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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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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탄소중립, 경제성 보장된 원전 활용이 현실적 방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28 21:56

김재협 보좌관 "수소경제 활성화, 원전 통한 에너지 생산 경제성 확보 필수"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갈수록 심해질 것, 대형전원 송전 방식이 우리나라 현실에 맞아"



노동석 센터장 "정부의 계획, 금융지원, 인허가, 규제 개선 동반돼야"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원자력업계 전문가들이 수소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자력발전을 활용한 비용 효율적인 수소생산이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한국전력공사의 전력구매 비용부담을 가중시키지 않는 에너지믹스 구축과 동시에 정부와 규제기관의 정책·금융 ·규제·인허가·국민 수용성 확대 측면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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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사단법인 사실과과학네트워크에서 주최한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원자력산업 정책 제안 세미나’ 참석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수소경제 활성화, 에너지 생산의 경제성 확보 전제돼야

김재협 보좌관(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은 28일 사단법인 사실과과학네트워크에서 주최한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원자력산업 정책 제안 세미나’에서 "우리나라는 매년 수소에 수천억을 낭비하고 있다. 향후 5년 안에 전기수소차 지원에 12조원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국가적으로 큰 낭비다. 경제성이 보장된 상태에서 추진해야 하는데 아무런 준비 없이 밀어붙이고 있다"며 "한전에서 의무적으로 수소를 사도록 만들어 놨는데 전부 국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소는 싸게만 생산하면 정부가 나서지 않아도 모든 산업 부분에서 앞다퉈 활용하고 산업을 발전시킬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재생에너지가 앞으로 저렴해지니 그걸 활용해 생산하면 된다는 주장을 하는데 국내에서 재생에너지는 여전히 저렴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보좌관은 "원전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수소를 다루는 기술 발전 수준과 세계적으로 수소시장이 커지는 게 더 중요하다. 향후 세계 에너지시장에서 수소가 중요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수소 생산 원자로 개발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보좌관은 "결국 원전을 유지하고 있어야 수소경제 시대도 대비할 수 있다. 최근 분산에너지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지금 한전의 경영상황이나 우리나라 계통구조를 볼 때 중앙집중형이 최선이다. 동해안에 대규모 원전, 서해안남해안 화력발전을 통해 송전망으로 수도권에 가져오는 지금의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데 지난 정부에서 계통확보도 하지 않은 채 재생에너지 보급을 급격히 늘리면서 저렴한 발전원인 원전을 감발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가 늘어날수록 재생에너지가 아니라 다른 발전원들이 피해를 보고 이는 한전과 국민의 부담으로 다가온다. 앞으로도 소규모 사업자들이 많아 일일이 출력조절이 어려운 태양광과 해상풍력발전이 많아지면 공기업이 관리하는 대형발전원인 원전을 감발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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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협 보좌관(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이 28일 열린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원자력산업 정책 제안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보좌관은 "그러나 현재 정부의 방향은 분산전원, 즉 재생에너지 확대를 강조하고 있어 답답하다. 물론 전력을 생산한 곳에서 바로 소비하자는 분산 에너지의 취지는 상당히 좋다. 그런데 분산형 전원이 저렴해야 하는데 비싼 게 문제"라며 "원전은 1kw당 생산단가가 50∼60원인데 육상풍력은 200원 이상, 해상풍력은 300원 이상, 연료전지는 280원 이상이다. 국가경제와 서민경제에 약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분산형 전원은 영토가 넓은 중국, 캐나다, 호주 등 장거리 송배전 비용이 큰 나라에서나 필요하다. 우리는 워낙 영토가 적어 대형전원에서 송전을 하는 방식이 오히려 효율적"이라며 "송배전망 비용이 비싸다고 하는데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훨씬 저렴하다. 송전 선로 거리 당 송전량을 보면 우리나라가 독일보다 효율이 3배 이상 높다. 또한 이미 송전망 건설을 최소화 하면서도 1인당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준의 전력을 소비하고 있다. 그런데도 송전비용을 핑계로 대형발전원을 막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우리 여건에서는 대형원전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노동석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원전소통지원센터장도 "원전으로 수소 생산을 하는 게 현실적인 탄소중립 방안"이라며 "정부는 국내에서 300만톤의 수소를 만들겠다는 목표인데 국산형 원전인 APR1400의 경우 1400메가와트(MW)의 발전설비에서 80% 이용률로 수소를 만들면 연간 30만톤 정도를 만들 수 있다. 그럼 10기 정도면 된다. 그런데 이걸 태양광으로 치환하면 5배∼6배 용량이 필요하다. 100GW이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정부 당시 수립한 탄소중립과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이 나왔는데 2030년에 우리나라 수소 예상 소비량이 2800만톤이다. 천연가스 소비보다 많다. 60%인 2300만톤 정도를 수입하고, 나머지 500만톤은 국내에서 생산하고 그 중 300만톤은 재생에너지, 200만톤은 화석연료 기반으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원전을 활용해 1kw당 50원의 전기로 수소 1KG을 3500원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재생에너지로 하면 전기가격이 3∼4배 높으니 1KG에 10000원이 넘게 된다"며 "수소경제가 구축돼야 탄소중립에 근접할 수 있다고 한다면 무탄소전원인 원전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노 센터장은 수소생산용 원전 개발은 기존 발전용 원전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지원을 통한 저렴한 자금조달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원전 건설 비용이다. 한수원에 따르면 한 호기당 비용이 5조원으로 추산된다"며 "아직은 충분히 지불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런데 앞으로 금리나 환율이 더 오르면 힘들다. 우리나라의 적기 준공과 예산범위 내 건설이 가능한 이유는 정부(공기업)가 직접 하기 때문"이라며 "건설비의 대부분은 건설 중 이자비용인데 만약 연간 이자율이 5%라고 하면 공기가 1년 지연되면 이자비용만 5000억원이 더 들어간다. 지금까지는 정부가 보증을 하니 제 때 적절한 비용으로 된 것이다. 수소전용설비도 마찬가지 방식이 안되면 어렵다"고 설명했다.

결국 정부 주도의 계획과 대규모 자본을 저렴하게 조달하는 게 사업 성패의 관건이라는 게 노 센터장의 주장이다.

그는 "민간 자본으로 추진하면 이런 부분에서 불확실성이 커진다. 자본조달금리가 더 비싸질 수 있다"며 "실제 미국과 영국은 원전 건설을 민간이 프로젝트파이낸싱으로 하는데 금리가 9∼10%다. 우리는 그동안 3% 이내로 지었다. 민간이 하면 불확실성이 크니 높은 이자를 요구한다. 사채 이자가 높은 것과 비슷하다. 투자를 했는데 실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가 민간에 완전히 맡기면 목표에 도달하기 어렵다. 정부가 수소가 탄소중립에 꼭 필요한 자산이라고 하면 직접 개입해서 도와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원전 인허가·규제체계 개선 시급

노 센터장은 "수소생산전용 원전은 기존 원전과 다른 추가적인 인허가나 규제체계가 필요하다"며 "그런데 지금 규제 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보면 기대가 안된다"고 말했다. 노 센터장은 "지난 정부가 한빛 4호기 원전을 2년 가까이 점검만 했다. 그 후에 고치면 되는데 안하고 재차 한전기술에 안전성검토 용역을 줬고 이후에 나온 용역결과도 못 믿겠다고 프랑스의 관련 기관에 6개월 용역보고서 검토 용역을 다시 줬다"며 "그리고도 시멘트학회에 또 1년 짜리 용역을 줬다. 그리고 그걸 KINS에 또 용역을 줘서 결국 원전이 5년 내내 서 있었다. 이건 원전을 돌리지 않고 싶어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안 돌리는 게 최고로 안전한 거라고 판단한거다. 정치적으로 눈치를 많이 본 것이다. 발전용이든 수소생산용이든 이런 규제체계라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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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대(오른쪽 두번째) 사실과과학네트워크 대표가 28일 열린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원자력산업 정책 제안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영대 사실과과학네트워크 대표도 "원전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규제가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진영논리에 막혀 꼬투리만 잡히면 반대 진영에서 최대한으로 부정적인 면만 부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에너지경쟁력 확보 방안은 원자력이 사실상 유일하다. 재생에너지 자원도 부족하고 석유와 석탄, 천연가스(LNG)는 거의 전량 수입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없다. 그런데 원자력 조차도 규제기관에서 스스로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고 덧붙였다.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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