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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솔루션이 11일 발간한 ‘전력거래소의 거버넌스 현안과 정책적 제언: 지속가능한 변화를 위해’ 보고서 표지. 기후솔루션 |
재생에너지 보급 이전에 전력시장에서 소수의 대규모 화력발전소 몇 개를 운영했을 때와 달리 지금은 수만 개의 다수의 소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돌려야 하는 상황이다.
기후솔루션은 전력계통과 시장을 운영하는 게 더 복잡해지면서 이를 운영하는 심판 역할을 하는 전력거래소의 역할을 더욱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전력거래소가 한국전력공사와 한전 산하 발전자회사에 종속돼있어 심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력시장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주로 추진하는 민간기업에 불리하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기후솔루션은 전력거래소 거버넌스의 문제점과 제언을 담은 ‘전력거래소의 거버넌스 현안과 정책적 제언: 지속가능한 변화를 위해’ 보고서를 11일 발간했다.
보고서는 독립계통운영자(ISO)로서 전력거래소의 이사회 독립성을 보장, 전력시장과 계통 운영의 주요 정책을 협의하는 하위 위원회의 구성 다양화, 폐쇄적인 의사결정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양한 전력시장 구성원의 목소리가 공정하게 반영될 수 있게 하고 임원진 구성 및 추천과 선임을 비롯한 선임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밝혔다.
보고서에서는 전력거래소의 규칙을 결정하는 이사회와 위원회의 구성원이 한국전력공사와 한전의 발전자회사 임원으로 구성됐다고 지적했다.
전력거래소 정관에는 회원사 중 출자금 납부 비중이 높은 곳의 임원을 비상임이사로 우선한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전과 발전자회사의 임직원은 전력거래소 이사회에 3명, 하위 위원회에 7명이 선임돼있다.
전력거래소 정관에서 이사회는 5인 이내의 회원대표 비상임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데 현재 선임된 회원대표 비상임이사는 3명으로 이들 모두 한전과 발전자회사 임원이다.
한전의 발전회사들이 보유한 발전설비의 70%는 화력발전으로 결국 전력거래소의 의사결정은 재생에너지보다는 화력발전 사업자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보고서에서는 미국의 전력거래소와 비슷한 독립계통운영자는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이사회에 전력시장 참여자를 임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도 계통운영자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지난 2019년에 국가계통운영자(NGESO)를 송전망 소유권자인 국가송전망시스템(NGET)으로부터 분리해 별도의 법인으로 설립했다.
다만 NGESO가 송전망 소유권자와 동일한 기업집단 소속인 점이 적절하지 않음이 지적되면서 영국 정부는 송전망 소유권자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미래형 계통운영자(FSO)를 신설할 예정이다.
보고서에서는 해결방안으로 전력거래소가 독립적 기관으로서 전력시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이사회, 각종 하위 위원회 구성과 관련한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는 밝혔다.
전력시장의 구조가 다수의 사업자들이 참여하는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변하면서 전력거래소가 다양한 전력시장 참여자의 의견을 공정하게 반영하고, 관련한 논의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 저자인 최서윤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화석연료를 태우는 화력발전을 퇴출하고 재생에너지와 같은 분산형 발전원이 확대되는 에너지 전환은 피해갈 수 없는 전 세계적 흐름"이라며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기 위한 첫 단추로 전력계통과 전력시장의 공정한 운영을 책임지는 전력거래소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wonhee454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