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소재 삼양식품 본사 전경.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이 K-라면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해외 라면사업 기반 다지기에 한창이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양식품은 네덜란드 노르트홀란트주에 유럽 판매법인 설립 등기를 마무리하고 현재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이번 신규 법인은 기존 일본·중국·미국·인도네시아에 이어 다섯 번째 법인이다.
삼양식품이 네덜란드에 판매법인을 설립한 것은 무역·투자·정보·서비스 등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유럽 시장 전역을 대상으로 물류 효율화를 꾀하기 위함이다.
네덜란드는 주변 국가에 재수출하는 중계무역 거점으로서 유럽 대륙에 진입하는 관문으로 통한다. 특히, 유럽에서 가장 많은 물동량을 처리하는 로테르담항만을 지닌 만큼 현지 수출 판로 확대를 위해 네덜란드를 거치는 것이 사실상 필수라는 업계 설명이다.
수출 규모가 커지면서 시장 중요도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올 1~7월 기준 국내 네덜란드 라면 수출량은 1만 1844톤(t)으로 중국(4만 546톤), 미국(2만 2847톤)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업계는 판매법인의 강점을 살려 삼양식품이 유럽 지역에서 빠른 판매 채널 확대와 함께 현지 영업망 강화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사 차원에서도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한 중요한 발판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국가 중심이던 수출 초기와 달리 최근 미국·유럽 등 서구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만큼 가속 페달을 밟겠다는 설명이다. 2019년 6%였던 삼양식품의 유럽 라면 수출액은 이듬해 8%, 2021년 11%, 2022년 13%, 지난해 16%에서 올 1분기 19%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 판매법인 신설을 통한 시장 영향력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밀양 제2공장을 가동하면 급증한 현지 수요에 적극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양식품은 라면 수출 물량 전부 국내에서 생산 중으로, 내년 상반기 목표로 밀양 2공장을 짓고 있다.
해당 공장은 당초 라면 생산 라인 5개를 갖출 예정이었으나 1개 라인을 더해 총 6개가 들어설 예정이다. 밀양2공장 완공 시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은 기존 18억개에서 25억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삼양식품이 유럽 판매법인 출범과 라면 생산능력 확대 등 준비 작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유럽시장 특성상 제품 성분 등 까다로운 규제 장벽 탓에 공략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일각에선 유럽 식품법규 내 애매한 함량 기준과 식품 수출에 대한 강력한 규제 등 사업 전개를 가로막는 다양한 리스크가 잔존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지난 6월 덴마크 식품당국은 캡사이신 수치가 너무 높다는 이유로 일부 불닭 라면의 리콜 조치를 취했다가 한 달 만에 해제한 바 있다.
삼양식품은 덴마크의 리콜 조치가 불닭면의 캡사이신 함량 계산법 오류에서 발생한 예외 사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덴마크 현지에서 리콜 조치된 제품을 다시 판매하고 있으며, EU 내 다른 국가에도 원활하게 불닭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진출의 또다른 걸림돌은 육류 성분이 들어간 라면 규제다. 유럽은 광우병을 우려해 소고기·돼지고기성분이 함유된 식품을 수출을 금지하고 있는 탓이다. 이 때문에 육류 성분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데 있어 유럽의 기준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수출용 제품 모두 노미트(No meat) 제품으로 유럽에서 정식 통관 절차를 거쳐 판매하는 중"이라며 “내수·수출 제품 맛 모두 같도록 유지하는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덴마크 당국의 불닭 리콜 철회를 기념해 지난 8일 삼양식품이 현지 수도 코펜하겐 항구에 띄운 '불닭 스파이시 페리'. 사진=삼양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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