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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 배송업체 ‘오아시스’ 본사 전경 |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국내 1호 이커머스 상장을 노렸던 새벽배송 온라인몰업체 오아시스마켓이 ‘공모가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연기했다.
앞서 올해 상장이 예정된 컬 리가 상장을 연기한 점을 감안하면 이커머스 업체들이 줄줄이 상장 철회 악몽을 겪고 있는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물류테크 기반 이커머스 선도 기업 ㈜오아시스는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KOSDAQ) 상장을 철회한다고 이날 공시를 통해 밝혔다.
회사관계자는 "기업공개(IPO) 시장이 최근 대내외 경제 악화로 인해 위축돼 투자심리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에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오아시스는 업계 유일의 흑자 기업으로 지속 성장을 위한 재원을 이미 갖춘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상장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상장 절차를 추진하며 시장에 오아시스의 본질과 혁신적인 물류시스템이 세세히 알려진 것에 큰 의의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아시스마켓은 지난 7~8일 기관 투자 수요 예측을 진행했으나 기대치에 못미치는 예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오아시스마켓이 제시한 희망 공모가는 3만500~3만9500원으로,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1조2535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기관 투자자들은 오아시스마켓의 기대치에 크게 하회하는 2만원 중반대의 공모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오아시스마켓이 상장을 연기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8일 진행된 IPO(기업공개 시장) 기자간담회에서 안준형 대표이사는 수요 예측과 상관없이 상장을 지속 추진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 "순리에 따라 겸허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고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기관 수요 예측 흥행에 실패하자 오아시스마켓 측은 상장 연기 가능성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답변했다. 상장을 앞두고 막상 기관 수요 예측 결과가 부진하자 상장 연기 여부를 두고 고민한 것이다.
업계에선 오아시스마켓의 수요 예측 흥행 실패 원인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IPO 한파 등 ‘외부적 요인’과 경쟁사 대비 ‘작은 매출 규모’에 있다고 본다.
먼저 외부적 요인을 살펴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 IPO 시장에 한파가 이어지자 컬리를 비롯해 케이뱅크 등이 상장 계획을 줄줄이 철회하거나 연기한 한 바 있다. 이는 IPO 한파로 제대로된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오아시스마켓의 미래 역시 낙관할수 없는 이유이다.
더불어 오아시스마켓이 새벽배송 유일 흑자기업이지만 아직 경쟁사들 대비 매출 규모가 작은 점도 기업 가치 평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아시스마켓은 지난 2021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50% 증가한 3570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역대 최대 실적인 3118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경쟁업체들인 쿠팡과 컬 리가 매년 조단위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작은 규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아시스마켓이 업계에선 매출이 굉장히 작은 규모이지만 흑자를 내세웠다"라며 "그런데 고객 수 10배 확대와 같은 목표를 달성하려면 규모가 커지면서 흑자도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돼 기업 가치가 낮게 평가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pr902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