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재생에너지재단이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I-REC 도입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기업재생에너지재단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해 직접 전력을 생산·소비하는 중소기업이 수익을 더 올릴 수 있도록, RE100인증서(I-REC)가 다음달부터 발급되기 시작한다.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을 달성하고자 하는 대기업에게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하나 더 생길 전망이다.
기업재생에너지재단은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달에 I-REC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오는 3분기에 I-REC 발급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I-REC란 일반 기업이나 가정에서 사용하는 자가용 태양광에서 나온 전력에 발급하는 재생에너지 전력 인증서를 말한다.
재단이 I-REC를 도입하려는 이유는 자가용 태양광도 RE100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시장에 참여해 판매하는 전력에 대해서만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RPS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는 생산한 전력만큼 REC를 발급받고 RE100을 하려는 기업에 REC를 팔아 전력도매가격 외에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RPS는 대규모 화력, 원자력 등 발전사업자에게 초점을 맞춰 RPS 시장을 통해 재생에너지 보급을 강제화한 제도다.
즉 기업이 RPS 시장에 참여하지 않고 직접 재생에너지 전력을 쓰는 경우 REC를 발급받을 수 없다. 해당 기업은 RE100을 직접 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는 없다.
그러나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kWh)당 약 180원까지 연달아 인상되면서 중소기업 같은 경우에는 전기요금 절감을 위해 태양광 직접 설치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고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일부 중소기업은 대기업들과 달리 RE100 달성이 급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에 RPS의 REC처럼 RE100용 인증서를 팔아 추가 수익을 올리고 싶어 한다. 재단이 I-REC을 만들려고 하는 이유다.
중소기업들이 태양광 전력을 직접 생산하고 I-REC를 대기업 등에 판다면 kWh당 100원 내외로 전기를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대기업들은 RE100 전력을 확보할 수단이 하나 더 생기게 된다.
재단은 I-REC 도입을 위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걸 준비 중이다. 다만, 신규 태양광 설비와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는 태양광이 I-REC 발급 우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우삼 재단 상임이사는 “가이드라인은 확정되지는 않았다. 다만, 5년 이상된 설비와 정부 지원금을 받는 설비는 I-REC 발급 대상에서 제외될 계획이다"며 “I-REC는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는 태양광도 늘어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입 취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I-REC 신설에 가장 중요한 이슈는 다른 REC와 중복 발급 방지 및 탄소감축 인정에 달려있다.
I-REC 검증은 태양광에 전기계량기를 부착해 데이터를 원격단말장치를 통해 받아서 이뤄진다. 물론 RPS에 따라 REC를 받는 설비는 I-REC를 받지 못하도록 제외된다. 국제적으로 I-REC 표준은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 본부를 둔 'I-TRACK Foundation'이라는 민간 비영리 단체가 마련했다. 재단도 해당 단체의 I-REC 표준을 따라 국내용 I-REC를 만들게 된다.
또한, 현재는 I-REC를 구매한 기업이 그만큼 탄소감축을 인정받을 제도가 있지 않다. 즉 대기업들이 I-REC를 구매한 만큼 탄소배출권 구매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 재단은 환경부와 논의해 기업이 I-REC 구매한만큼 탄소를 감축한 실적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