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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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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내년부터 한국 등에 원유 수출가격 내릴듯…정유사 숨통 트이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30 11:02
아람코

▲사우디 아람코(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내년부터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한 원유 공식판매가격(OSP)을 큰 폭으로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정유사와 트레이더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석유사 아람코가 내년 1월 아시아로 수출되는 아랍 경질유(아랍 라이트)의 OSP를 인하하고, 할인폭 중간값은 배럴당 1.05달러로 집계됐다. 이런 예측이 현실화될 경우 아람코는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가격 인하에 나서게되며 할인폭 또한 지난 2월 이후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아람코는 이달까지 아시아로 수출되는 원유 OSP를 5개월 연속 인상해왔고 12월 인도될 원유 판매가는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다음달 아시아로 수출될 아랍 경질유 OSP는 두바이와 오만 유종의 평균 가격보다 배럴당 4.00달러 높게 책정된 상황이다.

OSP는 사우디 아람코가 아시아로 수출하는 원유에 대해 벤치마크 유종의 평균 가격에 할인·프리미엄(할증)을 붙여 결정된다. 즉, ‘원유+OSP’로 최종 가격이 결정되는 만큼 OSP가 높아진다는 것은 아시아 등에 원유를 수출할 때 더 비싸게 판다는 뜻이다.

사우디 OSP는 통상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이라크, 이란 등 걸프만 석유 생산국들이 아시아 수출가격을 책정하는데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아람코는 전체 판매량의 60%를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국가에 인도한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위축된 원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응답한 정유사와 트레이더들은 사우디가 자발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하루 100만 배럴 감산 정책을 내년까지 연장할 것을 전제로 뒀다.

블룸버그는 "지난 한 달간 아시아 현물 시장이 둔화됐고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또한 9월 고점대비 15% 가량 하락했다"며 "이 때문에 사우디가 가격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동시에 미국, 유럽, 가이이나 등에서 원유가 중동보다 더 저렴하게 공급되고 있는 점도 OSP 인하의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된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원유를 중동으로 수입하는 국내 정유사들의 수익성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유도입 비용 하락으로 국내 업체들의 정제 마진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 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추가 감산 검토 소식에 국제유가는 지난 2거래일 동안 연속 상승 마감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89% 오른 배럴당 77.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내년 2월물 브렌트유 선물도 1.73% 오른 82.88달러에 거래됐다.

OPEC+는 내년 감산 규모를 논의해 왔고 내부 이견에 따라 애초 지난 26일로 예정했던 회의를 30일로 연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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