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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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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못 했다면 무능, 했다면 회피”…이찬진 금감원장 발언에 업계·학계 “아마추어적 발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6.23 15:20

이찬진 'ETF·빚투·스페이스X' 전방위 비판

“정부가 허용한 상품 두고 이제 와 후회"

“시장 원리보다 여론 의식한 발언" 지적도

“'주식시장 활성화' 이재명 대통령에 직격"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관련 발언을 두고 금융투자업계와 학계에서 “아마추어적인 발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원장은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과 관련해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밝혔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원장의 발언 이후 업계 안팎에서는 감독당국 수장이 금융상품 자체를 부정적으로 규정한 데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금융위원회와 거래소 심사를 거쳐 도입된 상품인 만큼, 사후적으로 정책 결정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자금이 몰리고 회전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은 도입 당시부터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며 “이를 허용한 뒤 시장이 예상대로 움직이자 이제 와서 정책 실패라고 말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은 지난달 27일 상장 이후 개인투자자 자금이 빠르게 유입됐다. 이 가운데 14종은 두 종목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으로, 가격제한폭도 일반 종목(±30%)보다 넓은 ±60%가 적용된다. 이들 상품에는 반도체 업종 강세와 맞물리며 거래대금이 급증했고, 단기 매매 수요도 크게 늘었다. 실제로 상장 사흘 만에 누적 거래대금은 약 28조원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상품 구조상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보고 있다.


이 원장의 '증권사가 수수료 장사만 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서도 반론이 적지 않다.


업계는 레버리지 ETF가 일반 ETF보다 훨씬 높은 운용 난도를 가진 상품이라고 설명한다. 유동성공급자(LP)는 파생상품을 활용해 수익률을 추종해야 하고, 괴리율 관리와 헤지 운용도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단순히 거래량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증권사의 수익만 부각하는 것은 상품 구조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해석이라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ETF는 일반 패시브 ETF와 비교해 훨씬 복잡한 운용과 위험 관리가 요구된다"며 “높은 회전율만 보고 증권사의 과도한 수익 구조라고 평가하는 것은 시장 현실과 다소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영학부 교수는 “레버리지 ETF의 투기성과 시장 과열 위험을 지적하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감독당국 수장이 공개 석상에서 해당 상품을 사실상 도박판에 비유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는 그동안 국내 증시 활성화와 자금 유입 확대를 강조해 왔다"며 “그런 상황에서 감독당국 수장이 정책 방향과 배치되는 메시지를 내놓으면 시장 참여자들은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실상 금감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직격을 날린 것과 다름없는 발언들이라고 보여지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원장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자체를 후회한다고 언급한 대목에 대해 “예상하지 못했다면 정책 판단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고, 예상했는데도 허용했다면 다른 설명이 필요하다"며 “어느 쪽이든 시장에 긍정적인 메시지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스페이스X 공모주 배정 무산을 둘러싼 금감원 대응 역시 비판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이 원장은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공모주를 한 주도 배정받지 못한 상황을 두고 “이해가 안 간다"고 언급했다. 금감원은 현재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해당 사안의 핵심이 국내 증권사가 아니라 미국 주관사에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은 공모주 배정을 신청했지만 최종 물량을 받지 못한 입장"이라며 “왜 배정이 이뤄지지 않았는지 확인하려면 국내 증권사보다 배정을 결정한 해외 주관사의 판단 근거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투자자들의 불만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국내 증권사 검사만으로 실질적인 원인을 규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보여주기식 대응으로 비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업계와 학계가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은 시장 과열 우려 자체가 아니라 감독당국 수장의 문제 인식 방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제도 설계 과정과 정책 결정 과정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며 “이미 허용된 상품과 시장 참여자들을 향해 책임을 돌리는 모습으로 비치면 정책 신뢰만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발언은 시장에 대한 경고라기보다 감독당국 스스로 정책 판단에 대한 의문을 키운 측면이 더 크다"며 “그래서 업계에서는 '아마추어적인 발상'이라는 평가까지 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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