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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아마존 고’는 망하지 않았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05 15:31

정희순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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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산업부 기자. hsjung@ekn.kr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최근 취재 차 미국 시애틀에 다녀왔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으나, 정보기술(IT) 분야를 담당하는 경제지 기자에게 인상적인 시애틀의 공간은 아마존(Amazon) 본사 옆에 위치한 아마존 고(Amazon Go)였다.

아마존 고는 따로 계산하지 않아도 물건을 집어서 나가기만 하면 자동으로 계산이 되는 혁신 서비스다. 이용자는 아마존 고 입장 때 아마존쇼핑 앱에 나타나는 QR코드를 찍기만 하면 된다. QR 대신 자신이 등록한 손바닥을 인식하는 방식으로 입장할 수도 있다.

아마존이 처음 ‘아마존 고’를 만들 때만 해도 이 매장은 오프라인 유통을 혁신할 것이란 기대를 받았으나, 사실 아마존은 이 매장을 철수하는 상황이다. 당초 계획은 2021년까지 미국에 총 3000개의 매장을 오픈하는 것이었지만, 지난 3월 기준 미국 내 아마존 고 매장 수는 31곳이다. 심지어 본진인 시애틀에서 마저도 철수 수순을 밟아 현재는 도심 내 4곳 밖에 운영을 안 한다.

우리나라는 아마존 고가 등장한 후 3년 뒤인 지난 2021년에 비슷한 형식의 무인점포들이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더현대서울의 언커먼스토어, 이마트24의 스마트무인점포가 대표적이다. 아마존 고에 적용된 손바닥 인식 기술도 마찬가지다. 아마존은 아마존 원(amazon one)을 지난 2020년 처음 공개했는데, 우리나라에선 최근 공항 면세점을 중심으로 서비스 적용이 속도를 내고 있다.

아마존 고가 망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의 분석은 여러 가지다. 혹자는 여기서 판매하는 제품의 경쟁력이 없다는 점을 꼽기도 하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유동인구가 줄면서 사업성이 급격하게 악화됐다는 점을 꼽기도 한다.

물론 유통의 관점에서 보면 아마존 고는 망한 사업일 수 있다. 그러나 IT의 관점에서는 조금 다를 것 같다. 아마존이 이끌어낸 무인점포, 손바닥 인식 기술 등은 조금씩 진화하며 사람들의 삶 속에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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