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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ETF 승자는 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 품은 '2차전지·코스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04 08:06

수익률 톱 10, 양극재 소재주 품은 ETF '훨훨'



종목 상승률도 '세자릿수' 코스닥 시총 1~3위 독차지



"중단기 매력 떨어져...반도체·항공우주 테마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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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지난 1분기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2차전지 소재주가 강세를 보이며 이를 편입한 2차전지 및 코스닥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단 증권가에서는 단기 수급 집중,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완화로 2차전지 테마의 중단기적 투자 매력이 주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대세가 될 ETF 테마로는 업황 개선 등 영향으로 반도체 및 항공우주 관련 ETF를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달까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둔 국내 주식형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차전지테마 ETF’로 집계됐다. 해당 상품은 2차전지 관련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으며, 3개월간 67.6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익률 2위(64.88%)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스닥150레버리지 ETF’다. 이 상품은 코스닥150 지수 대표 종목 중 비기술주섹터 4개와 기술주섹터를 6대 4로 분류한 후, 시가총액 상위 종목 순대로 포트폴리오에 포함한다.

이 밖에 국내 주식형 ETF의 1분기 수익률 상위 10개 상품이 모두 2차전지, 코스닥150 지수 추종 상품이었다. 수익률 2위부터 6위까지는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가, 7위 이후로는 2차전지 관련 ETF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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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ETF들의 수익률을 이끈 ‘공신’ 종목들은 바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3사다. ‘TIGER 2차전지테마 ETF’의 경우 포트폴리오의 35%가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으로 이뤄졌다. 다른 수익률 상위 2차전지 ETF들도 이 3사를 상당한 비중으로 편입했다. 이들 종목은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1~3위를 차지하고 있어,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 수익률도 이들 종목이 견인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엘앤에프는 2차전지 소재 중에서도 양극재 생산을 주로 취급한다. 올해 국내 2차전지 시장은 전기차 시장 성장 기대감, 미국 IRA 보조금 수혜로 급격히 규모를 키우고 있다. 그중에서도 2차전지 소재 중 가장 중요한 양극재 생산 기업이 수혜를 입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엘앤에프는 국내 2차전지 메이커부터 미국 테슬라 등 글로벌 주요 기업까지 두루 공급계약을 맺고, 올해부터는 생산능력이 두 배가량 늘어나 급격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이같은 훈풍을 타고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연초 이후 이날까지 148.39% 상승한 23만2000원을 기록, 셀트리온을 제치고 코스닥 시총 1위를 차지했다. 모회사 에코프로는 동기간 354.09% 급등해 49만9500원에 마감했으며, 에코프로비엠에 이은 시총 2위다. 시총 3위 엘앤에프는 76.91% 뛴 32만9000원이다. 이들 3사의 약진으로 코스닥 지수는 연내 25.86% 상승,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 폭(10.55%)을 상회했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스닥 지수의 움직임은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엘앤에프에 좌우되는 중"이라며 "해당 종목들에 코스닥 전체 거래대금의 10~20%가 쏠렸고, 지수 방향성에도 30% 이상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 1분기 랠리에도 불구하고 2차전지 ETF의 장기 투자 매력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점차 전기차 비중을 키우는 가운데, 미 IRA를 의식해 국내 2차전지 업체와의 접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단기적으로는 2차전지 테마 투자 매력이 다소 후퇴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달 31일 미 재무부가 발표한 IRA 세부지침 개정안에 따르면, 2차전지 부품 및 광물 관련 요건을 완화해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생겼다. 1분기 동안 지나치게 많은 수급이 들어온 것도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를 이을 새로운 흥행 테마로 반도체·항공우주 분야를 추천하고 있다. 반도체는 연내 업황이 상승기로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항공우주의 경우 국내산 민간 우주 로켓 개발 움직임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반도체가 최근 업황 저점을 찍고 다시 한번 고점으로 상승 사이클을 실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며 "항공우주 같은 경우에도 이노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미국 스페이스X와 같은 민간 우주 로켓 개발 관련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기대감이 반영될 경우 상승세를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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