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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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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연기 컬리 "수익 호전" 호언에 시장은 "글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19 17:00

매출 성장 불구 적자 지속…유동성 4천억→1950억 줄어



대표 지분보유 취약, IPO 불발로 신규투자 확보 고민



뷰티컬리 평가 엇갈려…회사 "4분기 적자폭 축소"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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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이미지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올해로 예정된 상장을 미룬 새벽배송 플랫폼 마켓컬리의 ㈜컬리가 수익성 개선의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시장에선 컬리의 사업 지속성에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외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등에 따른 국내 증시 부진으로 기업공개(IPO)를 통한 투자금 확보 계획이 무산된 컬리의 현금 보유액이 줄고 있는데다 김슬아 대표의 보유 지분도 적어 향후 신규투자 확보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19일 컬리와 자금시장에 따르면, 컬리는 이달 말에 지난해 연간 실적과 감사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 주에 주주총회 소집통지 과정에서 지난해 실적이 일부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컬리는 지난해 거래액이 전년동기 대비 32% 증가한 2조6000억원 수준을 기록했으며, 매출은 2조원 이상으로 30% 신장해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반면에 영업적자는 233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2% 불어나 여전히 누적 적자가 쌓이고 있다.

중요한 것은 현금보유액이다. 현금보유액은 기업의 사업 지속 기간을 가늠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컬리의 현금 보유액은 4000억원으로 추정됐는데,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 말 컬리의 현금 보유액은 1950억원까지 줄었다.

문제는 김슬아 대표의 보유 지분이 적어 신규 투자처를 쉽게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김슬아 대표의 보유 지분은 5% 초반대로, 컬리는 세콰이어캐피탈·힐하우스캐피탈 등 외국계 재무적투자자(FI)가 절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구조이다.

컬리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투자를 더 받아야 되는데 지금 스타트업들을 포함해서 최근에 너무 분위기가 안 좋아졌지 않냐"며 "컬리가 상장을 연기한 뒤 돈을 더 이상 확보하기 어렵다는 우려감에 내부에서도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라고 귀뜸했다.

이같은 컬리의 사업지속 회의론이 일고 있는 또다른 이유로 일반배송보다 비용 부담이 큰 ‘새벽배송’의 사업구조도 지적됐다. 새벽배송은 신선상품이 많은 특성상 콜드체인 시스템이 구축된 물류센터를 갖춰야 하고 이를 나를 수 있는 냉동탑차가 필요하다. 새벽에 물류작업, 배송 등이 이뤄지기에 인건비도 주간배송과 비교해 많이 든다는 설명이다..

새벽배송에 뛰어들었던 롯데그룹이나 GS리테일·프레시지·BGF 자회사 헬로네이처 등 다른 경쟁사들이 줄줄이 새벽배송에 발을 뺐으며, 신세계 SSG닷컴도 지난해말 충청권의 새벽배송 서비스를 종료하고 배송 효율화를 꾀했다.

그럼에도 컬리는 2021년 서울과 수도권에서 시작된 새벽 배송을 부산·울산까지 확대한 데 이어 지난해 올해 창원·평택의 물류센터 가동을 위한 투자를 지속했다.

여기에 컬리가 추진중인 신사업이 아직은 큰 성과를 이뤄내지 못했다는 점도 컬리의 고민을 더해주고 있다.

대표적인 신사업이 화장품이다. 컬리는 지난해 11월 ‘뷰티컬리’를 출시하고, 모델로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를 발탁해 큰 화제를 모았다. 이후 마켓컬리의 올해(1월1일~3월10일) 메이크업 카테고리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4% 급증하는 등 성과를 거뒀으나, 업계는 여전히 유의미한 실적 달성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명품 화장품은 백화점을 끼고 있는 이커머스가 더 잘 할 수 있는 분야"라며 "뷰티컬리가 출시 이후 눈에 띄게 방문자 수치가 증가했다는 성과들은 보여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우려 섞인 지적에 컬리 관계자는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공헌이익이 지난해 4분기 크게 늘었다"고 반박했다. 적자 폭도 줄었지만 마케팅 판관비가 줄면서 수익성도 호전되고 있다며 일부 회의론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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