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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성’ 여당 대표 정청래號 출범…정국 급랭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8.03 12:05

강성 지지층 기대 업고 개혁 질주…중도층 이탈 땐 ‘양날의 칼’

정청래 신임 당대표 수락연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신임 당대표가 2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대표직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정부의 첫 집권 여당 대표로 4선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출됐다. 개혁 과제나 야당 관계에서 초강성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벌써부터 정국 급랭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당 지지자들이 바라는 '속전속결'로 이 대통령을 뒷받침할 수 있을 지, 여야 충돌과 일방 통행으로 정치적 혼란과 국정 오류의 원인을 제공할 지 주목된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신임 대표는 전날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차 임시전국당원대회 당대표 경선에서 총 득표율 61.74%를 기록하며 박찬대 의원(38.26%)을 큰 격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정 대표는 대의원 투표에선 박 의원에게 근소하게 뒤졌지만, 권리당원(66.48%)과 여론조사(60.46%)에서 사실상 더블스코어에 가까운 압도적 지지를 얻어 당선을 확정지었다.


정 대표의 압승은 12·3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내란 국면을 정리하고, 집권 초반 개혁 드라이브에 가속을 붙이길 바라는 지지층의 강한 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정 대표는 세월호 특별법 단식 농성, 검찰·언론개혁 지지, 방송3법 강행 처리 등으로 상징되는 강경 개혁 노선의 대표 주자다. 법제사법위원장 시절에는 채상병 특검법과 각종 쟁점 법안을 강행 통과시켰다. 12·3 사태 이후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가결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까지 주도했다.


정 대표는 경선 기간 내내 “협치보다 내란 척결이 먼저", “내란당은 해산시키고 싹을 잘라야 한다"며 국민의힘과의 일전을 예고해 왔다. 이날 수락 연설 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은) 내란에 대한 사과·반성이 먼저다. 그러지 않고는 저는 그들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어 “아직도 윤석열을 옹호하는 세력이 국민의힘에 있다면 그들과 어찌 손을 잡을 수 있겠는가. 여야 개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청래 신임 당대표 수락연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신임 당대표가 2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대표직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 대표는 앞서 국민의힘을 '내란당'으로 규정하고, 국회 본회의 의결만으로 위헌 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었다. 이번 경선에서도 10대 혁신 공약 중 하나로 '내란 세력 척결 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특검 수사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올 경우 대응에 대해서는 “즉시 처리하겠다"고 단언한 바 있다.




이른바 '검수완박 시즌2'로 불리는 검찰 개혁 법안에 대해서도 속도전을 예고한 상태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검찰·사법·언론 개혁TF 즉시 가동과 내란세력 척결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앞서 “쟁점 법안은 전광석화처럼 해치우겠다"며 강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법제사법위원장 시절 이른바 '3대 특검법'을 법사위에서 통과시킨 경험을 가진 정 대표는, 절대 다수 의석을 앞세워 야당 반대 법안들을 밀어붙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정 신임 대표 체제는 야당의 반발과 '입법 독주'에 대한 비판이라는 과제도 안게 됐다. 가장 먼저 4일 국회 본회의에는 방송3법,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등 민주당이 사실상 단독으로 처리한 쟁점 법안들이 상정될 예정이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저지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정 대표 체제 첫 본회의부터 여야 정면충돌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권교체를 이룬 지지층이 요구하는 '내란 척결'과,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서 야당과 협상해야 하는 현실 정치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고 가겠다는 게 아니라면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대야 투쟁'과 '야당 협박'을 멈추고 국민의힘을 국정의 동반자로 존중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내년 8월까지가 임기인 정 대표는 내년 6월 치러지는 전국동시지방선거도 진두지휘하게 된다. 정 대표가 2022년 지방선거 패배를 설욕하고 지방 권력 탈환에 성공할 경우, 연임에 도전해 차기 총선까지 당을 이끌 가능성이 여권 일각에서 거론된다. 반면, 강성 지지층에 지나치게 의존해 야당과의 관계를 강경 일변도로만 끌고 가 민주당이 '여당의 독주' 프레임에 갇힐 경우, 이재명 정부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강경 노선에도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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