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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GTX사업 원희룡의 요술 램프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5.15 11:23

에너지경제 김지형 건설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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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이 윤석열 정부들어 호기를 맞고 있다. 윤 대통령의 복심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 출·퇴근 30분대로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했기 때문이다. 이에 GTX 노선에 따라 요동쳤던 수도권 부동산 시장도 GTX 노선의 향후 확충 및 연장 여부에 따라 하방경직성이 강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GTX 사업에 대한 새 정부의 기조가 비현실적이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10~20여년에 걸친 중장기 국가 프로젝트인 GTX사업이 뚝딱하면 만들어지는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새 정부에서 GTX사업을 주택공급 정책과 연계시키고 있지만 김현미 전 장관이 비유했듯 아파트가 빵은 아닐뿐더러 GTX 정책도 주택 정책과 마찬가지이다. 원 장관 입각 후 국토부 철도정책 고위 관계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정치인 출신 각료들이 GTX 사업을 수도권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위험한 줄타기로 활용할 수록 매번 선거철을 앞두고 일선 고위 관료들은 뭔가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심해질 수 밖에 없어서다. 반면, 수요자들은 GTX 공사 진행과 정차역 인근 주택공급 확정과 분양, 착공, 준공을 기다리면서 희망고문을 당할 수 밖에 없다. GTX 사업지 인근이 또다시 출렁거리면서 부동산 폭등의 불쏘시개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GTX 사업이 순항해 당초 기대처럼 완공되더라도 GTX 정차역 인근을 잇는 지선 및 간선 교통망이 사각지대로 남을 수 있어 정부와 지자체, 정치권의 의견을 수렴하는 통합적인 계획 수립이 절실한 상황이다.

참고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1기 GTX인 A·B·C 3개 노선의 연장과 서부권 GTX-D 노선의 서울 통과, GTX E·F 노선의 신설을 약속했다.

현재 GTX A·B·C 노선은 건설 중이다. GTX가 개통되면 파주 운정에서 서울 삼성까지(A노선) 기존 80분에서 26분으로 단축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인천 송도∼서울역(B노선)은 79분에서 30분, 양주 덕정에서 삼성(C노선)은 82분에서 27분으로 각각 단축될 전망이다.

이로인해 국토부 GTX사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국토부는 GTX-B노선 중 용산∼상봉 구간에 대한 기본계획을 지난 3월23일자로 확정·고시했다. 총사업비 2조3511억원을 투입하여 용산~상봉 간 19.95km 및 중앙선 연결구간 4.27km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정거장은 총 4개소를 신설한다. 한편, 정부는 GTX-C 노선에 왕십리·인덕원·의왕·상록수역 등 4개 역을 추가하기로 했다. 또한 정부는 GTX-B 노선에도 역을 최대 3개까지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원희룡 장관은 GTX 개발의 당위성을 펼치기도 했다. 원 장관은 최근 "GTX가 지나가는 노선만 개발돼선 안 되기 때문에 (건설)남발이 아니라 수도권 뼈대·골격을 만들기 위해 필수 라인이 더 필요하다고 봤다"며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올라서 세금이 어마어마하게 걷히는 것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주민들께 돌려준다는 차원에서 보면 (GTX 건설에)예산이 설사 몇십조가 들어가도 비싼 게 아니다"고 공언했다.

이 가운데 GTX 호재 지역은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인천과 경기도는 GTX 호재 등으로 작년 내내 집값이 크게 올랐다. 인천아파트 값은 평균 24.51% 급등했고, GTX-B노선이 연결되는 송도신도시가 있는 연수구의 아파트값은 40% 가까운 38.46%나 뛰는 등 강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로 작년 경기도 아파트값은 22.54% 올라 전년(12.62%) 대비 2배 가까이 상승했는데 이 역시 GTX 영향이 컸다. GTX 호재는 경기 남부로까지 이어졌으며 시흥과 평택 등 아파트 공시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국토부는 올 상반기 GTX 확충기획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내년까지 확충 및 연장에 대해 결론을 낼 계획이다. 원 장관은 집값을 잡기 위해 입지의 희소성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원 장관은 장관 후보자 시절 "정부의 실패로 집값 장벽이 도저히 넘어설 수 없는 현대판 신분 계급이 됐다"고 비판했는데, GTX 사업이 문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바로잡고 윤석열 정부의 상상을 현실화시키는 ‘요술 램프’가 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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