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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십일리터 대표. 사진=십일리터 |
한낱 ‘목동’에서 당당한 ‘장군’로 성장한 ‘스타’ 스타트업을 꿈꾸며 벤치마킹하는 국내외 창업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성공의 열매를 맛보기 위한 과정은 매우 험난하다. 스타트업(창업)은 했지만 점프업(성장)하기까지 성공보다 좌절이 더 많은 ‘정글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부단히 돌팔매질을 연마하는 ‘다윗 후예’ 스타트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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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기업 십일리터는 강아지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에 흔히 나타나는 슬개골 탈구, 치주질환 등의 반려동물 진행성 질환을 인공지능(AI)으로 판별해 건강관리를 도와주는 플랫폼 ‘라이펫’을 개발·운영해 주목받고 있다.
김광현 십일리터 대표는 "치주질환과 슬개골 탈구는 진행성 질환으로, 암처럼 단계별로 구분된다"며 "치주질환의 경우 3기가 넘어가면 수술해야 하나 1기, 2기부터 관리하면 진행을 늦춰 악화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병원비가 고가에 형성된 만큼 자주 병원을 방문하기 쉽지 않으나, 라이펫을 이용하면 미리 판별해 징후가 있으면 조기 수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라이펫은 동물용 의료기기로 등록이 완료된 만큼 판별 유효성에 자신이 있다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실제로 소매보험사 한 곳과 제휴 진행 시 서비스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담당자가 키우고 있던 강아지에게 직접 사용하자 슬개골 탈구 가능성이 판별됐고, 병원 검사에서 1기 진행 중으로 진단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검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진행성 질환 AI 판별 기술은 동물병원에서 수의사들이 직접 검사하거나 자체 기술을 통해 질환을 판별한 사진 1만 5000장의 학습을 통해 제작했다.
또한, 말티즈 및 포메라니안 등의 소형견은 관절 질환에 취약하고, 불독과 시츄 등 안면이 짧은 견종은 호흡기 질환에 취약한 만큼 품종이나 연령 별로 자주 발생하는 질병을 결과에 녹여 보여주는 것도 라이펫의 장점이다. 문진과 판별을 통해 반려동물의 취약 부위와 건강 점수를 제공한 뒤 질병 예방 생활 습관도 함께 지원하기 때문으로, 관절 부하나 체중 관리를 위한 적정 칼로리 섭취량과 사료 권장량도 함께 알려주고 있다.
더욱이 라이펫은 사용자가 품종·연령·나이·전조증상 등을 응답한 것을 기반으로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비대면 건강 체크 기능과 수의사 상담 서비스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수의사 상담은 내과·외과·행동학·응급처치 총 4분야의 수의사가 분야별로 각각 맡아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상담 시 평일 기준 한 시간 내 답변을 제공하는 것이 원칙으로, 반려동물의 정보가 없으면 원론적인 대답만 제공할 수 있으나 비대면 건강 검진과 진행성 질환 판별 AI 등을 이용해 자세하게 상담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김 대표는 말했다.
현재 라이펫에서 질환 완화를 돕기 위해 판매하고 있는 물품도 상담을 제공하는 수의사들이 직접 선별을 거친 것으로 효과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영양제가 많은 것과 달리 논문을 통해 확인된 유효 성분을 함유한 제품만을 엄선한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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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펫의 AI 건강체크 화면 이미지. 사진=십일리터 |
원격의료가 합법화된 미국 등의 해외 시장 진출 계획도 염두에 두고 있다. 십일리터는 최근 농업기술진흥원에서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인 ‘CES 2024’ 참여 추천 기업으로 선정된 만큼, 박람회 참여를 미국 진출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사진을 통해 질병을 예측하는 서비스는 원격의료가 합법화된 미국 시장에서 선보이기 적합하다"면서 "기존의 원격 의료 솔루션에 탑재하는 형식으로 기술을 제공한 뒤 안정화되면 자체적인 서비스를 지원하는 게 목표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연말에 반려동물을 촬영해 비만도를 측정해 판별하는 AI를 출시하고, 내년 중으로 안과 질환과 피부 질환까지 판별하는 AI를 추가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김광현 대표는 "내과질환은 판별이 쉽지 않더라도 겉으로 병변이 드러나는 모든 외과질환을 미리 알아보고 상태를 확인해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게 하는 게 라이펫의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ky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