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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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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설 차례상, 과일 올리기 무섭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1.24 16:52

한국물가정보·aT 성수품 가격조사
작년 설보다 배·사과 13~43% 올라
대파 최대 60%↑…"작황 부진 여파"
축산·수산 고기류 소폭증가 안정적

설 차례상 그래픽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올해 설명절 차례상 비용이 수도권 기준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전문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정보가 24일 설을 3주 앞두고 조사 발표한 ‘2024년 설 제수용품 물가정보’에 따르면, 전통시장 차례상 비용(4인가족 기준) 28만 1500원, 대형마트 38만 580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올해 수치는 한국물가정보의 지난해 설 차례상 비용인 전통시장 약 25만4000원, 대형마트 약 35만 9000원을 훌쩍 뛰어넘는 최고치 경신 금액이다.

특히, 올해 차례상 비용 상승률은 지난해 대비 전통시장 8.9%, 대형마트 5.8%를 나란히 기록해 지난해 상승률(전통시장 4.1%, 대형마트 2.1%)보다 2~3배 높았다.

한국물가정보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물가가 상승한 탓에 올해 역시 설 차례상 물가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물가시대’가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고 말했다.

이처럼 올해 설 차례상 비용 증가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과일류와 견과류, 채소류의 가격이 지난해 설 즈음에 내렸으나 이후 올들어 생산 시기에 자연조건 악화로 가격이 20% 이상 큰 폭으로 치솟아 전체 비용의 증가를 견인한 때문이라고 한국물가정보는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19일 기준 사과(부사, 3개) 구매 가격은 전통시장 1만5000원, 대형마트 1만9770원을 조사돼 전년동기 대비 전통시장 42.86%, 대형마트 38.35% 크게 올랐다.

배(신고, 3개) 가격도 전통시장 1만3500원, 대형마트 1만7970원으로 1년 전보다 12.50%, 13.23% 더 많은 비용을 치러야한다.

견과류도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가리지 않고 최소 4%에서 최대 33%까지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곶감(10개)은 전통시장 1만2000원(전년대비 20%), 대형마트 1만2990원(〃 19%) 가격대를 보였고, 밤(1되, 800g)도 전통시장 8000원(전년대비 33%), 대형마트 7980원(〃 23%)로 크게 올랐다.

설 사과선물센트

▲2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구매고객이 설 사과 선물세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채소류는 특히 대파의 상승 폭이 컸다. 지난해 설 즈음인 1월 9일 전통시장 2500원이었던 대파 1단 가격이 이달 19일 4000원(상승률 60%)에, 대형마트의 대파 가격도 지난해 3990원에서 5990원(상승률 50%)에 팔리고 있다.

이번 한국물가정보 조사에서 가격이 내렸거나 안정세를 보이는 차례상 품목은 소고기와 돼지고기·닭고기 등 축산물과 조기·동태 등 수산물이었다.

축산물은 소고기류가 전통시장·대형마트 똑같이 2~6%, 수산물은 전통시장 조기가 33% 오른 것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가격변동이 없거나 한 자릿수 증가에 머물렀다. 달걀(10개)도 지난해와 동일하게 전통시장 3000원, 대형마트 3990원을 유지했다.

한국물가정보 물가동향팀 이동훈 팀장은 "보통 그 해의 작황에 따라 차례상 품목별로 가격이 오르내리기 마련인데, 올해는 일부 공산품을 제외하고는 이례적으로 품목 전체가 오른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하루 앞서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공개한 ‘2024년 설 차례상 차림 비용’(1월 23일 기준 28개 품목, 전통시장 16곳·대형마트 34곳 대상)에 따르면, 전통시장 27만8835원, 대형마트 34만3090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형마트 설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 금액(35만 449원)보다 2.1% 하락한 수치여서 눈길을 끌었다. 이는 한국물가정보와 달리 aT가 대형마트의 할인행사 가격을 반영한 결과라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한, aT의 설 차례상 비용은 수도권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 광역지자체의 전통시장과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한국물가정보와 가격대 편차를 보이는 것으로 여겨졌다.

사과·배의 설 성수기 가격은 aT 조사에서도 지난해 설 시기보다 최소 2000원, 최대 4500원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정부는 설 물가 안정을 위해 16대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인 25만7000톤 공급하고, 과일류 할당관세 할인지원율을 30%까지 상향조정, 농축수산물 할인율도 전년대비 2배 이상 늘린 최대급 840억원을 지원하는 등 수급대책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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