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환경운동연합 회화나무홀에서 '경북산불 피해 확산 원인조사 중간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1050개 조사구를 분석한 중간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제공-안동환경운동연합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지난해 발생한 대형 경북산불의 피해 확산 원인이 침엽수 단순림 조성과 숲가꾸기(간벌) 등 인위적 산림관리 정책과 깊게 연관돼 있다는 분석 결과가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산불 피해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된 산림 관리가 오히려 화재 확산을 키운 '역설적 결과'라는 점에서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불교환경연대와 안동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연합, 생명다양성재단, 그리고 홍석환 부산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21일 서울 환경운동연합 회화나무홀에서 '경북산불 피해 확산 원인조사 중간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1050개 조사구를 분석한 중간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위성영상(Sentinel-2), 현장 정밀조사, 통계 분석을 결합한 국내 최대 규모의 산불 피해 영향요인 분석으로 평가된다.
▲간벌 숲, 산불 피해 강도 오히려 확대
연구 결과의 핵심은 '숲가꾸기(간벌)의 역설'이다.
불에 탈 수 있는 연료를 줄이기 위해 시행된 간벌이 실제로는 산불 피해를 줄이기는커녕, 피해 강도를 크게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벌이 시행된 숲은 미간벌 숲에 비해 교목 고사율이 3배 이상 높았으며, 이러한 결과는 지형이나 수종, 해발고 등 조건과 관계없이 일관되게 확인됐다.
특히 능선부 침엽수림에서 간벌이 이뤄진 지역은 최악의 조건으로 분석됐다. 미간벌 지역의 수관화 발생률이 5.3%에 그친 반면, 간벌지에서는 수관화 발생률이 70.9%에 달했고, 교목 고사율도 95% 이상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아교목층과 하층 식생이 유지된 숲에서는 산불이 지표화에 머물며 확산이 억제되는 경향이 뚜렷했다.
홍석환 교수는 “산불을 줄인다는 명목의 간벌이 숲 내부 습도를 낮추고 바람이 통하는 통로, 이른바 '윈드 터널 효과'를 만들어 산불을 키웠다"며 “숲가꾸기가 산불 대응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산불 위험을 구조적으로 증폭시키는 요인임이 데이터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공식 피해면적보다 1만7천ha 이상 넓어
연구팀은 이번 분석을 통해 경북산불 피해면적이 116333ha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산림청이 공식 발표한 99289ha보다 17044ha 더 넓은 수치다.
홍 교수는 “산림청이 정밀 피해 경계도와 피해 강도 지도 등 GIS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정확한 피해 범위와 강도 분석이 이뤄지지 않으면 복구 계획과 예산 편성 자체가 왜곡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가가 해야 할 조사, 민간이 대신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경북산불이 왜 초기에 진화되지 못했고, 왜 대형산불로 확산됐는지에 대해 정부 차원의 근본적이고 객관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이 의문"이라며 “국가가 해야 할 역할을 민간 전문가와 시민단체가 수행하고 있는 현실에 미안함과 깊은 경의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차원에서 숲가꾸기와 임도 정책이 산불 피해에 미친 영향을 본격적으로 검증하고, 부작용이 확인된다면 관련 예산을 과감히 조정해 이재민 지원에 우선 투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대표도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낳은 경북산불에 대해 국가 차원의 제대로 된 원인 규명과 진실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시민단체가 모금을 통해 자체 조사를 해야 하는 현실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수십 년간 반복된 잘못된 산림 정책과 산불 대응 방식이 이번을 계기로 반드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위적으로 유지된 소나무 숲, 산불에 가장 취약"
산불 피해 지역인 청송 주민이자 연구진 현장조사에 참여한 홍시언 씨는 “소나무 단순림을 유지하기 위해 활엽수가 반복적으로 제거된 흔적을 현장에서 수없이 확인했다"며 “자연적으로 형성된 숲이 아니라 막대한 비용을 들여 인위적으로 유지된 숲이라는 점이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작 소나무 단순림에서는 살아남은 개체가 거의 없었고, 산불 이후 파상땅해파리버섯이 빈번히 관찰됐다"며 “조성·유지·산불 이후 복구까지 모두 막대한 비용이 드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임도·도로, 진화 통로 아닌 확산 경로로 작용
이번 중간발표에서는 산불진화임도와 도로의 역효과도 새롭게 확인됐다. 전체 산불 피해면적의 57%가 도로로부터 200m 이내에서 발생했으며, 도로에서 멀어질수록 피해면적이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임도와 도로가 산불을 끄는 역할을 하지 못했고, 오히려 건조화와 바람 유입으로 산불 확산 경로가 됐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송이숲가꾸기를 국가 시책으로 30년 가까이 시행한 결과, 우리나라 숲이 산불에 강한 활엽수림으로 천이되지 못하고 가장 취약한 소나무 단순림 상태로 유지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대형산불은 산림청 산림관리 정책 실패의 결과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연구팀과 환경단체는 산불 대응의 핵심은 숲을 더 베는 것이 아니라, 아교목층이 자연스럽게 발달하도록 숲을 자연 상태에 가깝게 관리하고 침엽수 단순림이 자생활엽수림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자연천이 또는 천이 촉진을 유도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최종 연구 결과는 초동 진화 실패 원인과 진화 대응 체계 분석을 포함해 2026년 2월 발표될 예정이다.
![[포토 뉴스] 증인 선서하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60122.4be8a14a83ff4cffb4efc5c25f683b14_T1.png)
![[포토 뉴스]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국조 증인 선서](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60122.1ffb5a1dc3ff4bc4add06a22f2a9f47b_T1.png)

![[포토 뉴스]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진상규명 나선 국회](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60122.5df61a681a534d8a87a7cbeaaf318852_T1.png)
![[포토 뉴스] 무안 제주항공 참사 국조특위 청문회 개최](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60122.62093cdb38794252aa38e0fd8510b9b6_T1.png)

![[환경 포커스] 임신 중 대기오염 노출, 아기 신경발달장애 위험 키운다](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60122.88f4936f2a8b44eea4f2b899790e9cac_T1.jpg)


![[특징주] 현대차, 피지컬 AI 기대감에 4%대 상승세](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60118.28fc2ddad75b4558a987e8f68443e048_T1.jpg)
![[EE칼럼] 우크라이나 전쟁이 바꾼 에너지안보의 기준](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40321.6ca4afd8aac54bca9fc807e60a5d18b0_T1.jpg)
![[EE칼럼] 재생에너지 확대, 유연한 발전원 없이는 불가능하다](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40521.f1bf8f8df03d4765a3c300c81692086d_T1.jpg)
![[신연수 칼럼] AI시대, 기대와 두려움](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60113.47caa33dc5484fe5b7e3fab7e905ad16_T1.jpg)
![[이슈&인사이트] 다카이치 일 총리가 불러온 중국의 희토류 전쟁](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40321.d4a5236841154921a4386fea22a0bee8_T1.jpg)
![[데스크 칼럼] 쿠팡 길들이기, 규제보단 경쟁 강화로](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60118.8036697f3b2544f299a9ef5d3817f63c_T1.jpg)
![[기자의 눈] 쿠팡이 영업정지 된다면](http://www.ekn.kr/mnt/thum/202601/news-p.v1.20260121.bd697db7120a41878fbda4e3dc02bee6_T1.jpe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