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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우유·맥주 다(多)오른다…연말물가 '경고등'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05 18:10

유류 가격 고공행진에 생활물가 동반상승
10월에만 우유·맥주값 올라 외식물가 자극
수도권·부산 지하철도…전기·가스 상승 압박
정부 "과도인상 점검…난방비 등 선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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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김종환 기자] 다소 주춤하던 국내 소비자물가가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연말 물가’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8월에 이어 9월에도 3%대 오름세를 나타내면 두 달 연속 고공행진 양상을 보였다.

정부는 9월 물가상승이 국제유가 상승과 동절기로 전환하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며 10월부터 안정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10월 시작과 함께 우유·맥주 등 식음료 가격뿐 아니라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이 잇따라 오르고, 4분기에 전기·가스 요금 인상도 검토되고 있어 연말 물가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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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에 우유·맥주 잇단 인상 생활물가 자극

5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99(2020=100)로 전년 동기 대비 3.7% 올랐다.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제품 가격 둔화세 감소를 9월 물가 상승폭을 키우는 작용을 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기름값 상승 변수 외에 일반생활물가와 밀접한 농축수산물(3.7% 증가), 빵·우유·커피 등 가공식품(5.8% 상승), 동절기 난방비 관련 공공요금(19.1%) 등 다른 변수들이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는 점에서 물가관리의 불안정성이 우려된다.

특히, 10월 들어 우윳값이 오르며 아이스크림·빵 등 가공식품 가격도 연쇄 인상되는 가능성이 높아진 점이다. 지난해 유업계가 우유 제품값을 평균 10% 올리면서 빵·아이스크림 가격이 각각 6%대, 20%대로 오른 바 있다.

맥주 등 주류 물가도 꿈틀대고 있다. 오비맥주는 오는 11일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 인상한다. 오비맥주가 국산 맥주 가격을 올리는 것은 약 1년 7개월 만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환율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입에 의존하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물류비 상승으로 제품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오비맥주가 가격 인상으로 경쟁사들도 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오비맥주가 국산 맥주 가격을 인상한 이래 하이트진로도 테라·하이트 등 일부 제품값을 올렸다. 다만, 주류업계는 당장에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먹거리 물가가 들썩이면서 카페와 제과·제빵 등 외식업계의 비용 증가에 따른 가격 동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지난 달 외식물가가 4.9%로 2021년 12월(4.8%) 이후 2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안정된 상황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지하철 요금도 오르고, 경유값은 다시 1600원대…전기·가스도 꿈틀

식음료 가격의 상승에 더해 이달에 한국철도공사는 오는 7일부터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하철 기본요금을 기존 1250원에서 1400원으로 150원 오른다. 수도권 전철 기본요금 인상은 지난 2015년 6월 이후 8년 4개월만이다.

부산시도 6일부터 시내버스 요금 350원, 도시철도 요금 150원 각각 인상한다고 5일 밝혔다.

기름값은 최근 고공행진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5일 기준 전국 주유소의 평균 가격은 휘발유가 ℓ당 1796.35원, 경유는 1701.15원이다. LPG충전소의 자동차용 부탄 평균 가격은 940.32원이다. 12주 동안 이어진 국내 석유류 가격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부가 4분기 중 전기요금 인상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가스요금 조정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최근 소비자물가의 상승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장관 겸 부총리는 5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석유류는 국제유가 대비 과도한 인상이 없도록 업계 협력 및 현장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서민부담 완화를 위해 동절기 난방비 대책을 이달 중 선제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대외 불확실성이 상당한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경제 회복세 확산을 위해 정부의 정책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추 부총리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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