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본관 [사진=연합뉴스]
여당이 청와대 앞에서 조건부로 시위를 허용해주는 법안을 발의했다. 헌법재판소가 2022년 대통령실 앞에서 일제 집회를 할 수 없도록 한 기존 법규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린 것에 따른 법적 보완 차원이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이전에 대한 준비로 보인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2명은 전날 이같은 내용의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 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 공관 등 6개 장소를 집회 제한 대상에 포함하면서도 예외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은 기존의 전면 금지와 달리 △직무를 실질적으로 방해할 우려가 없거나 △대규모 시위로 확산될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는 해당 장소 인근에서도 집회를 열 수 있도록 했다. 사실상 과거 '무조건 금지'에서 '조건부 허용' 체계로 법이 바뀌는 내용이다.
현행 집시법은 대통령 관저 등 6개 장소의 100m 이내에서 집회·시위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과거 청와대가 대통령 관저·집무실로 사용되던 시절에는 외곽 담장을 기준으로 청와대 사랑채 앞 북측 횡단보도 너머는 집회 금지 구역으로 간주돼 사실상 집회가 제한됐다. 이같은 규정은 2022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용산 국방부 청사로 집무실 이전 이후에도 유지돼 왔다.
하지만 헌재가 2022년 12월 해당 조항 중 '대통령 관저' 부분이 과도하게 기본권을 제한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어 2023년에는 국회의장 공관 관련 조항도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졌다. 그러나 국회가 헌재가 제시한 법 개정 시한인 2024년 5월 31일까지 후속 입법을 마무리하지 못해 해당 조항들의 효력은 상실됐다. 결국 법적으로 현재는 대통령실 정문 앞 시위도 가능해진 상황이다.
▲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건영 소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당은 이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에 앞서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법안을 발의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통령실은 용산 청사를 '임시 집무처'로 명시하고, 청와대 복귀를 위한 시설 정비 및 안전 보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시점은 아직 미정이지만 연내에는 이뤄질 전망이다.
청와대 앞 집회를 둘러 싸고는 찬반 양론이 일고 있다. 지나친 집회가 반복될 경우 인근 주민들의 피해와 불필요한 갈등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반면 전면 금지될 경우 민주주의의 기본 권리인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앞서 야당에서도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 등 10인이 지난해 11월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 안은 이달 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 회부돼 논의 중이다.
윤 의원은 “현행 국무총리 공관에서 집회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도록 규정이 있고, 이미 적용되고 있다"며 “지금은 (청와대 앞 집회·시위를 규제할 근거가 사라져) 대통령 집무실 앞 집회가 사실상 무제한으로 가능한 상태인데, 이번 개정안은 총리 공관과 동일한 수준으로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되, 합리적인 예외를 명시해 균형을 맞추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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