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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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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지연되는 공공기관장 인선…“지방선거 공천 불발 대비용” 의혹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1.24 06:16

한전KPS, 가스기술공사 1년 넘게 공석
가스공사 사장 재공모로 2~3달 추가 소요
한수원·지역난방공사도 검증 장기화로 재공모 가능성
6월 지선 공천 못받은 인사 ‘자리 비워두기’ 관측 확산
“수장 공백 장기화로 경영 안정성과 정책 집행력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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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분야 산하기관 업무보고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 공공기관장 인선이 특별한 이유 없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그 배경을 둘러싼 정치권·업계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인사 공백이 1년 이상 이어지는 기관까지 나오자, 여권 내 6월 지방선거 공천 결과를 염두에 둔 '시간 끌기' 아니냐는 관측이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다.


22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전의 자회사로, 발전소 정비업무를 맡고 있는 한전KPS는 2024년 12월 주총을 통해 신임 사장 최종후보자가 선임됐으나, 마지막 절차인 대통령 임명이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아 1년 넘게 현 사장의 연임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최종후보자 철회를 위한 이사회가 개최됐으나 의결이 불발되기도 했다.


가스공사의 자회사로, LNG 설비의 유지보수를 맡고 있는 한국가스기술공사도 1년 이상 사장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현 최연혜 사장이 지난해 12월 초 임기가 만료돼 신임 사장 공모에 들어갔으나, 후보자들에 대한 노조의 강한 반대로 결국 재공모로 결정됐다. 이로 인해 최소 2달 이상은 최 사장의 연임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에너지 공기업 인선 지연 현황.

주요 에너지 공기업 인선 지연 현황.

신임 사장 공모에 들어간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 등도 인사검증이 장기화되면서 일각에선 재공모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에너지 업계에선 이 같은 신임 기관장 인선이 장기화 되고 있는 양상에 의아해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에너지 공기업 인선을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하겠다"며 기관장 공백기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관장 인선 지연은 부처 단계가 아닌 최종 임명권이 있는 청와대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요 공공기관장 임명은 기관의 이사회나 주주총회에서 최종후보자를 선정하면 이후 관할부처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절차를 거친다.




청와대가 인선을 미루는 가장 큰 이유로는 지방선거 공천이 거론된다. 한전,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등 주요 공공기관장 자리가 이미 정치인들의 독차지가 된 상황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정치인들을 위해 자리를 비워두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과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미 “6월 지방선거 공천에서 탈락한 여당 인사들의 향후 거취를 고려해 인선을 미루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한 상황이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인선이 늦어질수록 '정무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커진다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며 “현장에서는 사실상 공공연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여권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요즘 지방선거를 앞두고 많은 출마 예정자들이 선거 캠프를 꾸리고 있는데 구인난 등으로 캠프 운영이 쉽지 않아, 보험 삼아 공공기관장에 지원해 놓은 경우도 많다고 한다"며 “당내 경선이 끝날 때쯤 각자의 진로가 정해져 공공기관장 인사도 진행될 전망"이라고 귀뜸했다.


문제는 인사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공공기관의 경영 안정성과 정책 집행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 전환, 전력망 확충, 연료 수급 안정 등 굵직한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대행 체제'가 장기화되는 것은 책임 경영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에너지 전문가는 “에너지 공기업은 정책과 산업 현장을 동시에 책임지는 조직"이라며 “기관장을 사실상 '대기 상태'로 두는 인사 운영은 공기업을 정무적 완충지대로 전락시킬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제는 인선 지연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정치적 고려가 아니라면, 왜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지 정부가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선 이후를 기다리는 인사'라는 의심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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