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전지성

jjs@ekn.kr

전지성기자 기사모음




[단독] 에경연 ‘탄소중립에 상당한 비용 발생’ 국제 보고서 미공개 논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7.12 16:21

- 산업부 의뢰로 지난해 11월 국제에너지기구(IEA)와 보고서 작성



- 한무경 의원실 "원문 번역하고도 연구원 홈페이지에 게재 안했다"



- 임춘택 원장-성창경 박사, 임 원장 거취까지 언급하며 온라인 설전도

clip20220709132316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문재인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는 상당한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한 국제 분석 보고서를 정부 출연 연구원이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물론 국책 연구기관이 지난해 9월 국회가 탄소중립기본법을 통과시키고 연말에는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가 탄소중립 시나리오까지 확정·발표하는 과정에서 이에 따른 경제적, 현실적 부담을 분석한 목소리를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정부 출연 연구원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이하 에경연)이 지난해 말 전력안보, 탄소중립과 관련 연구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 상충되는 연구결과를 도출했지만 정부는 물론 일반에도 적극 알리지 않았다. 문제가 된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의뢰로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에경연이 공동 연구한 ‘넷제로 달성을 위한 한국 전력시장 재구성’(Reforming Korea’s Electricity Market for Net Zero)와 ‘한국 전력안보 리뷰’(Korea elextricity security review)다.

특히 ‘넷제로 달성을 위한 한국 전력시장 재구성’ 보고서는 "이 분석은 탄소 가격, 저배출 기술을 더 잘 보상하는 시장 가격 향상과 같은 분야의 시장 개선을 포함한다. 한국은 비용 효율적이고 전력 보안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방법으로 전력 부문의 배출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도 "불행하게도 한국의 현재 전력시장 설계는 그 정책목표와는 반대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의 가격 신호와 시장 간의 불일치 상태가 유지되고 있으며 국가의 정책 목표와 호환되는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전력시장 외에도 지불해야 할 비용이 상당히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IEA와 에경연의 분석에 따르면 탄소중립 시나리오대로 진행될 경우 지역별 한계비용이 2020년 MWh당 70달러대에서 2035년 150달러대로 두 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lip20220712120233

이 보고서는 또 "한국은 1차 에너지 수요의 90%를 수입으로 충족시키고 있다. 2019년 기준 석탄(43%)과 천연가스(25%), 원자력(25%)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반도의 특성상 국경을 넘나드는 상호 연결이 없는 고립된 전력망인 만큼 공급의 안전은 에너지 정책의 중요한 동인"이라며 "한국의 원전 사용은 여전히 신규 건설을 중단하고 기존 원전을 폐기하는 3차 에너지기본계획의 원칙을 따르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의 단계적 감축과 원자력 발전 제한 정책이 도입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수력, 양수발전, 배터리 저장 등 대체 저탄소 파견 가능자원에 대한 충분한 투자 확보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무경 의원실에 따르면 에경연은 올해 1월 이 보고서에 대한 번역 및 감수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에경연 홈페이지를 비롯해 어디에도 번역본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 보고서 작성은 산업부 출연금인 ‘에너지국제협력’내 ‘한-IEA 협력사업’의 2차년도 사업에 의거해 추진됐다. 산업부 측은 용역비용은 공개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clip20220712124916

이 보고서 공개와 관련 과거 에너지기술평가원(에기평)과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등에서 근무한 바 있는 성창경 박사와 에기평 원장을 지낸 임춘택 에경연 원장 간의 온라인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성창경 박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춘택 원장을 겨냥, "경제계에는 소주성 논란으로 사퇴한 KDI(한국개발연구원) 홍장표 원장이 있다면 에너지계에는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이 있다"며 "그가 원장으로 있으면서 IEA와 에경연이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2021.11)(재생에너지 과도하면 문제가 있다)가 있는데 이를 대중에게 알리지 않았고 언론홍보도 하지 않았고 또한 작성자들에게 압력을 넣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성 박사는 이 과정에서 "참 한심하다"는 표현까지 썼다.

성 박사는 또 이 보고서를 "에경연이 작성하고도 탄소중립위가 한 일이 부끄러워서 발표하지 않은 보고서"라며 이 보고서에 "△ 재생에너지가 과도하면 문제가 있다 △ 탄소중립 정책에 따르면 전기요금은 왕창 오른다 △ 원자력 아니면 계통운영 힘들다 △ 태양광 때문에 계통운영 힘들다 △ 탄소세 적용하면 가격이 대폭 오른다는 내용이 있다"고 강조했다.

임춘택 원장은 이에 대해 즉각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의혹을 제기하며 공개적으로 명예훼손을 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공개여부는 출연금을 낸 산업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반박했다.

임 원장은 또 "정부가 바뀌면 주요 정책기관장은 같이 바뀌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면서도 "공공기관 임기가 있는데 이를 함부로 언급하고 종용하는 것은 이성적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에경연 측도 "IEA와의 공동연구는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주제 선정도 매 번 자체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IEA와 진행하는 연구는 원래 에경연 홈페이지에는 공개하지 않는다. IEA에는 공개되어 있다. 일부러 감추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jj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