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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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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증권은 뛰는데”...보험사 퇴직연금, ‘DB 의존’이 발목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4.09 16:36

보험사 퇴직연금 적립금 100조 돌파
DB형 비중 76% 여전히 압도
수익성 낮고 성장 한계 뚜렷

DC·IRP 중심 은행·증권과 격차 확대
하이브리드 TDF 등 상품 다변화 필요

퇴직연금

▲보험업계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100조원을 넘어섰다.[이미지=제미나이]

보험업계가 퇴직연금 시장에서 존재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고객 기반 및 수수료 수익 확대로 보험업황 부진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증권업계와 본격적인 2위 경쟁을 위해서는 확정급여(DB)형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9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생보사들의 퇴직연금 보험료는 25조3979억원으로 8조548억원 늘어났다. 기업별로는 삼성생명이 5조979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교보생명(5조4913억원)·한화생명(3조1189억원)·흥국생명(2조5269억원)·푸본현대생명(2조426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올 1월의 경우 2조9095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초회보험료는 9173억원으로,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지난해(6조8408억원)를 대폭 상회할 수 있다.




특히 교보생명의 초회보험료가 5862억원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타사에 제공한 확정기여(DC)·개인형 퇴직연금(IRP) 상품 판매가 교보생명의 통계로 잡혔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상품 종류를 막론하고 우수한 성과를 달성한 것도 올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교보생명의 지난해 IRP 원리금비보장 상품의 1년 수익률은 22.47%로 1위에 올랐다. DB형은 11.93%로 3위, DC형은 22.24%로 5위였다.


손보업계의 보험료는 총 29조7187억원으로 7조4236억원 증가했다. 삼성화재가 7조8343억원으로 1위를 수성했고, KB손해보험(6조47억원)과 DB손해보험(5조7907억원)의 경우 2조원 넘게 불어났다.



◇ 지난해 적립금 100조원 돌파

지난해말 기준 보험사 16곳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104조7415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7조2415억원 증가했다.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1% 수준으로, 은행(52.4%)과 증권(26.5%)에 이어 3위를 유지했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생명이 54조4252억원으로 금융권 전체 1위를 수성했고, 보험업권에서는 교보생명(14조6511억원)·삼성화재(7조6679억원)·한화생명(7조2101억원) 등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유형별로 보면 DB형 적립금이 80조3846억원으로 가장 컸다. DC형과 IRP형은 각각 18조1532억원·6조2037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DB형이 적립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81.4%에서 2023년 80.0%로 낮아진 데 이어 2024년(78.4%)로 80%대 벽이 깨졌고, 지난해 76.7%까지 하락했지만 아직 4분의 3 이상 쏠려 있다.


보험업권은 전통적으로 DB형에서 강세를 보인다. 단체보험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축적한 네트워크와 계리 인프라가 시너지를 낸 덕분이다. 예금 보다 높은 이율을 찾는 기업과 부채 듀레이션을 조절하려는 보험사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는 것도 해당 상품 선호도에 영향을 준다.



◇ 하이브리드 TDF 상품 필요성↑

문제는 DB형의 수익성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은행과 증권업의 성장폭이 보험업권을 상회했던 것도 DC·IRP형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것에 기인한다.


미래에셋생명이 업계 최초로 '보증형 실적배당보험'을 선보이고 삼성생명이 ETF 라인업을 토대로 DC·IRP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주마가편'을 위해서는 고객들의 니즈가 큰 상품을 개발하는 등 타업권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한화생명을 비롯한 기업들이 은퇴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위험자산 비중을 낮추는 타겟데이트펀드(TDF) 상품을 판매 중이지만, 투자와 보험 기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상품의 국내 도입이 가속화되면 금융소비자와 보험사의 동반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는 일정 기간 거치연금을 분할 구입하고, 나머지 적립금을 TDF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되는 상품이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0월말 12개 상품의 순자산이 블랙록의 상품 등을 중심으로 287억달러를 기록했다. 은퇴 후 일정 수준의 소득을 창출하려는 수요가 시장을 키우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TDF 시장 자체는 18조5000억원 규모로 커졌으나, 적립기 운용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다. 장덕진 연금솔루션랩 대표는 최근 보험연구원 세미나에서 자산의 일부를 종신연금으로 전환하면 소득대체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하이브리드 TDF 상품의 장점을 역설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증권에 비하면 퇴직연금 관련 영업 채널이 약한 것이 사실"이라며 “보험업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서는 새로운 형태의 상품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것 뿐 아니라 '칸막이' 규제의 부작용을 줄이는 방향의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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