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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증권사 '각양각색' 신임 대표, 올해 체질개선 박차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03 14:06

중소형사 작년 영업익 62%↓...업계 평균 하회



올해도 업황 '먹구름'...수장교체로 리스크관리, 체질개선 시도



증권사 출신, 내부승진부터 뉴페이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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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이사(왼쪽), 한두희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왼쪽 두번째),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이사(가운데),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이사(오른쪽에서 두번째), 김승연 토스증권 대표이사(오른쪽)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중소형 증권사들이 잇따라 ‘대표이사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작년 금리인상, 신용경색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올해도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자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다. 증권, 은행 등 다양한 경력을 보유한 신임 대표들은 글로벌 역량 강화 및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0개 증권사의 총 영업이익(5조8737억원)이 전년 대비 54.89% 줄어들 동안, 자기자본 상위 10개 대형 증권사를 제외한 중소형 증권사의 영업이익(1조2373억원)은 61.8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트폴리오가 편중된 중소형사 특성상 작년 증권 업황 악화 영향이 비교적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소형사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후순위 투자 비중이 커 지난해 10월경 ‘레고랜드 사태’ 발 신용위기 후폭풍이 거셌다. 올해도 고금리, 경기침체 우려가 계속되며 증권업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이에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은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체질 개선을 완수하기 위한 ‘새로운 리더십’을 찾아 나서고 있다.

우선 증권사 근무 경력을 가진 신임 대표들이 눈에 띈다.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신임 대표는 최근까지 다올저축은행 대표를 역임했지만, 대우증권 부사장 및 다올투자증권 그룹전략본부장을 거친 36년 경력 ‘증권맨’이다. 이병철 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를 이룰 황 대표는 자회사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통해 기존 PF 중심 사업구조에서 탈피하고 새 먹거리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두희 한화투자증권 신임 대표도 자산운용사 대표 임기를 마치고 돌아왔다. 한 대표는 과거 한화투자증권에서 트레이딩본부장을 지냈으며, 이후 한화생명 투자사업본부장을 거친 바 있다. 한 대표의 투자·운용 경험과 그룹 금융계열사를 두루 거친 네트워크 역량이 한화투자증권의 작년 적자 실적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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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내부 발탁에 의한 인사도 있었다. 전우종 SK증권 신임 대표는 SK증권 리서치센터장, 리스크관리실장, 경영지원부문장을 두루 거쳐, 경영지원 및 리스크관리에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동 대표인 김신 대표의 뒤를 이어 SK증권 홍콩법인 대표를 맡은 적도 있던 만큼 글로벌 비전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김 대표와 전 대표 간 분명한 역할 분담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곽봉석 DB금융투자 신임 대표는 2005년 이후 DB금융투자 프로젝트금융본부장, PF 사업부 부사장, 투자금융(IB) 사업부 총괄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올해 DB금융투자는 자산관리 컨설팅을 강화하고 본사 영업 부문의 조직과 기능을 정비해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개인자산관리(PB)+IB’ 연계 전략을 내세우고 있으며, IB 구조 역시 PF 중심에서 벗어나 기업공개(IPO) 등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IB 전문가’ 곽 대표가 선임된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타 분야에서 ‘뉴페이스’를 끌어와 새바람을 불어넣는 경우도 있다. 서정학 IBK투자증권 신임 대표는 약 30년간 기업은행에서 근무하며 부행장직까지 오른 금융인이다. 특히 IB 관련 업무를 20년간 맡고 글로벌·자금시장그룹장 경험도 있다. 또 최근까지 IBK저축은행 대표를 역임해 경영 능력까지 검증받았다. 서 대표의 경력상 향후 IBK투자증권은 글로벌 및 IB 부문에서 뚜렷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서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전면 개편, 차별화된 사업모델, 철저한 위험 관리 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토스증권은 80년생의 젊은 김승연 대표를 맞이하게 됐다. 미국 국적의 김 대표는 구글 아시아지역 마케팅 총괄, 틱톡 한국 제너럴매니저(GM), 틱톡 극동아시아 GM, 틱톡 동남아시아 글로벌 비즈니스 GM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커리어 내내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만큼, 금융투자플랫폼 성격이 강한 토스증권의 시장지배력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증권업 전망이 좋지 못해 실적 전망이 어둡다"며 "각 중소형사도 수장 교체를 통해 성장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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