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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의 은행 경계...인터넷은행·핀테크 업계엔 '기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28 16:21

당국, 시중은행엔 독과점 질타…인뱅·핀테크엔 "변화 촉진자"



"은행업, 인가 중요…당국의 유연한 태도·제도적 지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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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금융당국이 시중은행들의 과점 체제를 깨기 위한 방안으로 시장의 경쟁 촉진을 강조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들과 핀테크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은행 산업에서 금융당국의 인가가 중요한 만큼 당국의 적극적인 협조 하에서는 새로운 산업 진출 등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단 일각에서는 실직적인 제도적 변화가 없을 경우 당국의 의지는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열린 ‘은행산업 경쟁 촉진과 금융소비자 편익 제고를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대표들을 만나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기업이 변화 촉진자로서 역할과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감원도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기업이 은행산업 경쟁을 촉진하는 혁신 엑셀러레이터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이 자리는 최근 시중은행의 독과점 해소를 위한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한창인 와중에 마련됐다. 정부와 당국은 시중은행의 독과점 구조를 가장 큰 문제로 보고 은행업 문턱을 낮춰 새로운 플레이어 진출을 유도하는 것과 기존 금융사들의 경쟁력을 강화해 은행산업의 경쟁을 촉진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 당국이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기업에 대해 강력하고 구체적인 지원 의지를 보인 것은 아니지만 최근의 금융당국 기조는 이들 업계에 긍정적인 변화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인터넷은행의 중금리 대출(중저신용대출)과 관련 "은행 산업 경쟁 환경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인터넷은행의 중금리 대출 비중에 대한 개선책이 제시되면 적극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포용금융 강화를 위해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는 것은 인터넷은행의 출범 취지이기도 하지만 매년 부여된 의무 비율에 맞추느라 인터넷은행들은 건전성이 악화되는 등 어려움도 겪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어제 간담회는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업체들의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다"며 "당국이 어떤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자리는 아니었지만,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대출 등에 대해 개선 여지를 열어둔 점 등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은행업은 규제 산업이라 당국의 허가가 중요한 만큼 지금의 당국 태도는 앞으로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업체들이 사업을 영위하고 확장하기에 유리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은 당국의 인가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신사업을 진출하기 위해서는 당국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며 "최근 당국이 인터넷은행 육성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인터넷은행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언급해 왔던 신용카드업 진출 또한 당국의 허가가 있어야 하는데 당국이 좀 더 유연한 태도를 취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다른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불균형했던 시장의 형평성을 맞추고, 경쟁적 플레이어들을 육성하는 게 당국의 목표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스몰 라이선스와 같은, 제도적인 지원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준다면 당국이 원하고 있는 혁신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섣부른 기대감을 갖기보다는 분위기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강조하고 있는 것이 ‘책임 있는 금융혁신’인 만큼 인터넷은행들을 무조건 밀어주기보다 사회적 책임을 우선시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인터넷은행들도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한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이 제도적인 변화인데, 당국이 실제 업계가 요구하는 제도적 변화를 추진하지 않는다면 아무 것도 바뀌는 것이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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