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마포구 효성빌딩
효성그룹 창업주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과거 법률대리를 맡겼던 법무법인 바른과 민사소송을 벌이고 있다. 소송은 성공보수 등 업무 보수 43억원을 둘러싼 갈등에서 비롯됐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6일 바른이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약정금 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바른 측은 조 전 부사장과 체결한 법률 업무 위임 약정에 따라 일부 업무에서 성과를 달성했으며, 이에 따라 발생한 보수를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조 전 부사장 측은 바른이 청구한 금액에 상응하는 수준의 법률 업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일부 시간제 보수 내역 외에 전체 위임 사무 중 실질적인 기여가 미미했고, 보수 지급 조건 자체가 충족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또 바른이 청구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공동상속인들과 관련된 내부 전략과 목표를 공개하겠다고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바른은 협박이 아니라 성공보수 청구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필요한 설명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소송은 양측이 지난해 하반기 결별한 이후 제기된 것이다. 바른은 '형제의 난' 시기부터 조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를 맡아왔으며, 지난해 9월 설립된 단빛재단과 관련된 법률 자문도 제공했지만 이후 계약은 종료됐다. 조 전 부사장은 재단 설립 과정에서 바른이 아닌 다른 로펌과 새롭게 계약을 체결했다.
바른은 올해 1월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16억원 규모의 주식 가압류를 법원에 신청했으며,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이로 인해 조 전 부사장은 해당 주식을 처분할 수 없는 상태다.
한편, 단빛재단은 조 전 부사장이 상속받은 자산 일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취지로 설립됐으며, 자산 규모는 1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공익사업 실적은 보고되지 않은 상태다. 재단 측은 이사진 구성을 완료하고 사업 방향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