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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Brian Kemp) 주지사(왼쪽)과 현대자동차 장재훈 사장이 투자협약에 서명 후 악수하고 있다. |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이번 투자 결정은 미국 정부의 고강도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전기차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톱티어 전기차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동시에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이 국내 광범위한 연관산업의 성장은 물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의 해외 완성차 생산은 현지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고 수요를 증가시켰다. 그 결과가 국내 생산과 수출 증가, 국내 부품산업의 활성화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성장 구조를 형성해 왔다고 알려졌다.
실제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경영이 본격화된 2005년의 직전연도인 2004년 대비 2021년 양사의 국내 완성차 생산은 12%, 완성차 수출액은 79%, 국내 고용은 26% 각각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자동차 부품 수출액도 279% 뛰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이 ‘제2의 앨라배마 효과’를 재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되는 배경이다. 2005년 첫 미국 완성차 공장인 앨라배마공장 가동을 기점으로 대미 완성차 수출액은 큰 폭으로 증대되고 국내 부품산업의 글로벌 진출도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기차 생산은 현지의 긍정 여론을 형성하고 고객 니즈를 신속하게 반영해 브랜드 신뢰도 제고는 물론, 판매 증가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궁극적으로 현지 공장과 함께 미국 제품 공급을 담당하는 국내 공장의 대미 전기차 수출을 증대시킬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앨라배마공장과 조지아공장 건설 이후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했다. 공장 가동 이전인 2004년 연간 70만대에도 못 미쳤던 양사의 미국 내 판매량은 2021년 149만대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작년 국내 판매량(126만대)을 뛰어넘는 수치다.
앨라배마공장은 국내에서 수출하는 고부가가치 차량의 판매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쳐, 국내 완성차 수출액도 증가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팰리세이드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제네시스 브랜드의 프리미엄 제품들이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며 2004년 91억8000만달러였던 현대차·기아의 미국 완성차 수출액은 지난해 140억달러로 52% 늘었다.
미국 전기차 전용 생산 거점은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전동화 전환 대응에 부심하고 있는 국내 부품업체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거대한 미국 전기차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하는 한편, 전기차 부품의 국내 생산과 대미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앨라배마공장 건설을 기점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으며 국내에 머물던 중소 부품업체들에게 미국 진출의 길이 열렸다고 전해진다. 현재 40개사가 미국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며, 현대차·기아는 물론 현지 글로벌 메이커에도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도어트림을 공급하는 한일이화는 지난해 현지 공장을 통해 2812억원, 헤드라이너와 인슐레이터를 생산하는 대한솔루션은 4699억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국내 부품사들의 대미 전체 수출액도 2004년 11억 7500만달러에서 지난해 69억 1200만달러로 6배 이상 높아졌다.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은 국내 설비업체들의 매출 증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공장의 뼈대인 생산설비의 상당부분을 국내에서 공급받는다. 구체적으로 차체 프레스부터 컨베이어, 용접 로봇, 차체 조립 및 운반 관련 주요 설비들뿐만 아니라 프레스에 장착되는 차체 금형도 국내에서 조달된다.
미국은 현재 친환경 정책을 뒷받침할 전기차 보급 확대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1조 20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에 서명하며 미국 내 전기차 보급 확대에 대규모 예산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미국 전역에 전기차 충전설비 50만기를 설치하고 전기 스쿨버스를 포함한 저공해 버스를 대대적으로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8월에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50%를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소전기차로만 채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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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현대차그룹 전기차 충전 관련 이미지. |
미국은 ‘바이 아메리칸’ 정책도 밀어붙이며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차 판매에 유리한 구도를 준비 중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 연방정부가 미국산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해야 한다는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약 44만대에 달하는 정부기관의 공용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하겠다고 했다. 올해 10월부터는 미국산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완성차의 현지 생산 부품 비율을 현재 55%에서 60%로 상향하며, 2029년까지 75%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구매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세액 공제도 미국산 차와 수입차에 다른 기준을 적용해 자국산 차가 우선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미국 정책에 부응하며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미국 내 전기차 관련 투자를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현지에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전기차 생산 체제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디트로이트 햄트랙공장을 ‘팩토리제로(Facrory Zero)’로 이름을 바꾸고 22억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재탄생시켰다. 전기 트럭 생산 확대를 위해 미시간주 4개의 제조시설에 4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에는 26억달러를 투입해 랜싱에 새 전기차 배터리 공장도 건설한다.
포드는 미시간주 디어본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완공해 올해부터 전기 픽업트럭 F-150을 생산하고 있다.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대규모 전기차 조립 공장과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폭스바겐도 북미 전기차 생산 및 연구개발(R&D) 현지화를 위해 향후 5년간 71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독일에서 수입 판매하던 ID.4를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테네시주 공장에서 생산하고, 배터리셀 현지 생산도 검토한다. 토요타는 2025년 가동 예정인 리튬이온배터리 공장을 비롯해 2030년까지 총 34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내에서 차량용 배터리를 생산한다.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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