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6월 16일(일)



[이슈&인사이트] 오물 풍선 살포 계기로 대북한 비대칭 전략 적극 전개해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6.11 11:05

이강국 전 중국 시안주재 총영사

이강국

▲이강국 전 중국 시안주재 총영사

북한이 2차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이후인 5월 28일 밤부터 '오물 풍선'을 살포하였다. 경기도·강원도 접경 지역은 물론 우리 군의 육해공군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경남 거창에서까지 발견되는 등 국토 전역을 뒤덮었다. 지름 2~3m 크기의 풍선에는 가축 분비물이 들어간 거름, 담배꽁초, 폐지, 천조각, 비닐 등 오물이 든 봉투가 달려 있었다. 북한은 5월 29일 새벽에는 서해 지역에서 남측을 향해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공격을 실시했다.


정부는 북한의 일련의 도발에 유감을 표시하고, 멈추지 않는다면, 감내하기 힘든 모든 조치들을 취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을 검토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자 북한은 몇 시간 후에 오물 풍선 살포 중단을 선언했다. 다만 한국이 다시 삐라 살포를 재개할 경우 집중살포하며 대응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정부는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도발에 대한 맞대응으로 9·19 군사합의 효력 전면 정지 방안을 꺼내들었다.


국가안보실은 6월 3일 NSC 실무조정회의를 열어 남북 간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9·19 군사합의 전체의 효력을 정지하기로 결정하고 국무회의에 상정하였다. 4일 오전 개최된 국무회의는 9·19 군사합의 전체의 효력을 정지하는 안건을 의결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의결안을 즉각 재가했다. 9·19 군사합의 효력이 전면 정지됨에 따라 군사분계선 일대의 군사훈련이 가능해지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 있게 되었다.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해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대부분의 한국인은 이 사건을 북한의 짜증나는 장난으로 여기고 있다"고 보도한 것처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는커녕 나쁜 이미지만 각인시켰다. 오히려 한국으로서는 아래와 같은 비대칭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정당성과 기회를 확보하게 되었다.


첫째, 대북 확성기는 북한 주민들의 내부 동요를 유발할 수 있는 치명적인 대북 심리전 무기다. 방송 내용은 북한 실상을 다룬 뉴스, 기상 정보, 가요 등이다. 스피커를 통해 20∼30km 전방으로 퍼지기 때문에 북한군 병사들은 물론이고 접경지역 주민들도 듣게 되고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2017년 6월 중부전선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온 북한군 귀순자도 대북 확성기 방송이 귀순 결심에 영향을 줬다고 진술한 바 있다.


둘째, 대북 전단지 살포도 효과적인 수단이다. 문재인 정부 시기에 북한의 압력에 굴복하여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여 소위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을 만들었다. 이에 대해 2023년 9월 헌법재판소는 위헌이라고 결정했고, 이후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표현의 자유 보장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를 고려해 접근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대북 전단지를 발견하는 즉시 수거·소각토록 하고 있으나, 1 달러 지폐, 건빵, 드라마 USB 등이 들어있어 오히려 북한 주민들이 반기고 있다고 한다.




셋째, 한류 등을 통한 외부 정보 유입은 북한 주민들이 실상을 제대로 인식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많은 탈북자들이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사회를 동경하게 되어 탈북을 결심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북한은 한류를 체제를 위협하는 악성 바이러스로 경계하여 '반동사상 문화배격법'까지 제정해 차단에 부심하고 있다. 넷째,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북한 인권 문제의 핵심에 해당하는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주로 양자차원에서 모색해 온 중국 등의 탈북자 강제 북송 문제 해결이 한계에 봉착해 있음을 감안하여 UN 등 국제무대에서 적극적으로 제기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맞대응 차원에서 6월 6일에 탈북민단체가 북한 상공으로 애드벌룬 10개를 이용해 대북 전단 20만장을 살포하자 북한은 8일 밤부터 오물풍선 살포를 재개했다. 이에 정부는 9일 오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하고 이날 중으로 대북 확성기를 설치하고 방송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두려워하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6년 만에 재개하였다. 정부와 군은 북한의 여사한 도발에 철저하게 대응하면서 대북 확성기 재가동이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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