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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알리는 문구와 대형 태극기가 설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수소경제, 전기요금 등 에너지 민생 현안이 뒷전으로 밀리는 분위기다.
에너지업계가 국회에 수소법 개정안, 전기요금 정상화 등 현안 처리를 촉구하고 있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나 국회는 사실상 ‘관심 밖’인 모양새다.
문재인 정부와 다음달 출범할 윤석열 정부 모두 탈(脫)원전을 두고 정쟁만 했을 뿐 정작 수소산업 육성, 전기요금 정상화, 에너지 신산업, 전력시장 구조개편 등 복잡한 문제는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흐름에 맞춰 기업과 2030년까지 43조 4000억원 투자하기로 한 ‘수소경제’는 정작 이를 뒷받침할 수소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지연에 업계의 불확실성만 가중되고 있다. 수소법 개정안은 현재 10개월째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적자에 허덕이는 한국전력공사가 자체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전기사업법 개정안도 문재인 정부 내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25일 법안 개정안 처리 현황에 대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으며, 당장 차기 정부 내각 각료에 대한 인사청문회, 대통령 취임, 6월 지방선거, 국회 상임위 재편(5월 말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등으로 하반기에나 상임위 논의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소관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입위원회 위원장과 양 당 간사는 물론 위원들도 대부분 교체될 예정인 만큼 법안 논의가 더욱 지지부진해지거나 아예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학영 의원(3선, 경기 군포)이다. 민주당 간사는 강훈식 의원(재선, 충남 아산 을), 국민의힘 간사는 이철규 의원(재선,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이다. 이철규 의원은 차기 산자중기위 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민주당 소속 이원욱 의원(3선, 경기 화성을)이며 민주당 간사는 조승래 의원(재선, 대전 유성갑), 국민의힘 간사는 김영식 의원(초선, 경북 구미을)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 세계적인 에너지 무기화와 초고유가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기술 자본 기반 재생·수소에너지 확대로 자급률을 높이고 사회전반의 에너지효율 제고로 고효율, 저소비 에너지구조 추진할 것"이라고 인수위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후석 두산퓨얼셀 전무는 "수소연료전지가 재생에너지 자원의 훌륭한 파트너가 돼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변동성을 모두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배성준 SK에코플랜트 연료전지 담당임원은 "청정수소발전의무화제도(CHPS) 등을 통해서 안정적 수율이 확보되면 국산화율과 효율을 높여서 단가를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소법, 전기사업법, 풍력원스톱샵법 등 다양한 법률의 제·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논의만 이뤄진 상황"이라며 "산업계 목소리 반영은 물론 국민 수용성과 정당성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전 적자와 전기요금 현실화 등도 시급한 현안이다.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은 전기요금 동결이 결정된 지난달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시급한 문제로 ‘에너지·유가 문제’, 우크라이나 사태로 가속화한 에너지 가격 폭등에 대한 합리적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차기 정부에서도 일단 2분기 전기요금은 동결했다. 전기요금의 최종 결정 권한은 정부가 갖고 있어 전기 공급업자인 한전은 대규모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 한전의 적자가 계속될수록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국민 경제 부담을 완화 목적으로 전기요금 동결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 등 현실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공약 실천을 위해 밀어붙인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호정 고려대 교수는 "한국은 이미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해 무리한 전기요금 상승을 억제하고 있는데도 인위적으로 전기요금 인상을 막는 행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전기요금을 인상하더라도 상한제가 있어 EU(유럽연합)나 미국처럼 급격한 인상은 이뤄지지 않는데도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박진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현실의 요금규제는 당장의 정책적 또는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고, 그로 인해 사업자들의 재무적 안정성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른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에너지산업의 구조전환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치적 입김으로부터 자유롭고 전문성, 책임성, 중립성 그리고 투명성을 갖춘 에너지 독립규제기관을 설립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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