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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7~9일 사흘간 일본 도쿄에서 운영된 무신사 팝업 매장 등록을 위해 방문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무신사 |
◇내년 하반기 시장 상황 반영해 IPO 여부 결정
지난 2001년 온라인 커뮤니티로 출발한 무신사는 ‘패션 특화’ 커머스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오프라인까지 사세를 넓히며 성장행보를 보이고 있다. 에이블리·지그재그 등 경쟁사가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연간 흑자를 보이는 유일한 패션 플랫폼으로 존재감도 남다르다. 업계가 이른바 IPO대어로 무신사를 주목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몸값도 날로 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4000억원 규모 신규 투자 유치를 추진하며 약 4조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2019년 글로벌 벤처캐피털(VC)인 세쿼이아캐피탈과 2000억원 투자 계약을 맺은 당시 산정된 약 2조2500억원과 비교하면 성장세도 가파르다. 올 들어 투자 시장이 혹한기를 맞으며 마켓컬리 등 유니콘 커머스 스타트업들이 기업공개를 철회한 사례와 비교하면 더욱 대조적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무신사가 상장 시점을 예고한 적은 없지만 IPO 시기를 점치는 업계 관측이 잇따르는 점도 눈에 띈다. 2019년 세쿼이아캐피탈로부터 자금 조달을 받은 당시 5년 내 상장을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투자금 유치와 함께 5년 내 IPO 조건을 건 것은 사실이나 필수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내용은 아니다"라며 "내년 하반기 시장 상황을 살펴본 뒤 상장 여부를 따져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사업 확대·수익성 개선이 IPO 선결 과제
미래 상장을 앞두고 무신사는 외형 성장을 위한 해외사업 확대에도 한창이다.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둔다면 기업가치 상승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업계 분석이다.
지난해 하반기 온라인 플랫폼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를 구축하고 미국·일본 등 총 13개국에 진출한 무신사는 올해 K-콘텐츠 인기와 함께 한국과 문화가 유사한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앞서 2021년 일본 법인인 ‘무신사 재팬’을 설립한 무신사는 지난달 신규 앰버서더인 걸그룹 ‘뉴진스’를 대동해 도쿄에서 첫 팝업 매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수익성 중심으로 내실 다지기에도 힘쏟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무신사 영업이익은 32억원으로 전년(585억원)보다 95%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612억원에서 7083억원으로 54% 늘었다.
투자금을 발판으로 외형 확장에 성공했으나 인프라 구축과 프로모션 등 초기 투자비용이 늘면서 수익성이 떨어진 이유에서다. 실제로 무신사는 2020년 리셀(Resell) 플랫폼 ‘솔드아웃’을 출시한 데 이어, 이듬해 3000억원을 투입해 경쟁사였던 ‘스타일쉐어’·‘29CM’를 나란히 품에 안는 등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였다.
특히, 솔드아웃을 운영하는 자회사 에스엘디티(SLDT)의 저조한 실적이 뼈아프다. 지난해 SLDT 매출액은 111억원으로 전년(16억원)과 비교해 약 6배 늘었지만, 42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고객 유입을 위한 무료 수수료 등을 내세운 탓에 별다른 수익을 거두지 못한 이유에서다.
무신사 관계자는 "초기 토대 마련을 위한 불가피한 투자"라며 "내년 이후 BEP(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지난해 말부터 수수료 제도를 강화하며 안정적인 사업 모델을 갖추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