 가솔린·디젤차보다 오염물질을 더 내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전기차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휘발유차의 92.7%에 달한다며 전기차의 위상을 재고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휘발유, 경유, 엘피지(LPG), 수송용 전기 등 4개 에너지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전과정을 분석한 결과, ㎞당 전기차의 미세먼지(PM10) 배출량은 휘발유차의 92.7%, 온실가스 배출량은 휘발유차의 53%에 달했다. 충전용 전기의 생산·발전 과정 및 브레이크패드·타이어 마모 등 전체 과정을 보면 전기차도 상당한 오염물질을 내뿜는다는 지적이다.
블랑코 전문가는 반기를 들었다. 그는 "전기차가 마냥 친환경적인 것만도 아니고, 전력소비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난제는 많고, 전기차 판매량은 여전히 1%를 밑돈다. 그러나 저유가와 트럼프 정부의 반환경적인 정책도 전기차의 거센 흐름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 연방정부의 7500달러 전기차 세제혜택은 트럼프의 세제개혁안에서도 살아남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트럼프 정부도 전기차 시장의 잠재력은 부정할 수 없다는 반증인 셈이다.
(5) BMW부터 GM까지…점점 늘어나는 전기차 선택지
블룸버그 뉴스 에너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전기차가 오는 2040년까지 글로벌 신차 판매량의 54%를 차지하고, 글로벌 차량 종류의 33%를 점유할 전망이다.
리튬 배터리 가격이 떨어지고, 자동차업체들의 전기차 투자가 증가하면서 모든 주요 경량자동차(승용차와 5톤 이하 트럭)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갖춘 전기차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전기차가 보조금을 받지 않더라도 총소유비용에서 내연기관차보다 경쟁력을 갖추는 2025년부터 5년간 전기차 판매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BNEF는 분석했다.
독일과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 두 곳의 예만 간단히 들어보자. BMW는 지난 해 순수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포함한 전기화 차량 10만대 판매를 달성했다고 밝히며, 2020년까지 50만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하랄드 크루거 BMW 회장은 "1년 만에 전기차 10만대 판매를 달성한 건 시작에 불과하다. 향후 전기 이동성 분야에서 지속적인 성공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BMW는 2025년까지 25종의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전 세계에 공급할 예정이다.
GM의 메리 바라 CEO는 지난달 15일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발표한 전기차 사업 비전에서 2025년까지 25종의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전 세계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2023년까지 전기차 및 수소연료전지차 등 배기가스가 없는 무공해 차량을 최소 20가지를 내놓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바라 CEO는 2026년까지는 전기차를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100만대 판매하는 동시에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블랑코 전문가는 "이제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타야 할 지 말아야 할 지’가 아니라 ‘어떤 전기차를 선택할 지’를 두고 고민하는 시대가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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