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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재건축 ‘대어’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소송전에 휘말리면서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 사진은 은마아파트 외벽 모습. 연합뉴스 |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비상대책위원회 성격의 은마소유주협의회(이하 은소협)는 초대 조합장으로 선출된 최정희 추진위원장을 상대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서울중앙지법은 다음달 13일 가처분 소송에 대한 첫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달 19일 열린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설립 총회에는 전체 조합원 4278명 중 3654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최 위원장은 무효표를 제외하고 전체 76.3%에 해당하는 2702표를 받아 838표를 받은 이재성 은소협 대표를 꺾고 초대 조합장 자리에 선출됐다.
은소협은 선관위원 선임부터 사전 우편 투표함도 참관인 없이 무방비로 관리돼 선거 공정성이 해쳐졌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반면 추진위윈회 측은 선거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강남 재건축 사업의 ‘대장주’로 꼽히고 있다. 해당 단지는 1998년 처음 정비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으며 2003년 추진위를 설립했지만 20여 년 넘게 내부 이견 및 재건축 규제로 사업이 지연돼 왔다. 그러다 최근 재건축 조합 설립이 임박하면서 입주자 및 수요자들의 기대감은 커져갔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도시계획위원회를 개최하고 은마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계획 심의를 통과시켰으며 이로 인해 28개동 4424가구 규모의 은마아파트는 향후 33개동 5778가구, 최고 35층 이하로 재탄생 할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선출 당시 은마아파트는 용적률이 204%에 달해 사업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분담금 부담을 낮추도록 노력할 것이며 2년 내로 이주를 시작하겠다는 점을 밝혔다.
실제 이 같은 호재는 아파트 가격에도 반영됐다.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2일 27억2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난 1월 19일 거래(21억5000만원) 금액 대비 5억원 이상 올랐다. 이는 약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가격이 약 20.9%나 상승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조합장 관련 소송이 발생하자 이로 인한 사업 지연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커져만 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단지 통과 여부가 해당 단지 가치 변화를 결정할 것이라는 지적 또한 이어지고 있다.
현재 현대건설과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제3의 타협안을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국토교통부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며 원안을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GTX-C 노선의 이슈 관련 "은마아파트 관통 문제는 재론의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재론의 여지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문제는 향후 은마아파트의 가치가 상승에 가장 큰 방해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소송이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 속도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이제 시작단계여서 공사비, 추가 분담금, 설계 관련 해결해야할 사항이 많은데 조합장 직무집행이 정지된다면 사업 속도에 분명 영향을 줄 것"이라며 "재건축 사업은 시간과 비용이 중요한데 시간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이어 "은마아파트 측에서 GTX-C 관련 의견들을 아무리 내놓는다고 해도 국가적 사업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것들이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