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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與 김기현 그래도 인정했는데...민주당 ‘文 책임’도 엇박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07 19:34
최고위원회의 참석하는 김기현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2023 새만금 세계 잼버리 대회 파행과 관련해 정치권 ‘책임 공방’이 지속 가열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부·여당 책임을 일부 통감하면서도 잼버리 준비 기간 대부분이 속했던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꺼내들었다.

반면 잼버리 개최지인 전라북도를 ‘텃밭’으로 둔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뿐 아니라 앞선 박근혜 정부까지 거론하며 책임 논쟁에 더욱 불을 붙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7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비록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초유의 폭염 탓이라고는 하지만 어떻든 현 정부·여당이 이번 잼버리 준비에 좀 더 철저하지 못했던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대회 마지막까지 당과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지금은 누구를 탓할 때가 아니다. 대역전 드라마를 위해 뭉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잼버리 대회를 위해 지난 7년간 노력해왔다. 전 정부 5년, 그 이전 정부 1년, 현 정부 1년"이라며 "너의 실패, 나의 실패가 없다. 실패하면 우리의 실패"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책임론에는 문재인 정부를 거론하며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세계 잼버리 새만금 유치가 확정된 건 2017년 8월 문재인 정권 시절"이라며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영상까지 찍어서 홍보에 열중했으며, 관련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종합계획 수립 등의 용역이 이뤄진 것도 모두 문재인 정권에서 주도했던 일임을 민주당 자신도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후 SNS에도 "지금은 대회 참가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면서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반전시키는 것이 급선무"라면서도 "그런데 마치고 나면 꼭 결산해야 할 것 같다"고 적었다.

그는 "기가 막히게도 ‘잼버리 1000억원 예산’ 상당 부분이 불필요한 용처에 과용되거나, 심지어 흥청망청식 외유성 해외 출장 잔치에 탕진됐음이 드러나고 있어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잼버리 준비를 위해 관계기관 공무원들은 8년간 총 99번의 해외 출장을 갔다고 한다"며 "전라북도 측이 55회, 부안군이 25회, 새만금개발청이 12회, 여성가족부가 5회, 농림축산식품부가 2회라고 한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들은 영국 버킹엄궁전·웨스트민스터 사원, 프랑스 몽마르트르 포도 축제·몽생미셸 수도원 등을 찾았고 중국 상하이와 대만 타이베이에서 크루즈를 타거나 고층 전망대를 오르기도 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잼버리 부실에 대한 책임 소재에 거듭 선을 그었다.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동계·하계 올림픽 그리고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우리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렇게 후진적 모습으로 세계인들의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는지 참으로 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잼버리는 박근혜 정부를 비롯한 역대 정부가 추진했던 국제 행사로 남 탓, 전임 정부 탓한다고 해결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잼버리가 성공적이었다면 문재인 정부 덕분이라고 했겠느냐. 잘되면 내 공, 못 되면 남 탓 좀 그만하라"고 쏘아붙였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정권 이양 1년 3개월이 되고도 전 정권 탓을 할 거면 뭐 하러 집권에 나섰냐"고 일침했다.

특히 문 정부 인사들은 전 정부가 박근혜 정부 시절 확정된 평창올림픽을 성공시켰다며 잼버리 상황과 비교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였던 이낙연 전 대표는 SNS에 "혹한 속에서 성공한 평창 동계 올림픽을 떠올린다"며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9개월, 내각 구성 후 8개월 만에 열렸다. 전임 정부를 탓할 시간도 없었고 탓하지도 않았다"고 꼬집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SNS에서 평창 올림픽 관련 "탄핵 중이던 박근혜 정부가 준비를 잘했을 리 있겠나. 전 정부 탓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슬프다"고 덧붙였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공세에 거리를 두는 목소리도 나온다.

잼버리가 열리고 있는 전북 부안이 지역구인 이원택 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기반 시설을 구축하는 것은 아무래도 문재인 정부가 역할(을) 했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폭염 그늘막을 설치한다든가, 냉풍 장치를 준다든가 생수를 공급한다든가, 에어컨 설비를 한다든가 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하에서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분명히 잘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윤석열 정부도 평가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특히 "민주당 입장에서 현장을 방문하고 싶은 욕구도 있을 수 있으나 요청이 오면 다 거절하고 있다"며 "비정치적 행사이기 때문에 정치 행위를 하면 안 된다, 배후에서 지원해주고 도와줘야지 정쟁의 한가운데로 끌고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폭염 등을 우려하며 적극적인 잼버리 대책을 주문했던 사실이 최근 알려지며 주목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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