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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후보 시절 신한울 원전 3·4호기 부지를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윤석열 정부가 ‘에너지 헌법’으로 불리는 에너지기본계획(이하 에기본)을 조기 대폭 개편, 올해 안에 탈원전 폐기 절차를 마무리한다.
법으로 5년마다 수립토록 돼 당초 오는 2024년 예정된 에기본(제4차) 개편을 오는 3분기로 2년 앞당기기로 한 것이다.
새 정부의 에기본 개편은 에기본의 하위 행정계획으로 올 연말까지 추진되는 제10차 전력수립기본계획(이하 전기본)이 에기본과 상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 풀이된다.
27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새 정부는 에기본과 전기본을 새롭게 수립한다. 이 두 행정계획엔 윤석열 정부의 ‘친원전’ 정책에 맞춰 기존에 배제됐던 신한울 3·4호기 건설과 노후 원전의 가동 연장이 포함된다. 에기본 수립 후 연말에 발표될 예정인 전기본에도 원전 비중 확대가 반영될 전망이다. ‘탈원전 폐기’ 공약을 행정계획에 구체적으로 담아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탈원전 절차 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다. 에기본이 서둘러 재수립되면 단계적인 원전 축소와 대대적인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핵심으로 한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조 변경이 불가피할 전망이라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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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이날 에너지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오는 3분기에 제4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연말에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확정될 예정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상위 에너지 정책인 에기본은 5년마다 수립토록 돼 있으며 제3차 에기본은 지난 2019년 6월 발표됐다. 원래대로라면 내후년 발표돼야 하지만 2년 앞당겨진 것이다. 유 교수는 "원래 에기본의 법적 근거는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이었는데 지난해 탄소중립 기본법이 발효되면서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은 자동 폐기됐기 때문에 새롭게 4차 에기본을 수립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전 비중 확대 등 새 정부의 공약을 정책에 반영하려면 먼저 에기본에 그 원칙을 담아야 세부적인 발전비중 등을 전기본에 넣을 수 있다"며 "다만 에기본의 당초 법적 근거가 사라졌기 때문에 현재 에너지법의 시행 근거 마련을 위해 지금 국회에 에너지법 개정안이 발의가 돼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제4차 에기본에는 새 정부의 원전 확대 공약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그동안 탈원전 폐기를 강조하면서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운영허가 만료 원전 계속운전 △원전 비중 합리적 유지 △원전 산업 생태계 활성화 등을 약속해왔다.
2019년 6월 심의·확정된 3차 에너지기본계획에는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의 근간이 담겨 있다. 이 계획을 통해 신규 원전 건설과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 금지를 공식화했다.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금지하고, 노후 석탄발전소를 폐지하겠다는 내용도 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확정됐다. 정부에서 에너지 정책을 이끌어야 할 산업부가 지난 인수위 업무보고 때 에기본을 손봐야 한다고 보고한 배경이다. ‘탈원전’과 ‘신재생 확대’에 초점을 맞춘 3차 에기본을 유지한 상태로는 신한울 3·4호기 원전 건설 재개, 노후 원전 계속운전 등 윤 당선인의 핵심 공약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연말 확정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제10차 전기본(2022~2036년)에도 원전 활용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에기본의 하위 행정계획인 전기본에는 향후 15년간의 에너지 수급 전망과 설비 계획이 담긴다. 특히 해당 기간에 운영허가가 만료되는 원전 12기의 계속운전을 허용하는 내용이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원전 12기에는 △고리2·3·4호기 △한빛1·2·3·4호기 △한울1·2호기 △월성2·3·4호기 등이 있다. 앞선 제8차 전기본(2017년 12월)과 제9차 전기본(2020년 12월)에는 원전이 배제됐다. 여기에 인수위가 석탄발전 상한제, 계통한계가격(SMP) 재검토까지 시사한 만큼 기존 계획이 상당 부분 수정될 전망이다.
제4차 에기본에 이어 제10차 전기본에까지 원전을 반영하면 연내 탈원전 폐기와 친원전 추진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게 된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제3차 에기본은 원전이 없고 재생에너지만 있는, 사실상 재생에너지 공급 계획에 불과했다"며 "제4차 에기본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제10차 전기본에도 기존에 빠진 신한울3·4호기 등 신규 건설 예정인 원전과 노후 원전의 계속운전 부분을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울3·4호기 건설 재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난해 8월 기한이 끝난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해야 한다. 인수위는 이를 단축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컨대 환경영향평가 기간을 6개월로 단축하거나, 인근 신한울1·2호기 평가 결과로 대체하는 등 방식이 거론된다.
또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4일 고리2호기에 대한 ‘계속운전 안전성 평가보고서’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했다. 고리2호기의 계속운전 신청을 위한 사전 단계를 밟은 것이다. 원안위는 이 보고서를 검토한 뒤 고리2호기의 계속운전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고리2호기를 시작으로 만료 예정인 원전의 계속운전도 추진될 전망이다.
인수위는 원전 복원과 함께 ‘에너지 안보’도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정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자원 무기화’에 나서는 주요국의 움직임 등을 감안할 때 에너지를 안보와 연계해 다뤄야 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동북아 그리드(전력망)’ 등 중국, 러시아 등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높이려는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계획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는 △에너지 수입처 다변화 △에너지 동맹 강화 △핵심 광물 확보 △수소 인프라 구축 △저탄소 에너지기술 개발 등도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정동욱 한국원자력학회장은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대표적인 방안 중 하나가 원전"이라며 "원전 복원과 에너지 안보 강화는 서로 연결된 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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