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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상반기 IPO 1위 만든 '이재현 솔루션' 눈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26 15:38

기가비스, 금양그린파워 상장 흥행...'WM만 잘한다' 불식



'IB 베테랑' 이부사장 영입 이후 성과...내부서도 조직개편으로 힘 실어



하반기 전망도 청신호, 케이뱅크, SSG 등 '대어급' 주관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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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사옥.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삼성증권이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주관 부문에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올 상반기 최대어 기가비스 등 3개사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작년 9월 부임한 ‘글로벌 투자금융(IB) 베테랑’ 이재현 부사장 및 IB1부문장의 리더십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이미 다수 조 단위 대어급 IPO 딜을 수임한 상태여서, 오는 하반기에도 IPO 호실적을 거둘 수 있을지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연초 이후 이날까지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에 신규상장된 회사(리츠 제외)는 총 42개사로, 공모금액은 9714억원이 모였다.

이중 리츠,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을 제외한 일반 상장기업 기준 가장 많은 주관 실적을 올린 증권사는 삼성증권(3개사, 1515억원)이었다. 삼성증권은 지난 3월 금양그린파워·지아이이노베이션, 5월 기가비스 상장을 성공적으로 주관한 바 있다. 리츠까지 포함하면 삼성그룹의 ‘삼성FN리츠’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기도 했다.

공모 청약 흥행 성적도 훌륭했다. 반도체 장비 제조사 기가비스의 경우 기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670대 1을 기록해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공모가로 정해졌다. 일반 청약에서도 약 10조원에 가까운 증거금이 모였으며, 상장 시가총액이 5000억원을 넘어 상반기 IPO 최대어로 꼽혔다. 금양그린파워 역시 수요예측 경쟁률이 1600대 1을 상회했으며, 일반청약 증거금도 5조원가량이 모였다.

본래 삼성증권은 IPO 시장에서 강점을 발휘하는 증권사는 아니었다. 자기자본 기준으로는 업계 톱 5위 내에 들지만, IPO 주관 실적 순위는 지난 2020~2021년 6위, 2022년 7위에 그쳤다. IPO뿐만 아니라 포트폴리오 내 IB 사업 비중 자체가 타 대형사에 비해 작은 편이어서, 보통 삼성증권은 자산관리(WM) 및 리테일에 강점을 가진 증권사라는 인식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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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삼성증권 부사장 및 IB1부문장. 사진=삼성증권


그러던 삼성증권에 작년 9월 이재현 부사장(IB1 부문장)이 취임하면서 ‘IB DNA’가 깃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부사장은 JP모건, 골드만삭스 홍콩, BNP파리바 홍콩 등 글로벌 금융투자사에서 IB 관련 업무를 수행한 베테랑으로 불린다. 특히 BNP파리바 홍콩 재직 시절에는 한국 IB 대표, 골드만삭스 홍콩에서는 PIA 한국투자 부문 대표를 맡은 바 있어 국내 사정에도 밝다는 후문이다.

이 부사장 영입과 동시에 삼성증권 차원에서도 대대적인 ‘힘 실어주기’를 진행했다. 당시 타 부서에 있던 자기자본투자(PI), 벤처캐피탈(VC) 등 관련 조직을 IB1 부서로 이동, 실질적으로 이 부사장이 삼성증권의 주식발행시장(ECM) 부문을 총괄하도록 했다. 이중 IPO를 총괄하는 IB1 부문 산하 캐피탈마켓본부의 경우 기존 본부장이 퇴사하고 현재 대행 체제가 유지되는 등 잡음이 있었지만, 결국 상반기 상장 주관 1위 실적을 거두면서 ‘이재현 리더십’을 증명해 냈다.

IPO 외에도 성과가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의 IB1부문은 지난 1분기 약 1974억원어치 롯데케미칼의 유상증자를 주관했다. 이같은 실적을 기반으로 지난 1분기 삼성증권의 인수 및 주선 수수료 수익은 180억원을 기록, 61개 증권사 중 3위에 올랐다. 2분기에도 약 5000억원 규모의 CJ CGV의 유상증자 공동주관사로 참여, 상당한 수수료 수익이 기대된다.

오는 하반기 삼성증권의 IPO 실적 전망도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다음 달 6일부터 센서뷰의 기관 수요예측이 예정됐고, 인수사로 참여하는 필에너지(주관사 미래에셋증권)의 일반 청약도 임박했다. 또 삼성증권이 주관을 맡은 서울보증보험, 노브랜드 등 6개사가 최근 신규 상장을 위한 청구서를 거래소에 접수한 상태다. 더불어 골프존카운티, 케이뱅크, SSG닷컴 등 대어들과도 일찌감치 주관계약을 맺고 상장 타이밍을 재는 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는 증시 회복에 따른 IPO 투심 회복이 기대되고 있어, 작년 초 이후 오랜만에 조 단위 대어급 등장이 유력한 상황이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6월달은 하반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앞서 관망하는 분위기였다"며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들이 상장사들을 선별하려는 분위기가 강하지만, 전체적으로 작년 대비 평균 경쟁률이 많이 올라온 편이라서 하반기 시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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