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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엔씨표 첫 메타버스 ‘유니버스’ 결국 매각…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15 09:04
유니버스

▲엔씨소프트가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의 서비스를 종료한다.


[에너지경제신문 정희순 기자] 엔씨소프트가 첫번째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선보였던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가 출시 약 2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한다. 경쟁 플랫폼과의 점유율 경쟁에서 치고나가기 어려운 데다, 본업인 게임과의 시너지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 엔씨 ‘유니버스’, 결국 SM 품으로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니버스는 최근 공지를 통해 "유니버스 서비스 제공자인 엔씨의 사업 양도 결정에 따라 2월 17일부로 유니버스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니버스는 엔씨소프트가 지분 66.67%를 보유한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클렙(Klap)’이 운영하는 팬덤 플랫폼이다. 클렙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동생인 김택헌 수석부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유니버스 사업을 인수하는 업체는 ‘디어유(DEARU)’로 알려졌다. 디어유는 글로벌 팬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버블’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에스엠스튜디오스(33.66%)가 최대주주이며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19.5%)도 주요주주로 올라있다.

엔씨의 유니버스 사업매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스타쉽엔터테인먼트도 유니버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설이 나왔으나, 결국 유니버스는 SM엔터 산하로 편입되게 됐다. 이로써 팬덤 플랫폼 시장은 기존 3강(하이브 ‘위버스’, 디어유 ‘버블’, 엔씨 ‘유니버스’) 체제에서 ‘위버스’와 ‘버블’로 재편될 전망이다.


◇ 본업인 ‘게임’에 집중…메타버스 투자도 지속할 듯

‘유니버스’는 출시 당시만 해도 엔씨의 ‘미래 먹거리’로 불리며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보다는 내실을 중시하는 엔씨가 엔터테인먼트를 신사업으로 점찍었다는 평이 많았고, 엔씨가 야심차게 선보인 첫 메타버스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받았다. 유니버스 매출의 상당 부분이 해외에서 나온다는 점도 글로벌 매출이 열세였던 엔씨에게 호재로 여겨졌다. 유니버스의 사업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유니버스 운영사 클렙은 설립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씨가 유니버스 매각을 결정한 까닭은 경쟁 플랫폼 대비 시장 점유율이 오르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본업인 게임사업과의 시너지가 없고,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것 역시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엔씨는 당분간 본업인 게임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PC와 콘솔 기반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 앤 리버티(TL)’를 선보일 예정이다. TL은 엔씨의 첫 콘솔 게임 도전작으로 콘솔 게임 수요가 높은 북미와 유럽 시장을 겨냥한다.

첫 메타버스 플랫폼인 유니버스는 매각했지만, 관련 투자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유니버스는 엔씨가 꿈꾸는 메타버스의 일부"라며 "엔씨는 게임과 게임 이외의 여러 가지 콘텐츠가 구현되는 더 큰 개념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려고 한다"고 소개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신규 메타버스 플랫폼 ‘미니버스(miniverse)’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편 유니버스는 오는 17일부터 상점 내 유료 상품·아이템 판매를 중단하고, 25일 환불을 안내할 예정이다. 다음달 31일부터는 앱 접속이 완전히 중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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