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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동행카드 도입시행 브리핑 단상 향하는 오세훈 시장.연합뉴스 |
연합뉴스에 따르면, 11일 서울시는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 이용권인 ‘기후동행카드’(Climate Card)를 내년 1∼5월 시범 판매하고 보완을 거쳐 내년 하반기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인상분이 반영된 내년 1월 1일 기본요금(지하철 1400원·시내버스 1500원·마을버스 1200원)을 적용하면 서울에서 하루 2회 이상 대중교통을 탈 경우 요금 할인 혜택이 생긴다.
기후동행카드는 실물 카드와 스마트폰 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카드는 최초 3000원으로 구매 후 매월 6만 5000원을 충전하면 된다. 앱은 시범 기간 안드로이드에서만 제공하며 본사업 때 iOS까지 확대된다.
서울에서 타고 내리는 지하철 1∼9호선을 비롯해 경의·중앙선, 분당선, 경춘선, 우이신설선, 신림선까지 이용할 수 있다. 단 기본요금이 다른 신분당선은 제외된다.
경기·인천 등 다른 지역에서 하차할 경우에도 이용할 수 있지만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승차할 때는 쓸 수 없다.
버스는 시내·마을버스 모두 이용할 수 있고 경기·인천 등 타 지역 버스나 기본요금이 상이한 광역버스에서는 불가하다.
타 지역 버스 구분 기준은 ‘노선 면허’ 지역이다. 노선번호를 검색하면 확인할 수 있다.
공공자전거 따릉이는 ‘1시간 이용권’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한강 리버버스 등 새로 추가되는 차세대 친환경 교통수단까지 확대 적용된다.
서울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승용차 이용이 늘어나며 줄어든 대중교통 수단분담률(하루 중 이용하는 교통수단의 분포 비율)을 끌어올려 기후위기 대응 단초를 마련한다는 목표다.
2021년 서울의 대중교통 수단분담률은 2018년 65.1%보다 감소한 52.9%였다. 반면 승용차 수단분담률은 같은 기간 24.5%에서 38.0%로 늘었다.
시는 새 제도로 연간 1만 3000대가량 승용차 이용이 줄고 연 3만 2000t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 중 수송 분야 온실가스가 17%(약 763만t)를 차지해 이를 줄이려면 승용차 이용을 대중교통 수요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시는 고물가와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따른 가계 부담 완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시는 약 50만명의 시민이 1인당 연간 34만원 이상의 할인 혜택(따릉이 포함)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중 승용차로 출·퇴근하거나 주말에 승용차를 타다 대중교통으로 전환하는 모든 경우를 포함한 수치다.
만일 은평뉴타운에서 평일 교대역까지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고 주말에 승용차로 교외로 나들이를 간다면 이를 기후교통카드로 대체할 때 교통비가 절반 가까이 줄게 된다.
한 달 교통비 12만원(대중교통 8만 1400원, 주유비 3만 8600원)이 6만 5000원으로 줄기 때문이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서울 권역에서만 매월 6만 5000원 이상 대중교통 요금을 내는 시민이 90만명으로 추산됐고 알뜰카드와 정부가 도입 예정인 K패스 이용자 등을 빼면 50만명이 남는다"며 "50만명이 주말 따릉이까지 탄다는 가정하에 기후동행카드를 월 40회 이용하면 산만큼 값을 하고, 60회 쓰면 3만원의 할인 혜택을 본다"고 설명했다.
요금 할인 시범사업 재원은 총 750억원으로 추산됐다. 50%는 서울시(지자체)가, 나머지 50%는 운송기관이 부담하는 구조다.
윤 실장은 "내년 하반기 요금 인상 시 지하철은 3500억원, 버스는 3000억원 가까이 수입이 늘어난다"며 "이 중 10% 정도는 시민에게 돌려주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재정을 아끼고 요금을 올리지 않는 것이 대중교통 활성화에 더 효과적이지 않으냐는 물음에는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할 교통정책 수단으로서 가치가 있고 승용차를 대중교통으로 전환하거나 따릉이 이용을 늘리는 등 부가효과를 얻을 수 있어 투자가치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서울 시내버스 기본요금은 8월 12일부터 300원 올라 1200원에서 1500원이 됐다. 지하철은 10월 7일부터 1250원에서 1400원으로 150원 인상된다. 내년 하반기에 150원 더 오른다.
시가 참고한 해외 사례는 독일이다.
독일은 지난해 6∼8월 한화 약 1만 2000원으로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하는 ‘9유로 티켓’을 실험 도입해 약 5000만장을 판매했다.
그 결과 대중교통 이용 25% 증가, 이산화탄소 180만t 저감, 물가상승률 0.7% 감소를 비롯해 교통혼잡 개선, 신규 이용자 증가 등 사회경제적 효과를 달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5월부터 월 49유로 ‘도이칠란트 티켓(D-Ticket)’을 본격 도입해 3개월여 만에 1100만장을 판매했다.
이외에 프랑스 파리는 월 72.9유로 정기권을, 오스트리아는 연 1095유로 ‘기후 티켓’을 운영 중이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기후동행카드는 교통 분야의 신 패러다임"이라며 "탄소 저감을 위한 시의 노력, 승용차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으로 전환한다는 정책 목표, 서민 중산층이 주로 이용하는 대중교통을 교통복지 측면에서 고려하려는 고민이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루 종일 경제활동을 위해 지하철과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분들에게 큰 절약 효과와 경제적 유인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카드를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 전체로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이는 재정이 소요돼 각 지자체와 협의가 필요하다.
오 시장은 "제도 자체는 오래전부터 검토했지만 보안을 위해 인천, 경기도에는 일주일 전 알리고 논의를 시작했다"며 "흔쾌히 동의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논의해보자는 정도의 분위기가 실무선에서 나온 것으로 들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은 교통에 관한 한 운명공동체가 될 수밖에 없어 다른 지자체와 연계가 절실하다"며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 시범사업부터 함께 시작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지사가 이끄는 경기도는 서울시가 충분한 협의 없이 발표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경기도는 보도자료를 내고 "하나의 생활권을 가진 수도권 교통 문제는 특정 지자체만의 일방적 노력이 아니라 공동 노력이 요구되는 난제"라며 "서울, 인천, 경기 등 3개 지자체가 참여하는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고 협의체를 통해 도입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내년 7월 도입을 목표로 추진하는 K패스와 중복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호의적이지 않은 분위기로 알려졌다. 수도권 지하철 일부 구간의 운영주체인 코레일과도 조율이 필요하다.
오 시장은 "정책적 접근 자체가 다르기에 양립 가능할 것"이라며 "정책 간 선의의 경쟁이 이뤄지고 개인의 교통수단 이용 패턴에 따라 경제적 이익이 달라질 텐데, 아마도 수도권에서는 기후동행카드가 더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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