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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천근영 기자] 탈원자력발전, 석탄화력발전 축소를 에너지 분야 핵심공약으로 전면에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 에너지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원전과 석탄화전 쪽은 바짝 긴장하고 있고, 가스와 신재생에너지 업계는 기대감에 들떠 있다.
특히 가스업계의 기대치는 더 높다. 문재인 대통령을 측근에서 보좌해온 장병완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은 가스가 주 연료인 민간발전과 집단에너지사업(열병합발전 포함)에 대해 낮은 가동률 등 문제점을 인지, 공적인 자리에서 여러 차례 보완 내지는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해 왔다. 따라서 어떤 형태로든 가스발전(가동률) 확대가 에너지와 전원정책에 흡수돼 전원으로서 활용도가 한층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조영탁 한밭대 교수는 "원전과 석탄화력 중심의 에너지믹스 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크고, 바꿔야 할 필요도 상당 부분 있다"며 "다만 공약과 현실 사이에는 항상 괴리가 있어 공약한 대로 가지는 않겠지만, 패러다임 변화는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에너지정책 키워드 가스-신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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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 에너지정책의 키는 가스와 신재생에너지가 쥘 것으로 보고 있다. 원전과 석탄화전은 줄어들고, 가스와 신재생에너지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문재인 후보 당시 캠프에서 에너지-환경 분야를 맡은 이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대선 전 한 토론회에 참석해 "온실가스 감축과 미세먼지 저감, 원전 축소를 3대 에너지 목표로 정하고, 신규 원전 및 석탄발전소를 전면 재검토함과 동시에 가스발전을 늘리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2030년 기준 20%)한다"며 "설계수명이 종료된 원전 폐쇄는 당연하고, 열병합발전 등 분산전원 보급 목표도 계획대로 지켜나가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그는 "공정률 10% 미만인 석탄화력 9기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기존 발전소 역시 영흥화력 5∼6호기 수준으로 배출기준을 강화하겠다"며 "발전차액지원제도 역시 재도입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다만 전면적 도입은 쉽지 않은 만큼 소규모부터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원자력·석탄 발전 원료에 대해 과세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원전 원료인 우라늄은 현재 비과세다. 세부 논의 과정에서 이 부분이 심도 있게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아직까지는 가스와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한 세부 정책은 없다.
◇ 원전, 신고리 5·6호기 계획대로…이후는 "글쎄"
작년 경주 지진 이후 탈원전을 강하게 주장해온 만큼 원전 비중 축소 정책은 투영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이미 착공해 1조원 이상을 투입한 신고리 5·6호기는 손을 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송종순 조선대 교수는 "내각 구성 등 내주 정비작업이 완료되려면 최소한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고, 이러다 보면 신고리 5호기의 시공은 절반 가까이 가게 돼 중단은 불가능할 것"이라면서도 "8차 전력수급계획부터 이미 계획돼 있지만 착공 전인 원전은 폐지되거나 지연될 개연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당장 폐지가 우려되는 원전은 신한울 3·4호기, 영덕의 천지원전이다. 신한울 3·4호기는 7차 전력수급계획에 반영돼 있는 사업으로 부지 확보는 물론 설계사업과 주 기자재 제작공정에 들어가 있고, 천지원전은 부지 매입 중이다. 따라서 원전 비중은 박근혜 정부 계획인 29% 보다 떨어져 20% 언저리가 될 공산이 크다.
강재열 원자력산업회의 상근부회장은 이에 대해 "계획된 원전까지는 건설토록 하고, 그 이후는 8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조정하는 게 합리적"이라며 "계획된 것부터 폐지하게 되면 산업계는 물론 국가 전원정책에도 큰 악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석탄화전, 미세먼지 주범 지목돼 퇴출 가능성
석탄화전은 원전과 함께 직격탄을 맞을 판이다.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 공정률 10% 미만인 발전소 건설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석탄화전 축소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크다. 관건은 어느 정도까지냐 이다. 발전 공기업 설비는 없고, 민간에서는 포스파워와 강릉에코파워, 고성그린파워, 당진에코파워 등이 대상이다.
또한 새 정부 출범 이전에 폐지가 결정된 서천 삼천포 호남 보령 영동화력 1·2호기 등 10기의 노후 발전소의 폐지 시점은 더욱 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발전 공기업 관계자는 "미세먼지 기여도가 불과 5% 정도인 데도, 어느 순간부터 석탄화전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찍혔다"며 "노후 발전소 폐지사업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신재생에너지, 소규모 사업 확대 등 기대감 상승
신기후체제 출범에 미세먼지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각광을 받고 있는 신재생에너지는 문재인 정부에서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대부분이다. 비중 확대는 당연하고, 산업 자체의 볼륨도 눈에 띄게 커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구체적인 계획 수립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확대 기저는 이 정부 내내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일단 새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차원에서 발전차액지원제도를 다시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설비용량을 100kW 이하 소형으로 제한하더라도 원전과 석탄화전보다 비싼 원가를 지원해 균형을 맞춰 자연스럽게 비중을 늘려나가도록 하는 정책을 펼 것으로 점쳐진다. 또한 발전공기업과 보유설비가 많은 민간발전회사에 부과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의무공급량(RPS)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에너지저장장치와 연료전지 그리고 전기차도 같은 맥락에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25년 4.3%로 계획된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거의 두 배 수준까지 커질 가능성도 있다. 홍권표 신재생에너지협회 상근부회장은 "신기후체제에 있어서 신재생에너지 확대는 너무도 당연한 방향이지만,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원전과 석탄화전 가스 등 원별 세금체제도 손을 봐야 하고, 비용에 대한 국민적 합의도 필요하기 때문에 폭 넓은 토론을 합리적 방안을 마련하는 게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 민전·집단에너지 가스연료발전 가동율 급등 가능성
문재인 정부에 기대감이 남다른 분야가 바로 가스다. 민간발전과 집단에너지 등 가스를 연료로 삼아 발전을 하고 있는 사업자들이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지금까지 사업을 지탱해온 것은 바로 가스발전에 대한 전향적 정책 변화 때문이다. 비싸지만, 기후나 환경조건에 크게 제약을 받는 신재생에너지보다 활용성이 큰 ‘브릿지 전원’이라는 장점을 내세워 정부와 국회 산업위를 설득해 왔다고 한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가스가 친환경 연료라는 점을 부각시켜 가동률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원전 연료인 우라늄에 세금을 매긴다든가 석탄화력 연료인 유연탄 세금을 높여 자연스럽게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을 펼 것으로 관측된다. 박원주 민전협회 사무국장은 "민전도 중요한 전원정책의 하나이기 때문에 국가와 국민에게 기여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을 만들고 운영해야 할 것"이라며 "단순히 원가만 보전해 주는 게 아니라 원전과 석탄화전과 비교해 친환경 연료라는 사실을 국민이 인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에너지정책을 구체적으로 내놓기까지는 얼마간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게다가 공약이라고 해서 모두 지킬 수도 없고, 지켜서는 안 되는 것도 있다. 국가와 국민에 손해가 되는 정책이라면 폐기하는 게 맞다. 확실한 것은, 내놓은 공약들을 있는 그대로 실행하려면 전기요금 상승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먼저 거쳐야 한다는 사실이다. 국민이 합의하지 않은 정책은 실패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정범진 경희대 교수는 "원전이나 석탄화전을 줄여간다는 방향에 수긍하지만 지금 공사 중인 발전소들을 대안 없이 무작정 폐지하면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에너지믹스 정책의 틀에서 수용 가능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 보다 폭 넓은 소통과 대화, 토론, 공청회 등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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