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올 뉴 ES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콘야마 마나부 렉서스코리아 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 등 임직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서현 기자
렉서스가 브랜드를 대표하는 세단 ES를 앞세워 전동화 전략을 확장한다. 렉서스코리아는 13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 빛의 시어터에서 미디어 컨퍼런스를 열고 8세대 완전변경 모델 '올 뉴 ES'를 국내 출시했다. ES 최초의 배터리 전기차(BEV)인 ES 350e·ES 500e와 6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ES 350h를 포함해 총 9개 그레이드로 구성됐다.
ES는 1989년 렉서스 브랜드 출범과 함께 탄생했다. 국내에서는 2001년 렉서스 진출 당시 처음 소개됐으며, 정숙성과 편안한 승차감을 앞세워 브랜드를 대표하는 세단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2012년 출시된 ES 300h는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의 가능성을 알린 모델로 평가받는다.
이날 콘야마 마나부 렉서스코리아 사장은 올 뉴 ES에 대해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ES의 가치를 계승하는 동시에, 이번에는 ES 최초의 배터리 전기차를 함께 선보인다"며 “렉서스에게 전기차는 완전히 새로운 도전이라기보다 지금까지 이어 온 전동화 여정의 다음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고객이 차를 소유하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렉서스가 최근 발표한 새 브랜드 메시지 '디스커버(Discover)'의 의미"라며 “렉서스는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를 추구하면서도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다양한 전동화 선택지를 제공하는 '멀티 패스웨이(MULTI PASSWAY)'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렉서스 'ES 500e'. 사진=박서현 기자
◇ '스트레스 프리'가 핵심…차체부터 서스펜션까지 재설계
렉서스는 신형 ES의 개발을 관통하는 핵심을 '스트레스 프리'라고 정의했다. 치아시 코헤이 렉서스 인터내셔널 수석 엔지니어는 ES의 본질에 대해 “승차감, 정숙성, 우아한 주행 감각 등 다양한 말로 표현할 수 있지만, 가장 큰 본질은 스트레스 프리, 즉 스트레스가 없는 것"이라며 “아무리 먼 거리를 주행하더라도 피로하지 않고, 공간에도, 시간에도, 그리고 차에 타는 사람의 마음에도 여유를 주는 것이 ES가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이유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렉서스는 신형 ES 개발 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수립했다. 당초 기존 ES를 기반으로 고객 요구를 반영한 진화형 모델을 개발했지만, 디자인이 완성되는 단계에서 방향을 재검토했다는 것이다. 치아시 코헤이 렉서스 인터내셔널 수석 엔지니어는 “'이것이 정말 고객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방향인가', 'ES가 오랫동안 ES다움을 유지하려면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고민 끝에 개발 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수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차량 패키징과 부품 설계를 원점에서 검토하고 플랫폼과 소프트웨어도 새롭게 적용했다. 8세대 ES의 콘셉트는 '익스피리언스 엘레강스 앤드 일렉트리파이드 세단(Experience Elegance and Electrified Sedan)'이다. ES 특유의 우아함을 계승하면서 전동화 시대에 맞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신형 ES에는 하이브리드와 배터리 전기차를 모두 수용하도록 재설계한 TNGA GA-K 플랫폼이 적용됐다. 전륜에는 맥퍼슨 스트럿, 후륜에는 ES 최초로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채택해 승차감과 조종 안정성도 함께 개선했다.
핫토리 타카유키 렉서스 인터내셔널 차량 퍼포먼스 리더 역시 ES의 주행 성능을 설명하며 편안한 승차감을 강조했다. 그는 “ES는 처음 출시됐을 때부터 곧게 뻗은 도로를 무엇보다 편안하게, 피로감 없이 달리는 것을 핵심 가치로 삼아 왔다"며 “앞서 엔지니어가 설명한 '스트레스 프리' 경험이 그 근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전자의 조작에 자연스럽고 정확하게 반응하는 주행 감각을 구현하는 데 주력했다"고 했다.
특히 ES 500e에는 운전자의 조작과 노면 상황에 따라 전륜과 후륜 네 바퀴의 구동력을 조절하는 다이렉트4(DIRECT4)시스템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코너 진입 때는 차체가 회전하기 쉽도록 돕고, 코너를 도는 동안에는 자세를 안정시키면서, 탈출할 때는 부드럽게 가속할 수 있도록 구동력을 연속적으로 제어한다.
서스펜션도 주행 성능과 승차감의 균형을 고려해 조율했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은 직진 안정성과 조향 감각을,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핸들링과 승차감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일부 전기차 모델에는 리니어 솔레노이드 방식의 전자제어 가변 서스펜션(AVS)을 적용해 주행 상황에 따라 감쇠력을 정밀하게 조절하도록 했다.
렉서스는 전동화 방식에 따라 고객의 선택지를 나누는 멀티 패스웨이 전략도 신형 ES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전기차 라인업은 주행 성격에 따라 ES 350e와 ES 500e로 구성된다. ES 350e는 전륜구동 모델로, 프리미엄 트림 기준 1회 충전 복합 주행거리 478㎞와 복합 전비 6.0㎞/kWh를 확보했다. ES 500e는 전륜과 후륜에 모터를 탑재한 사륜구동 모델로, 시스템 합산 출력은 347마력이다. 여기에 6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ES 350h를 함께 구성했다.
▲렉서스 'ES 350h AWD' 측면부. 사진=박서현 기자.
◇ 배터리 넣고도 낮고 우아하게…'클린 테크 엘레강스'
디자인 역시 전동화에 맞춰 출발점부터 다시 검토했다. 쿠마이 야히코 렉서스 인터내셔널 수석 디자이너는 이날 현장에서 직접 디자인 스케치를 그리며 올 뉴 ES의 개발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ES가 지닌 핵심 가치는 세단다움, 낮고 날렵한 실루엣, 그리고 세련된 우아함"이라며 “이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지키면서 하이브리드와 배터리 전기차를 모두 수용하는 멀티 패스웨이 플랫폼에 적합한 디자인을 고민해야 했다"고 말했다.
가장 큰 과제는 전기차 배터리를 탑재하면서도 넉넉한 실내 공간과 낮은 차체 비례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쿠마이 수석 디자이너는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실내 바닥이 높아지면 차체의 상부도 높아지며 기존 ES 특유의 날렵한 인상이 약해진다"면서 “차체가 높아졌다는 느낌을 주지 않으면서 가로 방향으로 길고 낮아 보이는 비례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차체 측면의 선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검은색 가니시를 활용했다쿠마이 수석 디자이너는 “중앙을 가로지르는 가니시는 단순히 디자인을 위한 장식 부품이 아니라, 차체가 시각적으로 더 얇고 낮아 보이도록 하는 장치"라며 “일반적으로 차체의 특정 지점부터 다른 지점까지를 높이로 인식한다는 점을 고려해 가니시를 배치했다"고 말했다.
전면에는 새로운 디자인 방향인 '스핀들 보디'를 적용했다. 기존 스핀들 그릴에 집중했던 형상을 차체 전체로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쿠마이 수석 디자이너는 “정면과 위쪽에서 모두 스핀들 형태를 표현해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스핀들을 연상할 수 있는 디자인을 시도했다"며 “지나가는 차를 보면서 '방금 지나간 차가 렉서스였구나'라고 느끼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종 디자인 콘셉트는 '클린 테크 엘레강스(Clean Tech Elegance)'다. 오랫동안 ES를 지탱해 온 우아함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는 한편, 기능적 가치와 감성적 가치를 더 높은 차원에서 결합해 단순하고 깔끔한 디자인을 완성했다"고 했다.
올 뉴 ES의 국내 판매 가격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사이에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올 뉴 ES 350e 프리미엄은 7160만원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인 ES 350h 프리미엄(7290만원)보다 130만원 저렴하다. 전기차는 ES 350e 럭셔리 8020만원, VIP 8390만원이며 ES 500e는 프리미엄 7700만원, 럭셔리 8490만원이다. 하이브리드는 ES 350h 럭셔리 7780만원, AWD 프리미엄 7590만원, AWD 럭셔리 8080만원으로 책정됐다.
콘야마 마나부 렉서스코리아 사장은 전기차 구매에 대한 고객의 불안과 하이브리드에 대한 신뢰를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 배터리 전기차가 많이 보급되고 있지만, 여전히 구매에 불안함을 느끼는 고객도 있는 것 같다"며 “렉서스는 오랫동안 하이브리드를 판매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의 신뢰를 쌓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와 6세대 하이브리드를 모두 개발한 만큼 고객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차를 고민하고 선택해 새로운 만남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격을 책정했다"며 “렉서스의 순수 전기차 역시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선택하는 보편적인 차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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