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여헌우

yes@ekn.kr

여헌우기자 기사모음




포스코 ‘사내벤처 육성’ 미래 성장 사업 발굴한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7.27 16:15
2022072701001151500047511

▲이옴텍 임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슬래스틱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포스코가 미래 성장 사업을 발굴하는 차원에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2019년 직원들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미래 성장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포벤처스(POVENTURES)’를 도입했다.

사내벤처에 선발되면 최대 1년간 창업 인큐베이팅과 창업 후 판로개척 등 사후관리도 지원하지만, 이 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직원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창업휴직제도’다. 실패하더라도 3년 이내에 회사로 복귀할 수 있다. 포벤처스를 도입한 2019년 이후 23개 팀을 선발해 12개 팀이 창업했다. 지난해 선발한 3기 4개 팀은 인큐베이팅 중이다.

제철소에서 쇳물을 생산하고 남은 슬래그로 폐플라스틱을 쓸모 있게 만드는 아이디어로 출발해 벤처 창업으로 이어진 ‘이옴텍’은 포벤저스 중 한 팀이다.

박영준 이옴텍 대표는 "폐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접할 때마다 철강 기술과 접목해 해결하는 방법을 고민했다"며 "슬래그 기술 개발과 강건재 솔루션 마케팅 경험이 있었기에 벤처 창업이라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축, 토목용으로 폐플라스틱을 대량으로 사용해 폐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술력이 이옴텍의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9년 11월 사내 벤처 1기로 선정된 이옴텍은 이듬해 8월 포벤처스 1호로 창업했다. 같은 해 12월 첫 매출을 올렸고, 2021년 3월 아모레퍼시픽에 친환경 외장재를 판매할 만큼 성장 속도가 빠르다. 2020년 포스코 IMP(아이디어 마켓 플레이스), 2021년 창업진흥원 TIPS에 선정됐고, 포스텍홀딩스, 미래과학기술지주, 성동구 임팩트펀드 등에서 투자를 받았다.

이옴텍의 사업 분야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슬래그 등 산업 부산물과 폐플라스틱 등을 이용한 복합소재(composite materials) 개발이고, 또 하나는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첨가제(sustainable filler)로 개발하는 것이다.

개발한 소재도 다채롭다. 플라스틱과 슬래그를 주원료로 하는 친환경 복합 소재인 슬래스틱(Slastic, slag+plastic)을 비롯해 슬래그를 고분자 복합소재의 강도를 향상시키는 용도로 개발한 충진재 이옴 필러(Iom-Filler), 건축 내외장재와 바닥재에 사용할 수 있는 데크인 슬래스틱 데크, 합판 대용의 건축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보드인 슬래스틱 보드가 있다.

이 소재들은 이옴텍의 든든한 동력이 되고 있다. 특히 슬래스틱은 공사장의 거푸집으로 사용되고 있는 나무 합판과 철도 침목을 대체할 수 있어 관련 업계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거푸집용 슬래스틱은 포스코건설과 공동 개발과 시범 적용을 마쳤고, 철도 침목용 슬래스틱은 베트남의 철도 건설에 사용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박 대표는 "기술 개발을 통해 환경오염을 줄이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며 "국내 성공을 발판으로 폐플라스틱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기술을 전파하고 싶다"고 전했다.

2022072701001151500047512

▲브이피피랩이 개발한 재생에너지 저장 시스템


또 다른 포벤처스 ‘브이피피랩’은 가상발전소(VPP, Virtual Power Plant) 플랫폼을 통해 미래 발전량을 예측하고, 에너지 저장 장치(ESS)로 데이터를 보정해 더욱 정확한 발전량 예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브이피피랩은 포스코에너지에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근무한 차병학 대표가 이끌고 있다. 차 대표는 "포스코에너지에서 근무할 때 사내외에서 좋은 분을 만나며 세상 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며 "에너지 전환 시대에 가상발전소 사업에 기회가 있을 것 같아 2015년부터 사업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차 대표는 2019년 포스코에서 사내 벤처를 선정할 때 도전장을 던져 포벤처스 1기에 이름을 올렸다. 이듬해 8월 IMP 지원 사업에 선정됐고, 2021년 4월에는 신용보증기금이 주관하는 스타트업 넥스트 9기에 뽑히며 주목을 받았다.

브이피피랩은 포스코에너지가 든든한 배경이다. 포스코에너지의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특허를 사용할 수도 있다. 또한 작년 7월에는 포스코에너지가 전남 신안군에서 운영하는 태양광발전소(14.5㎿)의 유지보수 계약을 수주하며 사업 기반을 다졌다.

제주도는 브이피피랩에게 기회의 섬이다. 바람이 많이 불어 풍력발전을 기술적으로 실증하기에 좋고, 5만5000여대의 전기차가 보급돼 잉여 전력을 활용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다. 브이피피랩은 제주도에 주소를 두고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눈에 보이는 성과도 내고 있다.

작년 5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지역주력R&D 육성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제주지역 분산 에너지 기반 개방형 전력 플랫폼 실증 및 제주형 에너지 프로슈머 모델 개발’이라는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쉽게 말해 제주도에서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잉여 전력을 ESS를 통해 전기차에 공급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다.

브이피피랩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에게 발전량 예측부터 거래, 관리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이 서비스를 가정과 공장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태양광발전소의 모니터링과 유지보수 서비스로 수익을 내고 있고, 가까운 미래는 풍력 전기생산 예측, 중장기적으로는 ESS를 통해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직원 5명으로 출발한 브이피피랩은 직원이 19명이나 된다. 포벤처스 중에는 직원이 가장 많다. 그만큼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다. 올 하반기에는 신규 투자를 통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차 대표는 "막상 벤처를 시작해 보니 예상하지 못했던 난관도 만났다. 하지만 어려움 없는 벤처는 있을 수 없다"며 "에너지 시장에서 빅3가 되는 것을 목표로 전 직원이 최선을 다하고 있고, 포스코의 2050 탄소 중립 실천에 앞장서며 ‘Green with POSCO’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ye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