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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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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Y, 벤츠 제치고 수입차 판매 1위…가격으로 승부한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10 14:56

테슬라, 9월에 모델 Y 4206대 판매…지난 8월 대비 875.9%↑



LFP 배터리 탑재해 가격 경쟁력↑…실구매가 4000만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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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지난달 모델Y를 국내에서 4206대 판매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정인 기자] 테슬라 모델 Y가 지난달 국내 전기차 시장 판매량 1위에 올랐다. 국내 전기차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저렴한 리튬·철·인산(LFP) 배터리를 장착한 중국산 제품을 수입하며 가격을 부담을 줄인 영향이다.

10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 모델Y 판매량은 4206대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20% 증가했다. 지난 8월 판매량과 대비하면 875.9% 늘었다. 수입차 업체가 단일 모델을 한 달에 4000대 이상 판매한 것은 이례적이다. 국내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3510대)보다 많이 팔린 것이다. 현대차 아이오닉5(821대)·아이오닉6(401대)과 기아 EV6(757대)·EV9(787대) 등 국내 주요 전기차 판매 대수를 모두 합쳐도 모델Y에 미치지 못했다.

테슬라 모델Y의 수요가 높아진 데는 가격 인하 정책의 영향이 크다. 앞서 테슬라는 LG에너지솔루션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장착한 미국산 모델인 모델 Y 롱레인지(7874만원), 퍼포먼스(8534만원) 모델을 국내에 판매했다. 지난달부터는 중국 CATL이 제작한 LFP 배터리를 얹은 중국산 ‘모델 Y RWD’를 기존 판매가격 보다 최대 2800만원 가량 낮춰 5699만원에 내놨다. LFP 배터리는 중량당 에너지밀도가 낮아 무겁고 주행거리가 짧다는 단점이 있지만 가격이 저렴하다.

모델 Y가 5700만원 이하의 가격으로 출시되면서 소비자는 전기차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국내 기본 가격은 친환경차 국고보조금을 최대한 받을 수 있는 5699만원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하는 보조금을 합하면 모델Y의 실제 구매 가격은 4000만원대로 떨어진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LFP 비중은 2020년 6%에서 지난해 27%까지 늘었다. 실제 다른 완성차 업체도 LFP 배터리 차량을 도입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전기차 모델 EQA와 EQB에 LFP 배터리를 사용한다. 포드는 올해 말 머스탱 마하E에 LFP 배터리를 도입할 계획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LFP 배터리 탑재 모델들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KG모빌리티는 중국 비야디(BYD)의 LFP 배터리를 탑재한 토레스EVX를 출시했다. 기아의 경형 전기차 레이EV도 중국 CATL의 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업계에서는 LFP 배터리의 저렴한 가격을 장점으로 인정하면서도 가격을 낮춘 수입 전기차가 국산 전기차 수요를 압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FP 배터리 차량의 경제성으로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 인하 압박이 거세질 것"이라며 "국산 전기차가 받을 타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국 생산 전기차에 유리한 방향으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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