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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10월 사퇴설' 현실화?…17일 ‘백현동 의혹’ 檢 출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10 14:58

"정권 위기 모면하겠다는 의도…당당히 임할 것"
야당 대표 신분으로 4번째 檢 출석 조사받게 돼
"이 대표, 사법리스크 정면 돌파해 결자해지 나설 것"
"내년 총선 앞두고 비대위 꾸려 총선 진두 지휘할 것"

발언하는 이재명 대표<YONHAP NO-116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17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등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에 응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재명 대표는 야당 대표 신분으로 검찰에 네번째로 직접 출석해 조사를 받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이번 검찰 소환 조사도 이겨내고 당 대표 자리를 무사히 지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본인의 ‘사법리스크’ 등으로 최근 한 때 이 대표 ‘10월 사퇴설’이 흘러나왔던 만큼 검찰의 이번 이 대표 검찰 소환 조사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이 대표 측근과 당의 부인으로 잠잠해진 듯 했던 이 대표 10월 사퇴설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당초 제기된 이 대표 10월 사퇴설은 검찰이 이르면 이달 말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다음달 국회에 체포 동의안을 제출하면 국회 본회의 체포 동의안 표결에 앞서 이 대표가 법원에 자진 출석해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구속될 경우 10월쯤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다는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같은 이 대표 10월 사퇴설 시나리오의 첫 단추가 검찰의 이번 이 대표 소환 조사로 꿰어졌다고 분석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최근 이 대표에게 배임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이 대표는 17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 대표를 소환해 백현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민간 시행사 측의 청탁을 받고 부지 용도 변경 등 특혜를 주는 데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백현동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시행사에 이례적인 부지 용도 변경, 민간임대아파트 공급 조건 완화 등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강선우 대변인이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민심이 윤석열 정부에 등을 돌릴 때마다, 무능 정권의 위기마다, 검찰이 이재명 죽이기 나섰다"며 "대장동 수사로 무려 일 년 넘게 저의 모든 것을 탈탈 털었지만 아무 것도 나온 것이 없자 다른 사건으로 또다시 저를 조사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을 옥죄어 정권의 위기를 모면하겠다는 뻔한 의도"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소환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이 대표가) 17일 출석해 조사받기로 했다"며 "이 대표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이 와서 조율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정권의 무능을 감추기 위한 정치 수사"라며 "없는 죄를 만들어 뒤집어씌우는 것이 가장 큰 국가폭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역사와 국민이 엄중하게 심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도 "최악의 폭력은 국가폭력이다. 최악의 카르텔은 검사 카르텔"이라며 검찰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백현동 의혹과 관련한 배임 혐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대통령(박근혜 전 대통령)이 요구한 국가 소유 토지의 용도 변경을 해준 것이 특혜라는 게 말이 되는 소리냐"라고 반문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이번 검찰 출석으로 본인의 ‘사법리스크’에 정면 돌파해 결자해지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신이 안고 있는 ‘사법리스크’를 해결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 공천권 행사를 비롯해 총선의 긍정적인 결과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김철현 경일대 교양학부 교수는 "9월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의 회기 중에는 검찰에 출석을 할 수 없다"며 "가능하더라도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을 거쳐야 하는데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는 (검찰 수사를 받더라도) 당 대표직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본인이 사법리스크에 정면 돌파하지 않으면 공천권도 온전히 행사를 하기가 어렵고 내년 총선의 좋은 결과도 기대할 수 없게 될 뿐더러 장기적으로는 대통령 선거까지 나가는데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17일에 검찰에 당당하게 출석한다는 것을 보면 사법리스크를 스스로 결자해지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반면 당내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가상화폐 투자 의혹 등 여러 가지 사건으로 이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상병 인하대학교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가 법원과 검찰을 오고 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 대표 이름으로는 총선이 어려울 것"이라며 "아마 연말이나 내년 초 정도에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내년 총선을 진두 지휘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아마 친이재명(친명)계가 비상대권을 받아 내년 총선 공천을 하면 이 대표의 영향력이 살아 있을 것" 이라며 "이 대표는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하는 것 보다는 대통령을 하는 것이 1순위인 상황이기에 명예롭게 사퇴를 하는 것이 훨씬 유리한 플랜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앞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으로 1번, 대장동 개발 특혜 비리 의혹 사건으로 2번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 대표가 수사 받는 백현동 개발사업은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지은 사업이다.

검찰은 구속기소된 ‘백현동 로비스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민간 시행사 아시아디벨로퍼 정바울 대표의 요구사항인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 청탁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후 성남시가 부지의 용도를 자연·보전녹지에서 준주거지로 4단계 상향하고 민간임대아파트 공급 조건 완화 등 특혜를 준 것이라는 것이 골자다.

이를 통해 시행사인 성남알앤디PFV는 지난해 말 기준 3185억원의 분양이익을 얻었고 최대 주주인 아시아디벨로퍼는 약 700억원의 배당이익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성남시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지난달 25일에는 정 전 실장을 조사했다. 검찰은 성남시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지난달 25일에는 정 전 실장을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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