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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운용자산 이익 일제히 뛰었는데…생보사 못 웃는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29 14:48

지난 5월말 기준 국내 생보사 운용자산이익률 3.4%



자산운용률도 90%대 중반 넘어…생보사 기준 평균 98.1%



업계 "생보사는 저성장 국면 처해 분위기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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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국내 생명보험사 운용자산이익률은 3.4%를 가리켰다. 연합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국내 주요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이 최근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적용 이후 자산운용을 통한 수익성 증대가 나타나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장기보장성 보험이 줄어들고 있는 생명보험사의 경우 손해보험사와는 미묘한 분위기 차이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국내 생명보험사 운용자산이익률은 3.4%를 가리켰다. 회사별로는 AIA생명(5.9%), 흥국생명(5.2%), 미래에셋생명(4.5%), DB생명(4.0%), DGB생명(3.9%)이 이익률 상위를 차지했다. 생보사들이 2020년부터 3.1~3.2% 수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올 들어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23개 생보사들의 지난해 말 기준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3.00%였다. 손해보험사는 1분기 기준 5대 손보사(메리츠·삼성·현대·KB·DB)의 합계로 살펴볼 때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2.79%다. 자산운용이익률은 보험사가 보유 자산을 예금이나 부동산 등에 투자하고 올린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투자 성과가 부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보험사들의 자산운용률도 9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 5월 말 기준 생보사들의 자산운용률 평균은 98.1%다. 5대 손보사의 자산운용률은 6월 말 평균 95.2%로, 전년 말 대비 11.7%p 올랐다. 자산운용률이 높다는 것은 전체 보유 자산 대비 투자로 투입돼 운용되고 있는 자산의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보험사가 운용자산을 늘린 것과 실제 이익률이 크게 오른 것은 금리 상황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사는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각종 자산에 투자해 운용하고 수익을 내는데, 통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에 높은 비중으로 투자한다.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채권금리가 연동해 오르고, 이는 신규 채권 투자 시 환경 개선으로 연계돼 운용자산 수익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 운용자산에서 채권은 생보사 47.9%, 손보사 36.1%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해 3월부터 기준금리를 11회 인상하며 현재 5.25~5.50%까지 금리를 올렸다.

보험사가 높은 수익률을 거두면서 예정이율이 오를 경우 소비자로서는 보험료가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이나 환급금을 지급할 때 적용하는 이율로, 보험료 산정 시 기준이 된다.

다만, 엄밀히는 손보사와 생보사의 사정이 다를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최근 생보사는 손보사 대비 보험 판매를 통한 매출이 줄고 있어 저성장 국면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생보 업계 수입보험료는 0.3% 증가에 그쳐 사실상 성장성이 멈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안정적인 성적 유지를 위해서는 투자실적에 비중을 높여 실적방어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제시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적용 이후 보험사별 계리 가정에 따라 보험수익 산정에 대한 변동이 커지고 있어 보다 변동성이 작은 투자수익의 중요성도 높아진 상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와 손보사의 업황과 분위기가 미묘하게 다르다"며 "앞서 IFRS17 적용을 앞두던 때부터 수익성 제고에 필수적인 모습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미 지난해부터 생보사들이 자산운용 부분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경쟁력 높이기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인구 감소 등으로 장기보장성보험 가입자가 줄어들고 주력상품인 종신보험의 신계약 규모가 감소하면서 업계 불황이 점쳐지자 이에 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보험 상품 판매로 높이는 수익성보다 리스크가 있어 이에 대한 관리 능력도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에 힘입어 운용자산에서 이익을 볼 수 있었지만 회사별 운용능력은 다를 수 있고, 자산운용으로 인한 수익성은 금리 변화에 민감하다는 특성이 있어 고수익과 안정성을 동시에 가져갈 수 있도록 리스크 관리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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