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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이 사단법인 에너지미래포럼이 1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파르나스)에서 연 ‘5월 월례포럼’에 참석, ‘에너지 수요효율화 강화 및 효율시장 활성화’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전지성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이 정부가 에너지효율화를 통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와 수치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훈 이사장은 사단법인 에너지미래포럼(대표 김정관)이 1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파르나스)에서 연 ‘5월 월례포럼’에 참석, ‘에너지 수요효율화 강화 및 효율시장 활성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상훈 이사장은 "에너지효율 향상 없이는 탄소중립은 불가능하다. 도전적인 목표지만 국가 간 약속인 만큼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각국이 에너지안보정책을 강화하고 있는데 에너지안보 측면에서 강조되는 것이 절약과 효율화"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절약이 가장 효과적이다. 지난해 겨울 유럽은 2차 세계대전이후 가장 춥고 어려운 겨울을 보냈다. 겨울이 따듯해서 천연가스 수요가 13% 정도 줄었다고 하지만 에너지효율 측면에서는 절약을 열심히 해서 줄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절약이 역외의존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효율을 높이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우리나라에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안보 외에도 에너지효율이 가지는 정책적 가치를 시사한다. 우리는 에너지의 93%를 수입에 의존한다.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그런데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국내 수비 수준은 그대로라 무역수지 적자가 심화됐다. 이런 측면에서 에너지절약과 효율 향상은 국민경제 전체를 개선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 10위 경제규모이지만 석유, 전기 등 에너지 소비는 7위로 경제규모보다 에너지소비가 더 많다. 경제성장과 에너지소비가 동시에 증가하는 동조화현상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이사장은 "우리는 산업부문 에너지 소비가 계속 늘어났다. 산업부문이 국내 전체 에너지소비의 62%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국들은 3∼40%다"라며 "우리 제조업의 80%가 에너지 다소비 업종이다. 30개 기업 39개 업자에서 산업에너지의 57%, 국가 전체 에너지소비의 39%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구조는 에너지위기나 IMF, 코로나 사태 등 외부 위기에 취약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가 해야 할 생산과 수출을 한국이 세계경제에서 역할을 나눠서 책임을 많이 진 것인데, 탄소중립 시대에서는 지금 같은 구조를 유지하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또 모든 면에서 효율이 좋다고 장담할 수는 없는 것이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93%의 에너지를 수입해서 생산하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자원부국보다도 전기요금이 싸다. 이게 제조업 기반, 수출주도 산업에 전력산업이 큰 기여를 했다. 그런데 너무 값싸고 안전하게 공급하다 보니까 에너지 다소비 업종의 비중이 너무 커지고 줄어들지 않는 배경이 됐다. 제조업이 갑자기 탈탄소화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며 정부가 에너지수요효율화 종합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이제는 송전망이든 발전소든 가스배관망이든 공급을 확대하는 설비투자가 어려워진 상황이 됐다. 그래서 에너지공급자효율향상의무화(EERS)가 과거보다 더 중요해졌다. 한전,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도 여기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건물 분야에서 히트펌프 활용 난방이 향후 대세가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유럽도 가스난방을 히트펌프로 전환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조만간 건물에너지효율 측면에서 중요한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정에서도 전기요금 정상화가 되면 싸고 편리하고 쓰는 게 당연한게 아닌 절약이 당연한 문화가 되어야 한다"며 "자발적 에너지저감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에너지캐시백 같은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jj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