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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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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하남시, 위로-공감으로 ‘절망 OFF 희망 ON!’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0.23 13:42
하남시정신건강복지센터 '찾아가는 마음건강 챙기기' 현장

▲하남시정신건강복지센터 '찾아가는 마음건강 챙기기' 현장. 제공=하남시

하남=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하남시는 홀로 마음 아파하는 이웃의 작은 신호에 늘 신경을 곧추세운다. 마음의 그늘이 깊어져 돌이킬 수 없는 선택에 이르기 전 먼저 손 내밀어 함께 걷는 '동행'은 민선8기 하남시의 생명 존중 철학이다.


이는 이웃이 이웃을 살피는 관계를 처방하고 동네 의원-약국, 종교 공동체가 고립된 마음을 가장 먼저 발견하는 '마음 이웃'으로 이어준다. 여기에 AI 챗봇과 같은 따뜻한 기술을 더해져 소통 문턱마저 허문다. 이처럼 한 사람의 마음을 지키기 위해 온 도시가 나서는 하남시 노력은 전국 최고 수준의 성과를 일궈내 눈길을 끈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23일 “하남시는 지역사회와 유기적으로 협력해 한 분 한 분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시정의 최우선 가치를 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욱 세심한 정책으로 시민 곁을 지키며, 우리 시를 전국에서 가장 따뜻하고 안전한 공동체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동네 의원-약국이 '마음 주치의'로 자원활동

하남시는 관내 병-의원과 약국을 정신건강 고위험군을 발굴하는 최전선으로 삼는 '우리동네 마음의원-마음약국'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 기준 병-의원 60곳과 약국 50곳 등 110개 의료기관이 이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


동네 병원과 약국이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시민을 조기 발견해 전문기관인 하남시정신건강복지센터로 자연스럽게 연계한다. 이는 정신건강 서비스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지역사회 안전망 핵심이다.




이 안전망은 종교계와 협력을 통해 더욱 넓고 깊어진다. 하남시는 기독교, 불교, 천주교 등 3대 종교계와 손잡고 신도와 주민을 대상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종교 지도자가 '생명지킴이'가 되어 행정 손길이 닿기 어려운 곳까지 온기를 전하며 하남형 돌봄 체계를 완성하고 있다.


◆ 문턱 낮게, 지원 깊게… 찾아가는 '이동상담소'

하남시정신건강복지센터 '찾아가는 마음건강 챙기기' 현장

▲하남시정신건강복지센터 '찾아가는 마음건강 챙기기' 현장. 제공=하남시

마음이 힘든 이들에게 가장 큰 장벽은 도움 요청이다. 하남시는 이 장벽을 허물고자 '찾아가는 이동상담'을 상시 운영한다.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우울 선별검사를 실시하고, 고위험군에게는 상담과 사례관리 서비스를 즉각 안내한다.


특히 생애주기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돋보인다.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우울 선별검사, 임산부와 난임 부부를 위한 정서 지원 프로그램, 산후우울예방교육 등을 운영한다.


또한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스트레스에 노출된 교산신도시 주민을 위한 정서 지원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하고, 미사강변도시에는 관리사무소 직원, 야쿠르트 배달원 등 주민이 직접 '생명사랑봉사단'으로 활동하며 위기가구를 발굴한다. 풀뿌리 네트워크는 시민이 주체가 되어 이웃의 마음을 돌보는 공동체 저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 '공감' 처방… 전국 최초 AI 간정관리앱 개발

하남시정신건강복지센터 '찾아가는 마음건강 챙기기' 현장

▲하남시정신건강복지센터 '찾아가는 마음건강 챙기기' 현장. 제공=하남시

하남시 정신건강 정책은 딱딱한 행정의 틀을 벗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시민 마음을 사로잡는다. 지난달 25일 미사역 일대를 특별한 약국으로 변신시킨 자살예방 캠페인 '하남이네 마음약국'이 대표적이다. 약국의 접수-조제-복약지도 과정을 재치있게 패러디한 이 행사에서 시민은 자살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퀴즈를 풀었다.


“자살 직접 언급은 위험하다"는 편견에는 X를,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신호를 보낸다"는 사실에는 O를 선택하며 생명 존중의 의미를 되새겼다. 위로 문구가 담긴 '마음 처방 캡슐'을 뽑아보고 허브티, 스팀 안대 등이 담긴 '복약지도 키트'를 받으며 스스로 마음을 돌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틀 뒤인 27일에는 시민의날 체육대회 현장에서 '마주해요! 나의 마음' 캠페인이 이어졌다. 시민은 우울 자가검진(PHQ-9)으로 마음 상태를 점검하고, 고위험군으로 확인되면 상담 안내와 마음건강수첩을 받았다. 특히 '나만의 실천 방법'을 직접 적어 붙이는 참여형 이벤트는 정신건강 관리가 일상 속 습관이란 인식을 심어줬다.


아울러 지자체 최초로 개발한 AI 기반 감정관리앱 '하남이네 힐링펫'은 행정 혁신을 상징한다. 귀여운 캐릭터와 대화하며 감정을 정리하고 필요하면 전문 상담으로 연결되는 이 앱은, 출시7개월 만에 누적 사용자 약 1000명, 누적 대화 7만건 이상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 예방부터 회복까지, 맞춤형 지원체계 강화

하남시의 마음 돌봄은 단발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예방, 위기개입, 사후관리, 회복 등 전 과정을 아우른다. 예방 단계에선 지역사회 전체를 '생명지킴이'로 만드는 데 집중한다.


관리가 필요한 일부 물품을 판매하는 가게 10곳을 '생명사랑실천가게'로 지정하고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위험 요소를 사전에 줄여나가기 위해 힘쓴다. 자살 고위험 지역에는 희망 메시지를 담은 로고젝터를 설치하는 '희망자람 프로젝트'를 통해 어두운 밤길을 심리적으로 밝히는 노력도 병행한다.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24시간 운영되는 정신건강 핫라인(1577-0199, 109)을 통해 즉각적인 위기 상담과 개입이 이뤄진다.


사후관리 및 회복 단계 지원은 더욱 세심하다. 자살 시도자 등 고위험군에는 정신과 치료비와 약제비를 지원(생명사랑치료비 지원)하고, 65세 이상 노인에게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비 본인부담금을 지원(어르신마인드케어)해 경제적 부담 없이 꾸준히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자살 유족을 위한 자조모임 '늘해랑'도 운영한다. 등록 회원을 대상으로는 '별다방 이야기'와 같은 문화예술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회복의 여정을 함께한다. 이는 단 한 사람도 놓치지 않겠다는 하남시의 굳건한 의지를 보여준다.


◆ 생명 지켜낸 진심, 권위 있는 수상으로 입증

하남시 국회자살예방포럼상 수상

▲하남시 국회자살예방포럼상 수상. 제공=하남시

정책 성공은 결과로 증명돼야 한다. 작년 잠정 통계에 따르면, 하남시는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1.0명으로 전국 평균 28.3명과 경기도 평균 27.3명을 크게 밑도는 전국 최저 수준이다.


특히 자살률이 낮은 순위에서 2022년과 작년(잠정) 경기도 31개 시-군 중 2위, 2023년 5위를 기록하며 3년 연속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이런 성과는 대외적으로도 높은 평가로 이어졌다. 2023년, 하남시는 경기도 자살예방의날 기념식에서 우수기관 1위로 선정되며 경기도지사 표창을 수상했다. 2022년에는 국회자살예방포럼이 주관한 '제4회 국회자살예방대상'에서 우수지자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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