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들의 배타적사용권 획득이 늘어나고 있다.[이미지=퍼플렉시티]
생명보험사들이 보험업계 특허권으로 불리는 배타적사용권 획득을 가속화하고 있다. 건강보험을 필두로 하는 제3보험 영역 내 입지를 강화하고, 고객 기반 확대 등 보험업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7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이날까지 생보사들이 받은 배타적사용권은 15건으로, 손보사(9건) 보다 많았다. 기업수로 보면 생보업권에서는 8곳, 손보업권에서는 3곳이 획득했다.
생보사들의 배타적사용권은 연간 기준으로 2023년 7건, 2024년 10건, 지난해 14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손보사는 13·23·39건이었다. 연말까지 4개월 가량 남았으나, 생보사들이 IFRS17 도입 이후 줄곧 손해보험사에 밀렸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배타적사용권은 독창성과 유용성 등을 인정 받은 상품에 대해 다른 보험사들이 유사상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막는 제도로, 기존 12개월까지 인정 되던 기간이 지난해 18개월로 연장됐다.
그럼에도 손보사들의 신청·획득이 줄어든 것은 그간 다수의 상품군에서 성과를 냈던 것의 기저효과로 볼 수 있다. 반면 생보사들은 제3보험 시장점유율 확대를 목적으로 개발 역량을 끌어모으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 암 치료비 부담 완화 수요 증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늘어난 암 환자수가 금융소비자들의 의료비 리스크로 전이된 것도 상품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2023년 신규 발생한 암 환자수는 28만8613명으로 전년 대비 2.5% 많아졌다. 전국단위 통계를 작성한 1999년(10만1854명)과 비교하면 3배에 달한다.
2015년 4조8640억원 안팎이었던 암환자 진료비는 2024년 10조7880억원으로 불어났다. 암진단자의 생존율이 개선된 영향이다. 올해 승인된 생보사 배타적사용권이 암 치료비 보장 등을 중심으로 설계된 것도 이같은 사회변화와 관련이 있다.
흥국생명은 전립선암 방사선 치료 과정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생분해성 물질주입술을 연 1회 보장하는 특약을 선보였다. 직접적인 암 치료와 발생한 부작용을 보장하는 것을 넘어 부작용 예방으로 범위를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DB생명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건강코칭 서비스를 개발하고, '(무)AI 라이프케어 암보험'에 탑재했다. 건강관리 노력을 기울인 고객에게 보험료 할인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생보사들의 배타적사용권 획득이 많아졌다.
한화생명의 '선별급여 암주요치료보장S특약Ⅱ'는 '시그니처H암보험'·'시그니처 H통합보험'에 탑재되는 특약으로 암 진단을 받고 보험기간 중 직접적인 치료를 위해 선별급여 암 주요치료가 이뤄진 경우 연간 1회 한도로 보장하는 상품이다.
라이나생명의 '(무)암생존지원특약(미세잔존암WSG검사지원형)'은 암 진단시 최대 10년간 미세잔존암 WGS검사를 현물 급부로 지급한다. 전체 암 중 16%가 이차암이라는 점에 착안한 셈이다. WSG검사는 수술·항암치료·방사선치료 이후에도 남은 암 흔적을 찾는 것으로, 기존 방식 보다 정확도가 높은 대신 비용이 크다.
◇ 중장기적 수익성 개선 위한 포석
신규 담보는 제도 변화로 기존 건강보험 상품 판매에 제약이 걸린 상황을 극복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과도한 환급률 적용을 앞세워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막혔고, 금융당국의 손해율·사업비 가이드라인이 변경되고, 일명 '1200%룰'이 법인보험대리점(GA)으로 확대 적용되면서 공격적 시책 기반 영업도 어려워졌다.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용이한 건강보험 판매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상품을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필요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사망담보 위주인 종신보험의 매력을 높이기 위해 건강 보장 기능을 더한 상품(삼성 암치료플러스종신보험)을 출시했다.
AIA생명은 업계 최초로 최경도 치매(CDR 0.5) 단계로 보장 범위를 넓혔다. 치매 환자가 많아지면서 빠르게 발견하고 치료하려는 니즈를 상품에 녹여내면서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교보생명은 여성의 특정자궁질환 진단에 필요한 급여 초음파 검사 지원비를 보장하는 특약을 '교보더블업여성건강보험(무배당)'에 탑재했다. 난임 또는 중증질환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는 환경에 굴하지 않고, 새로운 위험에 대비하면서 고객과 상생하려는 노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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