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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신용융자 딜레마…금리 내렸더니 빚투는 ‘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2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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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추가 인하하고 있는 가운데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 증가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추가 인하하고 있는 가운데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 증가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전문가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글로벌 은행권 사태로 인한 증시 변동성 확대와 함께 반대매매 규모가 커질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신용우대 금리를 대출 기간에 관계없이 연 4.99%를 적용키로 했다. 오는 6월 30일까지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고 신용약정을 신청한 최초 신규 및 휴면 고객을 대상으로 올해 12월 31일까지 진해한다.

KB증권도 다음달 1일부터 추가로 최고 0.6%포인트 인하한다. KB증권의 최고 구간 금리(61일 이상)는 현행 연 9.5%에서 9.1%로 0.4%포인트 인하된다. 구간별로는 최대 0.6%포인트가 내려간다. 앞서 KB증권은 지난 1일부터 신용거래융자와 주식담보대출 이자율을 구간별로 최고 0.3%포인트 내린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0일 이후부터 신용거래융자를 구간별 최대 2.3%포인트 하향 조정할 방침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10일부터 신규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최대 2.1%포인트 내렸고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일 거래분부터 거래가 가장 많은 1~7일짜리 이자율을 1.15%포인트 인하했다.

메리츠증권도 지난 2일 체결된 매수 거래부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최대 2.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삼성증권은 신용거래융자 일부 구간에 한해 지난달 23일부터 최고 0.4%포인트, 한국투자증권은 결제일 기준 2월 28일, 체결일 기준 2월 24일 신규 매수분부터 이자율을 0.4%포인트 인하했다.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앞으로 추가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감독원이 이날 연 10%에 달하는 증권사의 신용융자 이자율 개선을 위해 14개 증권사 및 금융투자협회와 함께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첫 회의를 시작했다.

문제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늘어나면서 반대매매 규모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17일 기준 17조8239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16조3631억원)과 비교하면 8.19% 증가했다.

13일에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18조3476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날 반대매매금액은 301억원으로 지난해 9월27일(383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였다.

반대매매는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자금을 빌려준 후 주식 평가액이 일정 수준(주식담보비율의 약 140%) 밑으로 하락하면 해당 주식을 강제로 팔아치워 빚을 회수하는 방법이다.

증권사는 투자한 주식의 가격이 하락, 신용거래 담보유지비율에 미달할 경우 추가담보 납입을 요구한다. 만약 투자자가 기한 안에 추가담보를 납입하지 않는 경우, 증권사는 주식을 전날 종가에서 일정비율(통상 15∼20%) 할인한 가격으로 매도주문한다. 전일 종가의 하한가로 수량을 산정하고, 장 개장 전 동시호가로 한 번에 매도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높은 종목이 시가총액이 작고 변동성이 높아 ‘손실’ 위험이 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신용거래자의 거래 빈도는 일반적인 개인투자자의 거래 빈도와 비교했을 때 3배 이상 높다"며 "매우 단기적이고 투기적인 투자행태를 보이고 있는 만큼 손실을 확대시킬 수 있어 과도한 사용은 경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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