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바와 실버바(사진=로이터/연합)
귀금속인 금과 은 가격이 올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내년엔 시세가 더 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일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기관투자자 9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36%는 금값이 내년말 온스당 5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응답자 33%는 금 가격이 내년말 온스당 4500~5000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응답자의 70%가 내년에도 금값 시세 상승을 전망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향후 12개월 안에 금값이 3500~4000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자 비중은 5%에 불과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국제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254.9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0월에 온스당 4359.40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뒤 횡보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자 신고가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 들어 금값은 61% 치솟았다. 응답자 38%는 금값 시세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를 꼽았다. 27%는 재정불안을 이유로 지목했다.
이밖에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긴장, 달러화 가치 하락 등으로 투자 수요가 안전자산인 금으로 몰렸다.
UBS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중순 금값 목표치를 기존 4200달러에서 45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또 다른 귀금속인 은 가격은 상승폭이 더 가파르다.
국제 은 현물 가격은 지난 달 중순 온스당 54.47달러를 기록해 올해 연초 대비 71% 뛴 것으로 나타났다고 CNBC는 전했다. 같은 기간 금 가격 상승률은 54%였다. 은 가격이 이처럼 최고가 행진을 하는 것은 최근 50년 사이 현재를 포함해 세 번째다.
앞서 두 차례는 1980년 1월 미국의 석유 갑부 헌트 형제가 세계 은 공급량의 3분의 1을 쥐고 시장을 장악하려고 했던 때와 2011년 미국 부채한도 위기 당시 안전자산으로서 금·은의 인기가 치솟던 때였다.
은은 금과 비교해 시장이 10분의 1 규모고 가격 변동성이 커 '악마의 금속'으로 불리기도 한다.
미국 금융투자사 인베스코에서 원자재 상품을 총괄하는 폴 심스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은은 높은 가격대에서 유지되고 향후에도 한동안 가격이 계속 오를 수 있는 새로운 역학 관계가 있다"고 CNBC에 말했다.
은값을 끌어올리는 배경에는 만성적인 공급난이 꼽힌다. 지난 10년간 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은 광산의 생산이 줄어들고 있다.
이런 와중에 세계 최대 은 소비국인 인도에서 공급 부족으로 지난달 은 가격이 연초 대비 85% 뛰었다. 인도는 주로 영국에서 은을 수입하는데 런던금시장연합회(LBMA)가 보유한 은 재고는 과거 2022년 6월 3만1023톤에서 지난 3월 2만2126톤으로 급감했다.
세계 첨단 제조업에서 은 수요가 느는 것도 은값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은은 전기와 열 전도성이 모두 뛰어나 전기차나 AI 관련 컴퓨터 부품, 이차전지, 태양광 패널 등에 두루 쓰인다. 현재 전기차 1대에 들어가는 은의 양은 25∼50g대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전고체 배터리가 전기차에 탑재될 경우 최소 1kg의 은이 요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베스코의 심스는 “은은 귀금속과 산업용 금속을 오간다"며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 사례에서 보듯이 기술이 진보하면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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