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중지 명령 속 '환경 훼손 vs 절차 준수' 정면충돌
임미애 “즉각 철회"…
문경시 “법적 기준 충족, 과도한 우려"
▲지난 4월 2일 이동욱 문경시장 권한대행이 주흘산 케이블카 조성사업 주민설명회를 가지고 있다.
문경=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문경시 주흘산 케이블카 사업이 멸종위기종 서식 논란과 안전관리 부실 의혹에 휩싸이며 중대한 기로에 섰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이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업 철회를 촉구하자, 문경시는 10일 설명자료를 내고 “법적 절차에 따라 문제없이 추진 중"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환경 당국의 공사 중지 명령이 내려진 상황에서, 이번 논란은 개발 찬반을 넘어 '환경과 안전이라는 최소 기준이 충족됐는가'로 수렴되고 있다.
핵심 쟁점은 멸종위기 야생동물 산양의 서식 여부다.
임 의원은 “상부승강장 일대 현지 조사에서 산양 서식 정황이 확인됐다"며 환경부 차원의 정밀 조사를 요구했다.
반면 문경시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서식지는 아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문경시 역시 먹이 급이 대와 무인 센서 카메라를 설치하고 모니터링 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밝혀 '출현 가능성' 자체는 인정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서식 여부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공사가 선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영향평가의 원칙은 사후 대응이 아니라 사전 예방에 있다. 확인 이전 단계에서의 공사 강행이 적정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안전 문제 역시 논란의 중심에 있다. 상부승강장 예정지는 산사태 위험 1등급 지역이자 급경사 구간이다. 이곳에 지주 설치용 자재가 비탈면에 적치돼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낙하·전도 위험 논란이 불거졌다.
문경시는 “로프 결속 등 임시 고정과 추가 조치를 완료해 불안정 상태는 아니다"고 반박했다.그러나 급경사 지형에서의 자재 관리 문제는 '위험 가능성' 자체만으로도 관리 대상이 된다.
산림 인접 지역이라는 점에서 2차 재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안전관리 체계와 재해영향평가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문경시는 안전 점검 수행기관을 지정하고 정기점검을 실시하는 등 법적 절차를 준수했다고 강조한다. 재해영향평가 역시 사업 구간 전체에 대해 실시하고 설계에 반영했다고 덧붙혔다.
하지만 논란의 핵심은 절차 이행 여부가 아니다. 급경사·산사태 위험 지역이라는 입지 조건을 고려할 때, 해당 평가와 관리 체계가 실제 위험을 충분히 반영했는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상부승강장 설계도 도마에 올랐다. 약 575㎡ 공간에 시간당 최대 1,500명 수송 능력을 전제로 한 설계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문경시는 “동시 체류 인원이 아닌 수송 능력"이라며 운영 과정에서 분산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재난 대응은 평상시가 아닌 최악의 상황을 기준으로 설계해야 한다.
화재·정전·대피 지연이 동시에 발생할 경우 현재 구조가 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은 아직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
논란은 행정 대응으로 확산되고 있다.환경청의 공사 중지 명령 이후 문경시가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것을 두고 “사실상 사업 강행 신호"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문경시는 “사전 계획된 일정으로 공사 강행과 무관하다"며 “현재는 최소한의 안전관리 외 공사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공사 중지 상태에서의 행정 행위는 단순 일정이 아닌 정책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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