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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심각한 표정으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수도권 위기론’이 확산하자 당이 비상하게 움직였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당장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 강구와 맞춤형 대안 수립을 약속했다.
당은 또 13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하기로 했다. 15일엔 의원총회를 열어 당 쇄신안 관련 의원을 수렴할 예정이다.
특히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고 인재영입원회와 총선기획단도 조만간 출범시킬 방침이다.
현 지도부 퇴진에는 선을 긋고 별도의 쇄신 기구 등을 발족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지도부 또는 고위급의 책임론과 함께 임명직 당직자 총사퇴 등 인적 쇄신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민심의 질책을 소중히 받들어 쇄신을 위한 기구를 조속히 발족하고 당의 전략과 정책 방향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이날 전격 자진사퇴도 이런 당의 움직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행 후보자는 지난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주식 파킹’ 의혹과 인사청문회 중도 이탈 등으로 야권의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선거 이튿날 발 빠르게 나선 것은 내년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싸늘한 수도권 민심을 확인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당 안팎에선 강서구청장 참패를 여권이 민심의 맞선 결과로 풀이했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돼 강서구청장직을 상실했다.
그런데도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특사로 김태우 후보를 전격 사면·복권하면서 보궐선거를 불러온 김 후보가 대법원 유죄확정 3개월 만에, 그것도 당 공천으로 보궐선거에 출마하게 했다. 대법 유죄확정으로 구청장직을 상실해 귀책사유가 있는 보궐선거에 무공천도 모자라 다시 출마했다는 것 자체가 명분을 잃고 민심이 등을 돌리게 했다는 평가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결과를 존중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여 성찰하면서 더욱 분골쇄신하겠다"며 "이번 선거의 패인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총선 승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우리 당이 약세인 지역과 또 수도권 등에서 국민들의 마음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도록 맞춤형 대안을 마련하겠다"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더욱 낮은 자세로 민심에 귀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비록 선거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그 결과를 견강부회하지 않고 민심의 회초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패배를 딛고 다시 전진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선거는 전국 기초단체 중 한 곳에 불과하지만 국민 전체의 민심이라 여기고 그 뜻을 깊이 잘 헤아리겠다"며 "당 정책과 운영에 부족한 점을 찾아 보완하고 국민 뜻에 더욱 부합하도록 경제, 민생 회복에 모든 힘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떤 선거 결과든지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이번 선거 결과가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면서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고심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선거 참패 이후 기초단체장 한 곳 선거라며 뒤늦게 의미를 축소하려 하지만 지도부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 선거로 나타난 민심을 강서구에 한정 짓지 말고 철저하게 반성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쇄신의 방향이 아닌 현 지도체제를 그대로 유지했을 땐 내년 총선 공천 작업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에선 이번 선거 참패의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진정한 쇄신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 앞에 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 위기론’에 대해 "생각보다 차이가 더 크다"며 "어떤 의미가 있는지 겸허히 잘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에서 "역대급 참패는 총선 6개월을 앞두고 수도권 민심을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새로운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axkj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